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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비, 너무 한 거 아녜요?”
김한신의 미국법 상식 4
2009년 06월 19일 (금) 21:55:13 김한신 기자 Editor@Acropolis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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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신 동문
“ 변호사님, 해도 너무 하시네요. 편지 한장 달랑 쓰고 $2,000이라니. 이거 총만 안들었지 ㄱ ㄷ 아닙니까?”

며칠전 한 의뢰인에게 온 항의 이메일이였다. 받아 보고 화가 머리 끝까지 오르다가 다음에는 짜증으로 바뀌고, 그리고 귀찮아진다. 아~ 이 짓을 앞으로도 계속 하겠지? 이런 일이 앞으로 수백 번은 더 일어날거야… 이런 생각을 하면 한숨이 나온다.

여기까지 들으면서 직업이 변호사인 독자들, 혹은 변호사와 변호사 수임료 가지고 다퉈 보았던 독자들은 ‘어, 이거 내 이야긴데’ 할 것이다. 그렇다. Fee Dispute. 변호사들에게 피할 수 없는 숙명처럼 다가오는 굴레고, 변호사가 아닌 사람들 입장에서는 ‘License to Mob”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일들이 우리 주변에 자주 벌어진다. 그래서, 독자 여러분들을 위해서, 변호사 입장에서, 이러한 Fee 문제에 대해 한번 접근해 보고자 한다.

지난 번 글에서 언급한 것 처럼 변호사 수임료 책정하는 방법 가운데 Fee Dispute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형태는 시간당 계산 (Hourly Charge) 인 것같다. 그것은 아마도, 이 방법이 가장 널리 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계산에 대해 변호사나 고객간의 오해가 발생하기 쉬운 구조적 약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고정비 (Fixed Fee)에서도 Fee Dispute이 발생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이민법에서 전문직 단기 취업 비자 (H-1B)를 신청한다고 가정하자. 고객과 변호사는 H-1B 신청 업무를 대행하는 댓가로 수임료 $2,000을 주기로 약속했다. 변호사는 열심히 일했다. 그리고 서류 준비가 끝났고 서명을 위해 고객에게 서류에 서명해 달라고 서류를 보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도 감감 무소식. 자기 일인데, 자기가 알아서 하겠지 하고 기다리다가 너무 늦는 것 같아 고객에게 전화를 한다. 서류에 서명하셔서 돌려 달라고. 그런데 고객은, ‘아, 그거요~ 죄송한데 다른 변호사에게 맡겼어요.’ 변호사는 (기가 막히지만) 변호사 윤리법에 의거하여, 알겠다고 한다. 그런데 고객이 한마디 덧 붙인다. ‘지난 번에 드린 변호사 수임료는 돌려 주세요. H-1B 신청 안하셨잖아요’ 고객 입장에서는 변호사가 H-1B 신청을 해주는 댓가로 $2,000 주기로 했는데, 그것을 안했으니, 당연히 $2,000 돌려달라는 말이다. 반대로 변호사는 “Filing” 자체는 우표값 밖에 들지 않는 일이고, 실제 대부분의 일은 그 전에 벌어진다. 즉, 변호사는 (고객이 마음이 바뀌어서 두 변호사를 ‘고용한 셈’이지) 자기는 부탁받은 일은 다 했다는 입장이고, 고객은 네 할일을 다 안했으니 돈을 돌려 달라라는 것이다. 각자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들이다.

그러면 시간당 계산을 할 경우는 어떤 문제가 많을까? 고객 입장에서 ‘과다 청구’라고 느끼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과다 청구일까? 우선 변호사 시간당 요율이 지나치게 높다고 느끼는 경우다. 그런데, 이러한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다. 대부분 변호사 수임 계약서에 명시된 경우가 많고, 업무 시작 전에 요율이 얼마라는 것을 변호사들이 고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대부분 고객 입장에서) 변호사 요율을 잘 몰랐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 왜? 계약서를 잘 읽어보지 않았을 테니까.

