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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어렵게 풀어본 자원봉사 발의문
이경훈의 이런 생각 저런 생각 4
2009년 04월 27일 (월) 00:23:47 이경훈 기자 Editor@Acropolis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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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훈 동문
스탈린식 꼬뮤니스트라면 자원봉사를 이렇게 정의하지 않았을까?
“날로 첨예화되는 자본주의 모순 폭발 가능성에 주목한 사악한 자본가들이, 인간의 양심이란 비과학적 환상을 근거로 무임금 노동을 장려하여 계급모순을 완화시키려했던 꽁수. 그 본질은 계급갈등 완화 술책.”

 

자원봉사에 대한 정의를 어떻게 내리던, 자원봉사가 현재 사회 시스템인 자본주의의 빈 틈을 메워주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나는 전에 아들 녀석과 LA 다운타운에서 홈리스분들에게 저녁 식사를 대접하는 자원봉사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 약 100명분 식사를 대접하는데, 들어간 실비는 100불 정도에 불과하다고했다. 1인당 1불꼴. 그나마 이 비용도 주변에서 Donation을 통해 구했으니 ‘주최측’으로서는 돈이 전혀 들지 않은 것이다. 돈 한푼 없이 100명 식사를 준비한다 - 이게 어떻게 가능했을까? 비밀은 자원봉사였다. Donation을 받아오는 일, 재료를 다듬는 일, 음식을 준비하는 일, 나눠주는 일 – 이 모두를 자원봉사로 하니,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기적이 가능했다. 이를 만약 ‘자본주의식’으로 했으면 어떠했을까? 식자재 구입비, 조리사 인건비, 딜리버리 비용, 현장에서의 지원 Staff 비용 – 이런 모든 것을 계산하면 도저히 일이 성사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자원봉사는, 자본주의 빈 틈을 메운다. 독거노인들을 가끔 찾아가 위안을 주는 일, 바다와 강의 쓰레기를 치우는 일, 학교를 돕는 PTA의 활동, 동문들 소통을 돕는 아크로 편집팀의 활동…만약 이 자원봉사가 없었다면 우리가 사는 자본주의는 더욱 숨막힌 것이 되었을 터다.

자원봉사를 사회 시스템 차원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참가자 본인의 입장에서 보면 양상이 또 달라진다. 여기서부터는 인간의 흠향이 듬뿍 묻어난다. 자본주의는 갈갈이 찢는 것을 좋아한다. 그 옛날 우리 삶의 주요한 터전이었던 공동체는 이제 다 사라지고, 핵가족이 마지막 보루로 명멸하고 있다. 자본주의 입장에서 보자면, 인간은 개별 임금노동자 아니면 개별 소비자일 뿐이니 할 수 없다. 이때 끊어졌던 관계를 잇고, 주변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늘리는 것은 사회적 존재로서 인간의 체제에 대한 저항이다. 자원봉사가 그 전형 중의 하나다. 자원봉사 참가자들은 자원봉사 과정에서, 이전의 생산활동 내지는 소비활동에서 도저히 느끼지 못했던, 차원높은 만족감을 느낀다. 이런 만족감을 모르고 세상을 산다면, 너무 쓸쓸하지 않을까?

작금의 경제위기로 상징되는 신자유주의의 붕괴는, 자원봉사에 또다른 의미를 던져준다고 본다. 이제 사람들은 믿어왔던 저 체제가 얼마나 허술한 환상에 기초했던 것인지를 명백히 보고 있다. 답답한 것은, “저것은 아니구나”라는 것은 알겠는데, “그렇다면 다음엔 무엇을”이란 질문엔 대답이 궁색하다는 것이다. 다만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이제는 저런 체제와는 다른 사고방식을 하는 흐름이 여기저기서 생길 것이며, 그런 흐름에 주목하는 사람들도 훨씬 늘어날 것이란 사실이다.

