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8.8 수 21:40
> 뉴스 > 여행 / 나들이
       
"여행? 닥치고 떠나는 거야"
상실리 수진이 두 여자의 못말리는 알래스카 도전기
2018년 07월 26일 (목) 04:50:31 이상실 기자 acroeditor@gmail.com
이상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클릭!  

몇몇 지인들이 묻는다. 정말 여자 둘만 가느냐고. 혹자는 우스갯소리로 둘이 사귀냐고. 이런저런 의혹과 부러움의 눈길을 뒤로하고 수지니와 상시리는 계획한대로 7월 2일, 4주간의 여행을 시작했다. 새로 리스한 수지니의 Subaru Outback에 mountain bike(이하 MTB) 두 대, 캠핑 기어와 쿠킹 장비, 음식, 개인짐을 가득 싣고 2일 새벽 6시 알래스카를 향해 차를 몰았다.

   
자, 출발 완료

이번 여행의 목적은 알래스카를 반환점으로 오가는 길에 좋은 곳을 들러 캠핑하며 대자연을 즐기는 것. 자연스럽게 hiking과 biking을 위주로 계획을 세웠다. 첫날은 12시간 동안 운전, 또 운전. Salt Lake City 직전 Provo라는 곳에서 첫 캠핑을 했다.

다음날 Grand Teton National Park(NP)에 도착. 수지니가 다운로드 해 온 MTB 코스 중 한 곳을 골랐다. 비포장도로를 한동안 운전해서 도착한 이 코스는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눈자락이 아직 남아 있는 Grand Teton 산을 병풍으로 깔고 각종 야생화 부케로 양옆을 장식한 길로 페달을 밟았다. 내려오는 single track은 또 어찌나 아름답던지. 살랑거리는 자작나무숲 사이 좁은 길은 스릴 만점, 경치 만점. 4주간의 긴 여행이지만 예약한 것은 하나도 없다.

   
Grand Teton NP 안의 MTB single track, Aspen길이 아릅답다.

여정만 잡아 놨을 뿐. 그래서 캠핑할 곳은 그때 그때 찾아야 한다. 알래스카를 가야하기에 자연스럽게 7월을 선택했는데 공교롭게도 오늘 내일은 독립기념일 때문에 캠핑장 사정이 녹록지 않다. Yellowstone NP 들어가기 2마일 전에 간신히 캠핑장을 찾았다. 나무가 울창하여 그늘이 풍부한 곳. 하지만 문제는 모기와의 전쟁. 모기들은 왜 수지니만 좋아하는지. 첫날부터 모기 세례를 받은 수지니, 운 좋게 모기들이 외면하는 상시리. 상시리는 수지니에 대한 야릇한 미안함과 연민을 피할 수 없었다.

북쪽으로 올라오니 낮시간은 엿가락처럼 점점 길어져만 간다. 밤 9시가 넘어도 아직 훤하다. 북반구 여름 여행의 장점이다. 세째 날, Yellowstone NP을 관통하여 나오며 가능한 곳은 MTB로, 아니면 차로 Gayser, hot springs 를 서둘러 보며 나왔다. 일정을 서두른 데는 이유가 있다. Montana의 따님 집을 방문 중이신 박혜옥/백정현 선배님을 찾아 뵙기로 했기 때문이다.

   
Yellowstone NP에서도 MTB로 geyser를 둘러본다.

오늘은 마침 독립기념일, Yellowstone NP을 빠져 나와 열심히 달려 Montana의 Whitefish에 도착한 시간은 저녁 8시 50분. 그래도 아직 해가 지려면 멀었다. 두 분이 해주신 삼겹살, 집 떠난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한국음식이 반가운지 참 내...

넷째 날은 백 선배님과 Glacier NP을 가로 지르는 Going-to-the-Sun Rd.를 운전하여 Logan Pass에 이르렀다. 이 곳에 차를 세우고 Hidden Lake 트레일을 하이킹 했다. 대부분의 트레일이 채 녹지 않은 눈으로 덮여있다. 확 트인 평원 앞쪽 우뚝 솟은 몇개의 산봉우리들이 등산객을 압도한다. 중간 중간 만난 mountain goat와 big horn sheep은 뜻밖의 선물이다. 내려 오면서 하기로 했던 water rafting과 zip line 타기는 시간 상 다음 기회를 기약하는 수밖에. 백 선배 따님집에 하루 더 머물기로 한다. 박혜옥 선배님이 해주신 은대구 조림, 참 맛있다.

   
Glacier NP의 Logan pass에서 백정현 선배님과 동반 산행.

다섯째 날, 두 분과의 아쉬운 이별을 뒤로 하고 오늘은 국경을 넘어 캐나다로 간다. Roosville port를 통해 간단한 심사를 거쳐 드디어 캐나다 입국. 입국 직후 들른 Visitor Info Center 직원의 극적인 도움으로 하나 남은 Banff의 캠프장을 예약했다. 예감이 좋다. 2N로 달려 Calgary 시내에서 늦은 점심을 먹으며 수지니는 학기 중이므로 숙제 삼매경, 그 동안 상시리는 틈새 시내관광을 즐긴다.