그 다음의 경우는 글 머리에 적은 것과 같이 ‘뭐 이런 일에 이만큼 시간이 드나?’ 하는 경우다. 글 머리에 필자가 적은 경우도 이러한 설명이 뒤따른다. ‘제 후배 녀석이 변호사님과 똑같은 서류를 한두시간 만에 가져 왔습니다’. 변호사 입장에서는 기가 막힌다. 이런 분쟁이 발생하면 대부분 주위에 ‘Super Smart 변호사 친구’들이 있다. 그럼 궁금하다. 왜 그 친구한테 가지 않았을까 궁금하지만 더 이상 물어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리고 그 Super Smart한 변호사 친구들은 지질이도 못난 필자같은 변호사들이 한 열시간쯤 땀 삐질 거리고 할 일을 한시간 안에 해 낸다. 나도 정말 그런 변호사 만나보고 싶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과다 청구 불만은 변호사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크게 세가지 이유에서 발생하는 것 같다.

첫째, 변호사를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기 일을 맡기기는 했어도 몇시간을 일하는지 CC 카메라로 보지 않는 한 알 수 없으니까. 이해는 된다. 하지만 자기 변호사가 시간을 과다 계산한다고 믿어진다면 당장 그 변호사를 해임하라. 그러한 기본 윤리를 지키지 못하는 (혹은 못한다고 생각되는) 변호사에게 어떻게 자신의 중요한 일을 맡기겠는가?

두번째, 업무량에 대한 오해일 수 있다. 글 머리에 예를 든 필자의 경우를 다시 보자. 고객은 편지 한장에 $2,000이라고 하지만, 필자가 준비한 것은 3-4개 정도의 다른 계약서들이다. 주주들간의 분쟁 사건인데 의뢰인에게 이러 이러한 종류의 계약서들이 필요할 것이고, 그 작성한 계약서들을 상대방에게 우편으로 보내겠노라고 했다. 물론 계약서들 작성하는데 소요되는 시간도 대략적으로 예측을 해줬다. 하지만, 고객은 편지 한장이라고만 기억한다. 아마 모든 사람은 (나를 포함하여) 자기가 기억하고 싶은 일만 기억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경우에 따라서, 변호사들이 시간 예상을 잘못해 주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변호사 입장에서 자기 예상 시간보다 더 많이 소요된다고 일을 거기에서 그만 둘 수는 없는 일이다. 또 하나, 변호사들은 ‘자동 판매기’가 아니다. 뭘 요구하면 금방 뚝딱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시간을 두고 일을 한다.

세번째, 법률 서비스의 질(Quality)에 대한 오해가 있다. 고객 입장에서 변호사 업무의 ‘질’을 구별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 ‘질’의 차이를 만들기 위해 소요되는 변호사의 시간과 노력이 낭비, 혹은 고객을 ‘벗겨 먹으려는’ 상술로 밖에 비칠 수 없는 일이다. 필자가 예를 든 고객의 경우도 ‘똑같은 계약서들을’ 다른 사람은 한두시간 안에 완성한다고 한다. 정말 사실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을 하는 분들은 변호사에게 가지 말고 그냥 인터넷에서 Google로 셈플 찾아서 혼자서 작성하는 편이 좋을 수 있다. 세상에 비슷한 샘플은 무지하게 많이 돌아다닌다. 적어도, 이제는 샘플가지고 변호사’질’ 해먹고 사는 시대는아니다. 물론 필자도 샘플들에서부터 일을 시작한다. 백지에서 일을 시작하면 그만큼 더 많은 시간이 든다. 그러면 문제는 결국 많은 샘플 가운데 어떠한 것을 선택하고, 현재의 사건에 어떻게 응용하느랴는 법률적인 판단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변호사의 그러한 법률 지식, 법률적 판단을 사는 것이지 샘플을 사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업무의 종류에 따라서, 그리고 고객의 Sophistication 의 차이에 따라서 법률 서비스의 ‘질’의 차이를 이해하기 힘든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에 과다 청구의 의심이 발생하는 경우가 잦은것 같다.

