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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팔이 없어진 이유는
우박사의 시사 토크 메들리-시에라 리온의 비극
2009년 10월 19일 (월) 14:51:42 우정엽 기자 Editor@Acropolis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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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돌아온 우정엽입니다.

여러 동문 선후배께서 염려해주셔서 저희 딸이 무럭 무럭 잘 크고 있습니다. 체중도 이제 7파운드를 훌쩍 넘어섰고, 잘 먹고 잘 싸고 있습니다. 사실 이제야 예정일에 가까워졌으니까요.

그러면 원대한 꿈을 안고 시작했다가 아기의 출산과 더불어 사라졌던 신나는 우박사의 이야기를 다시 시작해보겠습니다.

*  *  *

이번에 쓰려고 생각했던 내용이 최근 한국 한 정치인의 발언과 관련되는 부분이 있어서 그 부분을 먼저 말씀드리고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이런 기사를 보았습니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의 ‘북한 핵개발 옹호 발언’이 파장을 낳고 있다.정 대표는 지난 6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한 것은 김일성·김정일 정권이 나름대로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잠깐. 제가 정몽준 의원과 가깝다는 이유로 그를 변호하기 위함이 아니라 전적으로 학문적 입장에서 쓴 글임을 알아주시길.)

이 발언은 한나라당 내부에서 북한의 핵 무장을 합리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공격에서부터 시작하여 여러 곳에서 북의 핵무장을 옹호한다고 비난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하건대, 그 분이 미국에서 정치학을 공부한 분이라 합리성에 대해 다른 개념을 가지고 한 발언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경제학이나 정치학을 공부하신 분들이 이미 아는 내용을 제가 잘난 체하고 쓰는게 아닌가 하는 염려가 됩니다만 이 학문들에서 말하는 '합리성'이란 철저히 도구적 합리성을 의미합니다. 세워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비용 대비 최대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것이죠. 경제학에서 효익증대를 위한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 이윤 최대화를 위한 합리적 선택에서 보듯이 소비자는 이미 효익증대라는 목표, 기업은 이윤극대화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목표가 우리가 소위 말하는 합리성, 다시 말해 사물의 이치에 합당한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없습니다. 우리의 논의는 그 다음부터죠. 가지고 있는 자원을 활용하여 목표를 최대한 이루어 낼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인 것이고 그 외의 다른 요소는 고려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다음과 같은 문장도 틀린 것이 아닙니다. 미친 사람도 합리적일수 있다. Insane과 irrational, 동의어 같지만 경제학과 정치학에서는 전혀 다른 개념입니다.

그렇다면 테러리스트들은 어떻습니까? 테러의 정의는 정치적 목적을 위하여 고의로 민간인을 무차별적으로 살해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들의 목적은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이루거나 자신들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들의 합리적 선택은 무엇이겠습니까? 될 수 있는 한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자원의 범위 내에서 많은 사람을 죽이는 것이지요. 같은 돈으로 1000명을 죽일 수 있는데, 10명을 죽이는 방법을 택했다면 그는 동료 테러범들에게 비합리적인 놈이라고 욕을 먹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북한 정권의 목표가 체제 방어, 정권 유지라고 본다면 그들에게 가장 비용 효율적인 방법은 핵무장이라고 보게 되는 것이죠.

이야기가 많이 겉돌았는데요.
   
시에라 리온의 비극을 상징하는 팔목 잘린 소년.

본론으로 들어가서, 여러분이 많이 보신 영화 중 Blood Diamond란 영화가 있습니다. 그 영화 도입부에 무장 군인들이 민간인들의 팔을 도끼로 자르는 장면이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long sleeve, short sleeve하는 장면이지요. Long sleeve는 손목을 자르는 것이고, short sleeve는 팔꿈치 위를 자르는 것입니다.

참 잔인한 사람들이지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저것들 미친 놈들이니까 저런 짓을 한다." 그렇다면 그들의 그런 팔을 자르는 행위는 합리적일까요? 아니면 비합리적행위 일까요?

시에라 리온 내전 (1991-2002)은 인구 450만 중 절반 이상을 살 곳을 잃고 생활 터전을 떠나게 만들었습니다. 약 5만명의 사람이 전쟁으로 인해 죽었고, 약 10만명의 사람이 팔과 다리를 잃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한쪽 팔, 한쪽 다리를 잃었지만, 많은 수의 사람들은 소위 double upper-limb amputee라고 해서 양쪽 팔의 팔꿈치위를 다 잘린 사람들입니다.