아직도 밝은 저녁, Banff의 Two Jack 캠핑장에 도착하자마자 텐트를 치고 저녁을 먹으려는 순간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한다. 너무 순조로우면 재미없지. 비를 피해 캠프장 내 공동 취사장에서 식사를 마치고 바로 텐트 안으로. 밤새 천둥번개를 동반한 소나기로 불어난 물이 텐트 안으로 범람하지 않을까 염려하며 잠을 설친다. 다행히 사계절 오렌지 호텔(우린 텐트를 이렇게 부른다) 덕분에 텐트 자리는 뽀송뽀송. 아침 식사 직후 다시 비, 후다닥 텐트를 접어 출발했다.

   
Logan Pass Hidden Lake 가는 길에 만난 mountain goats.

   
Banff NP 캠프장 입구에서 만난 Elk

오늘은 Banff의 하이라이트, Lake Louise에 가는 날이다. 파킹장은 일찌감치 차서 멀리 주차하고 셔틀버스로 간다. 역시 듣던대로 아름답다. 빙하가 흐르며 깎아 녹인 광물질로 호수는 우윳빛 에머럴드 색깔을 띤다. 주변 만년 빙하를 두른 산자락과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2마일 정도 호수 위쪽으로 하이킹하여 도착한 Lake Agnes에는 최고도에 위치해 있다는 선전문구를 내 건 tea house가 있다. 차 한잔과 샌드위치로 점심을 먹고 촉촉히 젖은 마음으로 산을 내려온다.

   
에머랄드 물빛 Lake Louise

Banff NP 북쪽으로 인접한 Jasper NP에 도착하자마자 아침에 예약한 Hi Hostel에 짐을 풀었다. 주변 경관도 좋고 시설도 깔끔해서 결국 이틀 묵기로 한다. 호스텔은 주방, 세탁실 등이 갖추어져 있어 여러모로 편리하다. 또한 세계 각지에서 온 여행객들과 정보와 사연을 나눌 수 있어 좋다. 한국에서 혼자 Banff, Jasper를 여행 온 한국인도 바로 여기서 만났다.

음식도 나누고, 이야기도 나누고. 여행 7일째, 오늘은 잔차로 Annette Lake 주변을 즐기기로 한다. 호수로 질러 가는 코스를 정하고 숲길로 들어서 채 5분도 되지 않았다. 우리가 가장 우려했던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바로 그 사납다는 불곰과 딱 마주친 것. 앞장서서 달리던 난 아침식사 중이던 불곰과 눈이 마주친 순간 잔차를 유턴하며 수지니를 행해. "언니, 곰이야. 튀자" 수지니는 줄행랑 상시리의 모습이 우스웠던지 숲을 빠져나오는 내내 실소를 금치 못했다는. 그도 그럴 것이 우린 곰에 대한 대비가 전혀 없었다. Bear spray도 없고 태연할 용기는 더더욱 없고. 이후 도로변으로 나와 잔차를 타는 수밖에. 놀랜 가슴을 진정시킨 후 잠시 숲속으로 들어갈 때는 곰의 접근을 막기위해 목청 높여 노래 아닌 노래를 번갈아 가며 질러 댔다.

   
Maligne Canyon의 힘찬 물줄기

같은 날 오후, 잔차는 나무에 묶어 두고 Maligne Canyon을 하이킹 한다. 산 전체를 하나의 leaking bath tub으로 비유할 만큼 자연히 형성된 지하수로를 통해 흘러 나온 물들이 곳곳에서 힘찬 소용돌이를 치며 흘러가는 모습이 멋지다. 갖가지 야생화도 빼놓을 없는 아름다움. 호스텔로 돌아오는 길에 동화 속 타운같이 예쁜 Jasper 다운타운에서 저녁 장보기를 한다. 일단 주변 경관이 받쳐주니 소박한 타운, 그 모습 자체가 보석이다.

   
Liard Hotspring, 숲 속 자연 경관을 최대한 살려 만들었다

여행 8일째 접어드니 마음이 급해진다. 12시간을 달려 British Columbia 북쪽 접경에 있는 Stone Mountain 안 Submit Lake 캠프장에 여장을 풀었다. 오는 길에 스피드 티켓도 한 장 선물로 받았다. 다행인 것은 미국 스피드 티켓보다 훨씬 싸다는 점. 다음날 아침 호수 주변 트레일을 간단히 하이킹하고 차에 올랐다. 알래스카 가기 직전에 있는 Destruction Bay를 목표로 출발했지만 도중에 만난 Liard Hotspring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었다. 나그네의 피곤함을 풀어 준 자연 유황 온천은 예기치 않은 여행길의 횡재다. 결국 Whitehorse라는 타운에서 캠핑을 한다. 오늘은 오는 길에 곰, 사슴, moose, mountain goat, bison 등 많은 야생 동물들이 가는 길을 지루하지 않게 해주었다. 내일은 드디어 알래스카로 들어간다. 무사히 도착할 수 있을까. <다음에 계속>

   
Jasper NP의 Bison

   
우리의 숙소, Four Seasons Orange Hotel

이상실<간호 88>

ⓒ 아크로폴리스타임스(http://www.acropolistime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의견쓰기
이름 비밀번호
제목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현재 0 byte/최대 400byte)
전체기사의견(1)
  돌아오면 또 떠나고 싶고... 오달 2018-08-14 09:56:24
그게 여행이지요.
추천0 반대0
(216.XXX.XXX.87)
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3600 Wilshire Blvd., #1214 LA, CA, 90010, USA|Tel 1-818-744-100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경훈
Copyright since 2009 by The Acropolis Time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Editor@acropolis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