필자가 예를 들어 본 실례의 경우, 필자가 실수한 것이 있다. 필자가 고객을 “Sophisticated Business Person”이라고 오해한 것이다. 그리고 어떠한 이유에건 상대방으로 하여금 인보이스를 받아보고 놀랄만큼 필자의 서비스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시키지 못하고 (필자는 이해 시켰다고 오해 했지만) 일을 진행한 것은 필자의 실수라고 생각한다. 고객 입장에서 “Last minute surprising”을 피하려면 어떻게 할까? 필자가 제안할 수 있는 것은, 수임료에 대해 업무 시작 전에 충분하게 토의하고, 변호사와 솔직하게 의견을 나누도록 하라. 그리고 업무 기대치에 대해서도 충분히 교감하라. 그런데, 조심할 것은, 지나치게 낮은 수임료 혹은 예상 금액을 내놓는 변호사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업무를 잘 모르는 변호사거나 나중에 인보이스 받아보고 놀랄 수 있다. 아니면, 연락이 되지 않는 변호사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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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기사의견(8)
  그것이 궁금하다 김성수 2009-06-22 21:16:04
변호사 사진되에 흔히 볼 수 있는 책장에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는 책들... 보통 한쪽 벽면을 가득채우고 있는데... 진짜일까? 내용이 있다면, 가끔 찾을 일이 있을까...특히 요즘같은 인터넷 시대에...꽤 비쌀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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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XXX.XXX.52)
  김한신님 사진만 보고선 김한신팬 2009-06-19 18:56:01
실물이 아니라고 생각해 깜짝 놀랐는데 실물이라고 주장하니 믿을 수밖에.
글을 읽기 전에는 변호사가 ㄱ ㄷ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라고 주장하니 믿을 수밖에.
근데요, 김한신님, 왜 글을 참 잘쓰시네요, 더 자주 쓰세요. 저 팬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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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XXX.XXX.50)
  실물사진? 김한신 2009-06-19 16:33:26
엉? 무슨 말씀이시죠? 편집장님 - 저 사진 제 실물인데요? 그리고 저 아직 고친데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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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XXX.XXX.149)
  이유있는 청구 박원득 2009-06-19 12:23:54
제가 부동산을 하는 관계로 각종 계약서를 자주 봅니다. 구입계약서, 리스 계약서, 에스크로 인스트럭션, 바이어/셀러 어드바이저리 등등. 부동산 거래를 위해서 주고받는 서류가 보통 아닙니다.
이것을 읽을때마다 느끼는 것은 "야~ 변호사들은 정말 골치 아프겠네"입니다.
전문가들이 청구하는 것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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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XXX.XXX.245)
  김한신님 이원영 2009-06-19 11:48:57
실물 사진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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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XXX.XXX.50)
  변호사 비용 - 장벽 김한신 2009-06-19 11:29:28
한국과 비교했을때 시간당 비용이 그렇게 높은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다만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는 소송 절차가 틀리고 변호사 비용이 많이 들 수 밖에 없는 구조인 것도 한 몫 할 것 같습니다.
추천0 반대1
(76.XXX.XXX.149)
  불심감이... 이병철 2009-06-19 09:34:56
특히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는 서로간의 불신감이 만연되어서, 부정적인 선입감을 가지는 경우가 많은데 기인하는 것 같네요. 그래서, 우리들이라도 그러지 않도록 노력해야겠지요. 좋은 글 감사.
추천1 반대0
(38.XXX.XXX.34)
  많은 이해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이경훈 2009-06-19 09:12:49
변호사 쪽에서의 고민을 이해하니 판을 좀 읽을 수 있겠네요. 그런데...아무리 생각해도 포인트는 '법률서비스 비용의 진입장벽' 아닐까요? 물론 변호사가 되기까지 투자한 비용이랑 등을 생각하고, 그 전문성을 감안해야하지만, 변호사 서비스를 받는데 허리가 휘청할 정도라면 그림의 떡이 되지 않을까. 미국에서 의료비도 마찬가지쟎아요. 보통 사람 입장에서 변호사비나 의료비가 두려움을 느낄 정도가 되어서는 안될 듯한데..
추천1 반대0
(69.XXX.XXX.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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