왜 이런 짓을 할까요? 분명 그냥 죽여버릴 수도 있는 상황인데 말입니다. 사람을 죽이기에는 마음이 약해져서 팔다리나 자르고 말자하는 알량한 자비심이었을까요? 

다음 글에 시에라 리온의 내전과 제 물음에 대한 자문자답이 이어지겠습니다.

   
우정엽 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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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기사의견(9)
  우박사는 김종하 2009-10-20 19:02:07
정치학 박사임에도 소설가의 문재(文材)를 갖추고 계신 것 같습니다. 특히 다음 내용을 궁금하게 하는 연재소설처럼 쓰시는... 글로벌 이슈들을 진지하게 파헤치는 우박사의 시사 토크 메들리, 다음 편이 정말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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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XXX.XXX.91)
  우박사는 이원영 2009-10-20 16:01:42
정치학 박사답게 딱딱한 사회적 이슈를 술술 얘기하듯 잘 풀어내는 문재(文材)가 부럽습니다. 처음에 약속한 대로 2주에 한번은 무조건 쓴다, 세째 낳을 때까지는 계속 쓴다, 그 약속 잊지 않고 있습니다.
추천0 반대0
(66.XXX.XXX.1)
  누군가 써야할 글 김문엽 2009-10-20 11:07:35
우정엽 동문, 한창 흥미롭게 읽으려고 하는데 끝나버리내요. 다음에는 조금 더 길게 써주시기를. 사실 많은 사람들이 아름답거나 재미있는 글에 눈들이 많이 가지만 이런 다소 어둡고 진지한 글도 서로 나누고 이야기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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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XXX.XXX.132)
  한 인간이 도대체 무슨 권리로 다른 한 인간한테 저러는지... 켈리 2009-10-20 08:18:29
고통의 강도나 종류도 여러가지.
9/11으로 인해 알케이다의 영향은 미국민들의 생활 속속들이 파고들었지요; 여행할 때, 그리고 큰 빌딩을 출입할때. 그 때마다 그들의 존재를 확인합니다.

아크로에서 그동안 절실히 필요했던 성격의 글인 것 같네요.
자극이 되고, 앞으로의 글에선 또 무슨 생각을 하게할 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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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XXX.XXX.110)
  죄성의 DNA 는 숨겨저 있을뿐 2 이상대 2009-10-19 22:27:13
저는 험난한 역사의 시에리 리온의 비극을 보면서 죄성의 DNA 는 인종에 관계없이 숨겨저 있을뿐 상황에 따라 특히 군대나 갱과 같은 특이 조직 속에서 언제든지 카피되어 발현될 수 있다고 봅니다. Holocaust, 인디언 대학살, 문화 혁명등등이 일부 예가 되겠지요. 성경에 따르면 Human Species 는 모두 카인의 후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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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XXX.XXX.168)
  죄성의 DNA 는 숨겨저 있을뿐 이상대 2009-10-19 22:24:27
자신이 유태인인 연유에서인지 모르겠으나 인종 문제를 터치한 작품을 제법 남긴 Steven Spielberg 감독. "Shindler's List" "The Color Purple" 과 함께 이 주제를 다룬 영화 "Amistad" (meaning friendship, 1997) 는 19세기초 포르투갈의 노예 무역상 들이 Sierra Leone (meaning 'Lion Mountains' in Portuguese) 의 아프리카 흑인들을 납치하여 노예 무역 번창 지대인 쿠바의 아바나로 데려가는 데서 시작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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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XXX.XXX.168)
  사진을 보면... 피터 장 2009-10-19 17:48:24
인간의 잔인함에 공포감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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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XXX.XXX.182)
  합리성에 대한 이견 스피노자 2009-10-19 10:30:08
흥미있는 글 기대합니다. 사족을 달자면 테러집단의 입장에서 합리성은 될 수 있는 한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자원의 범위 내에서 최대의 정치적 효과를 보는 것입니다. 적국의 지도자 한명을 죽이는 것이 관광객 천명을 죽이는 것보다 합리적일 수도 있고, 아무도 죽이지 않더라도 자신에 대한 비난을 최대한 줄이면서 자기의 입장에 대한 최대한의 동조를 얻어내는 것이 합리적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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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XXX.XXX.87)
  시에라리온의 비극은 정연진 2009-10-18 23:37:50
현대 세계사의 비극의 악순환을 어떻게 끊을 수 있는지, 단초를 제공하지 않을까 하는데요, 아직은 잘 모르지만..우박사의 시사토크에서 많이 배울 것 같습니다. 기대가 큽니다. 아기아빠가 되어 더욱 의젓해진 모습으로 만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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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XXX.XXX.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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