잠깐 이야기를 돌려보자. 유명한 미래학자 – 토플러였던 것같은데 – 가 계산하기를 이미 현재 미국의 국민총생산(=GDP)에서 자원봉사 내지는 비영리기관의 산물이 차지하는 비율이 10%를 넘는다고 했다. 그리고 이게 이제 곧 30% 정도를 차지할 것이라고 했다. 무슨 뜻이나면, 여전히, 수익성을 쫒는 커머셜한 활동이 아후 사회에서도 주류를 차지할 것이지만, 이에 반하는 활동도 30%나 차지하는 ‘거대한 물결’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나는, 이 변화가 이번 경제위기를 계기로 좀더 빨라지리라고 예측하는 편이다. 모두들 저렇게 절망하고 있는 바에야!

우리 조금 그동안의 삶을 비틀어보자. 높은 수입, 대중과 유리된 전문성, 큰 집과 큰 차에서 벗어나, 주변의 삶을 챙기고, 가진 것을 기꺼히 나누는 그런 쪽에 10%, 아니 그게 너무 부담된다면 1%만 투자해보자. 우리가 사는 공동체는 더욱 건강해지고, 우리 스스로도 차원이 다른 삶이 가능하지 않을까?

아크로폴리스 타임스가 출발할 때 기사 섹션을 크게 5개로 나눴다. 전문가 칼럼, 살며 살아가며, 커뮤니티 소식, 특집 기획, 커뮤니티 서비스. 이중 앞 3개는 이미 구색을 갖췄는데, 뒤 2개는 전혀 기사가 없다. 이제 아크로 편집팀이 결성되었으니, 특집기획은 곧 좋은 컨텐트로 채워지리라 믿는다. “그럼 커뮤니티 서비스는?” – 이런 생각이, 자격이 없는 사람으로 하여금, 일종의 발의문을 작성하게 했다.
남다른 Gift를 타고난 서울대 동문들의 호응이 뜨거울 것이라 믿는다. 우선 각자가 했던 자원봉사 경험들을 공개해보자. 우리가 가진 탈랜트로 커뮤니티를 위해 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보자. 그리고 나눠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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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기사의견(3)
  깜똥...이건 감동의 두배 워낭소리 2009-04-26 22:07:13
맞습니다. 우리가 나누자는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어떤 형태이건 나누는 삶에 동참을 구하는 케빈의 논의에 찬동합니다.
앞으로 우리 해 봅시다. 나 혼자 잘묵고, 헬렐레 하고 사는 삶,
그거 벨로 재미 없다고 봅니다. 케빈, 우리 감읍하는 이벤트 함 합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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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XXX.XXX.222)
  동감 관악골 흥부 2009-04-26 18:47:42
배타적 이익추구가 최고 가치인 사회여서 자원봉사의 아름다움이 더 부각되는 거겠지요.
'타원봉사' '동원봉사'가 아닌 진정한 의미의 나누기라면...

잠깐 이야기가 나왔던대로, 섹션 이름을 딱딱한 '커뮤니티 서비스'보다는, 좀 cliche이기는 하지만 뭐 '함께 사는 세상'이나 '삶과 나눔' 정도로 하는게 어떨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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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XXX.XXX.91)
  가격-이익에 기초한 사회 이충섭 2009-04-26 10:11:28
첫 단락, 참 오랜만에 들어본 얘기입니다. 모든 것들에 가격표 붙이고 사고 팔아 이익을 남기면서 굴러가는 세상에선 가격을 매길 수 없거나 가격이 낮으면 이익이 남지 않거나 적게 남으면 거들떠보지도 않지만, 뒤집어 보면 가격을 매길 수 없다는 것은 가격 따위로 잴 수 없는 무한의 가치가 있다는 것, 이익을 남기지 않는다는 것은 곧 사람을 본다는 거 아니겠어요. 총생산에서 자원봉사가 자본혈투를 능가할 날이 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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