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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가득 메운 봄꽃에 취해
[김동근의 한시 산책] 尋花(심화)
2019년 05월 09일 (목) 11:14:56 김동근 기자 acroedito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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尋花(심화)
 
올 겨울 남가주는 유난히 눈 비가 많이 왔다. 보통 눈에 잘 안 띄던 10,000ft 급 San Gabriel 산맥은 흰 눈으로 마치 뭉게구름 피어 오르듯 파란 하늘을 돋보이게 한다. 계절은 어느덧 70도를 웃돌고, 카톡방 친구들은 아름다운 꽃 경치 사진으로 봄 소식을 전하노라 심심찮게 카똑 카똑을 울린다. 제영혜 씨는 Lake Elsinor 부근이 최고라 한다. 나 또한 4월 첫 주 가기로 한 Joshua Tree National Park 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부풀어 있다. 砂漠(사막)의 野生花(야생화)는 까다롭기는 하지만, 한번 피면 대단히 搖亂(요란)하다. 비를 기다려 몇 10년 만에 피는 꽃도 있어, 한번 놓치면 몇 년 기다려야 된다. 北核(북핵) 관심은 한참 뒤다.
 
華奢(화사)한 봄이 오면 언제 보아도 좋은, 杜甫(두보)의 絕句(절구)가 생각 난다.
 
黄四娘家花满蹊  황사낭네 집 꽃이 골목길을 가득 메웠네
황사랑가화만혜
 
千朶萬朶壓枝低  천타 만타 꽃가지는 무거워 축 늘어지고
천타만타압지저
   
留連戱蝶時時舞  꽃 사이로 노니는 나비는 들락날락 춤추고
유연희접시시무
 
自在嬌鶯恰恰啼  아리따운 꾀꼬리는 짹짹 노래하네.
자재교앵흡흡제
 
이 詩는 杜甫의 江畔獨步尋花(강반독보심화)  중 6번째로 안록산의 난을 피해 중국 사천 성도에 살 때 봄을 만나, 詩의 제목 처름 江邊(강변)을 혼자 걸으며 꽃을  鑑賞(감상)하는 詩다.
 
동네에서 유명한, 딸이 넷이나 되는, 색갈의 으뜸인 黄의 성을 가진  집 뜰의 나무가 꽃이 만발한다.  꽃 무게를 이기지 못해 가지가 늘어 질뿐 아니라 그 꽃 향기로 골목을 가득 메운다. 꽃을 찾아 나비도 꾀꼬리도 모여든다. 물론 잘난 총각 못난 총각들도 꽃을 鑑賞(감상) 하는 척 담장을 기웃거리며 모인다. 봄이 마침내 무르익었다.
 
새가 있는 곳에 어찌 감히 나비가 모이겠나 마는, 酷毒(혹독)한 겨울을 같이 살아 남은 衆生(중생)들이라 歡喜(환희)의 Rite 를 다같이 즐기자는 시인의 마음을 우리에게 알리려는 것 아니겠나? 뜻을 이루지 못한 儒學者(유학자) 杜甫로 서는  매우 드물게, 즐거운 마음으로 쓴 詩다.
 
蹊(혜):  좁은 길
朶(타):  늘어지다, 가지에서 휘늘어진 꽃송이.
留連(유연): 헤어지기가 섭섭해 계속 머무르다.
蝶(접): 나비.
恰(흡): 흡사하다(恰似--), 여기서는  중국 발음으로 새 우는 소리 (恰恰 qiàqià ).
啼(제): 울다, (새나 짐승이)울부짖다.
畔(반): 밭두둑, 가장자리, 경계.
尋(심): 탐색해서 찾다.
 
김동근 (공대 60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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