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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가 어찌 생긴 동물일까?
"상상"의 시작
2019년 02월 24일 (일) 06:07:17 김학천 기자 acroedito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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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를 생각하는 힘

인류의 역사가 시작됨과 동시에 만들어진 신화나 전설 등을 비롯 모든 작품의 근원은 상상력이다. 지금도 과학이나 음악, 미술만이 아니라 많은 이야기들이 작가들의 상상력에 힘입어 창작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우리에게 일어설 용기와 살아갈 소망을 준다.

그렇다면 상상(想像)이란 무엇일까? 우리는 보통 상상이라고 하면 세상에 없는 어떤 비현실적인 것이나 아니면 쉽게 접할 수 없는 어떤 기발한 생각 같은 것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상상이란 원래 그런 것만은 아니다. 상상(想像)이란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이는 코끼리와 관련이 있다.

중국 고전 한비자에 이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온다. 5 천 년 전까지만 해도 고대 중국에서는 코끼리가 친숙한 동물이었다 한다. 해서 술잔도 상잔(象盞)이라 부르고 장기도 상기(象棋)라 부를 정도였다. 그만큼 코끼리가 많았다는 얘기다.

그러다가 기후가 변화하면서 코끼리들이 점차 남쪽으로 이동하다가 춘추전국시대에 와서는 보이지 않게 되었다. 긴 세월이 흐른 뒤 후세 사람들은 산 코끼리를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남아있던 코끼리의 죽은 뼈를 더듬어 코끼리의 모습을 유추해 내고 이를 머릿속에 그려 코끼리를 생각하게 되었다. 여기서‘상상(想像)'이란 말이 나왔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우리가 어떤 새로운 걸 상상해 본다는 것은 이미 사라져 버렸지만 지금도 여전히 남아있는 그 흔적의 자취를 찾아내는 것을 시사한다. 다시 말해 상상력은 무한한 것일 수도 있지만 완전히 무(無)에서 나오는 것이라기보다는 기존의 인식을 토대로 한다는 거다. 마치 죽은 코끼리의 뼈로 그 모습을 복원해 내듯 우리가 상상해 내는 것들은 SF영화에서나 보듯 아주 먼 곳에 따로 있는 것이 아닌 바로 우리들 삶 속에 자리 잡았던 기억이나 경험에 뿌리를 둔 것이란 얘기다. 이렇게 볼 때 흔히 수필은 체험을 바탕으로 나오는 산물로서‘상상의 문학이 아니다’는 말에 토를 달고 싶다. 수필창작 또한 보는 시각에 따라서 새롭게 접근하고 묘사한다는 의미에서 상상의 작업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같은 상상을 바탕으로 해서 이를 허구와 짜깁기를 하면 소설이 되고 체험과 섞으면 수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코끼리의 상상은 소망과도 밀접하다. 로맹가리가 쓴‘하늘의 뿌리'는 무자비한 인간들의 코끼리 사냥에 반대하고 코끼리들을 구하기 위한 소설이다. 이 이야기에서 코끼리 구출은 인간의 존엄과 인권 그리고 자유를 말한다. 헌데 주인공 모렐이 그토록 이 일에 결사적으로 투쟁하게 된 동기는 무엇이었을까? 그는 강제수용소에서 겪는 갖은 고초가 견디기 어려웠다. 그 때 한 동료가 질식할 것 같은 아주 좁은 독방에서도 어떻게 지치지 않고 오히려 생기가 넘칠 수 있는지 그 비결을 얘기해주었다. 그것은 광활한 아프리카 대륙을 질주하는 코끼리 떼를 상상해 보는 것으로 이를 통해 마음의 자유와 평안을 가질 수 있었다는 거였다. 이에 힘입은 모렐도 엄청난 상상의 노력 끝에 마침내 힘든 역경을 헤치고 살아있다는 느낌과 살아갈 용기와 소망의 힘을 얻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그러고 보면 이 세상 그 무엇 하나 상상의 산물이 아닌 것이 없다. 물론 너무 이상에만 집착하고 쫒다가 좌절하는 등 상상은 현실도피의 종점이라고 하는 일부 도 넘은 현실주의자들의 부정적인 시각이 있기는 하다. 또한 장님 코끼리 만지기처럼 알고 있는 만큼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우화도 있다. 허나 한 시각장애인 화가는 이렇게 말한다.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을 상상하는 것은 희망’이라고. 해서 존 레논의‘Imagine’은 너무나도 간절한 소망의 기도가 된 것일 게고 그렇게‘이루고 싶은 소망이 성취되었다고 상상하면서 느끼라’는 네빌 고다드의 말대로 그 상상과 소망이 인류에게 오늘의 찬란한 문명을 이룩하게 해 준 것이리라. 결국 코끼리를 생각하는 힘, 상상(想像)이야말로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소망(所望), 더 나아가 존엄의 가치를 누릴 수 있게 해 주는 자유인의 열쇠가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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