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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가 산을 떠나고 싶지 않은가 봐요”
[이해영의 영화 이야기] 히말라야: 'No Man Left Behind'
2016년 03월 12일 (토) 12:29:09 이해영 기자 acroeditor@gmail.com

*다음은 동창회보에 기고된 이해영님의 영화 이야기입니다. <편집자 주>

   

2000년 엄홍길 대장이 히말라야 8,000m급 14좌중 하나인 칸첸중가(8,568m) 등반대를 조직하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박무택과 박정복이 나타나 등반대에 끼어달라고 애걸복걸한다. 이를 허락받은 이들은 체력 보강, 암벽 등반, 빙벽 등반 등 맹훈련을 받는다. 서울 근교의 북한산, 인수봉, 백운암 등 눈 익은 경치들이 반갑다.

정상을 100m 남겨두고 험난한 빙벽에서 혹한 가운데 집념의 사나이, 작은 탱크 엄 대장과 신참 박무택 대원은 비바크로 밤을 새워 그 이튿날 드디어 정상 등정에 성공, 기쁨을 나눈다. 이어서 K2, 시사퍙마, 에베레스트를 함께 등정하여 형제와 다름없는 인간관계와 끈질긴 한국인 특유의 순박함, 그리고 끈끈한 정을 나누는 사이가 된다.

영화의 절반가량이 가족, 애인, 동료 산악인들의 휴먼 드라마를 유머와 코믹 터치로 흥미진진하게 그려지며, 국제시장의 황정민과 배우 정우의 진한 연기력이 관객을 매료시킨다. 여기까지는 해피한 진행이다.

2004년 박무택이 대명대학교 에베레스트 등반대를 이끌고 에베레스트로 향한다. 등정에 성공하고 하산 도중 8,750m 지점에서 박무택은 설맹으로, 정재현은 탈진한 상태에서 실족하는 조난을 당하게 된다. 해는 이미 저물고 8,000m 위의 희박한 공기와 영하 40도와 악천 후에 그 누구도 구조에 나설 수가 없는 상황이다.

캠프 3에 있던 박정복이 원정대장의 명령과 만류에도 불구하고 구조하러 암흑 속으로 뛰쳐나간다. 다음날 새벽 6시. 마침내 박무택이 쓰러져 있는 곳에 도달하여 필사적인 구조 노력을 했지만 그 자신도 박무택과 같이 죽어가는 운명을 맞이하게 된다. 추가 조난 소식을 전해들은 엄 대장은 "내가 대신 당했더라면..."하는 애통한 심정으로 죄책감과 고뇌에 빠지게 된다. 장례식에서 설벽에 매달려 있는 박무택의 사진 한 장을 건네받는다.

2005년 8,750m에 걸려 있는 박무택의 시신을 수습하러 초모랑마(에베레스트) 휴먼 원정대가 결성된다. "이번 원정은 정상을 오르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그 때문에 우리에게 어떤 보상도 명예도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함께 오르고 함께 내려올 것이다" 엄 대장의 말이다.

"No Man Left Behind"라는 Creed는 군인들은 물론 산악인에게도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유명 영화 ‘Forrest Gump’에서 Gump가 동료 병사와 장교를 구출하는 장면, 2014년 1,000만 관객을 동원한 ‘국제시장’에서 흥남 철수 당시 민간인 구출, 독일 탄광에서 매몰된 파독 광부 구출 등과 같은 인간애의 발로, 즉 Altruism(이타주의)이 진행형으로 이어간다.

휴먼 원정대의 도전은 시작부터 순탄치 아니하다. 눈사태를 만나 엄 대장이 눈 속에 매몰되었다가 구조되는 사건, 고산병, 그리고 계속되는 악천후로 부득이 베이스캠프로 돌아오게 된다. 기상악화로 원정 50여일의 오랜 기간 동안 고산에 머물러 대원들의 컨디션과 사기도 바닥이 나고 있다.

이제 올라갈 수 있는 시간이 며칠 안 남았다. 엄 대장은 마지막 결단으로 8,750m 고지를 향하여 베이스캠프를 떠난다. 캠프 4에 도달했으나 모두 기진맥진하여 더 이상 올라갈 수 없는 상태가 되자 엄 대장이 대원들에게 내려가도 좋다고 종용한다. 그러나 모두 First Step 8,500m까지 전진한다. 냉동인간이 된 박무택의 시신을 붙들고 무택아 무택아 부르며 오열하는 엄 대장의 모습에 관객들은 감동의 눈물을 흘리게 된다.

8,700m의 Death Zone에서 무거운 시신을 수습하여 험난한 빙벽 사이로 하산하다 미끄러져 구조대원 모두 참담한 조난을 당할 뻔한 상황을 천우신조로 벗어나게 된다. 박무택 대원의 시신을 수습하여 내려가야 하는 휴먼 원정대의 목표를 지키려다가 원정대원 전원의 생명이 위태롭게 될 상황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다가 모두 죽어 비극에서 또 큰 비극으로 끝을 맺을 것인가, 아니면 불명예스럽지만 포기하고 살아서 내려갈 것인가 하는 절체절명의 기로에 처하게 된 순간, 엄 대장에게 해결사 천사가 나타난다. 다름 아닌 "여기가 어딘데 왔느냐?"고 야단쳤던 박무택의 사랑 수영이었다. "대장님! 오빠가 산을 떠나고 싶지 않은가 봐요, 무리하지 말고 그냥 내려오세요!" "부탁입니다!”

그 천사의 간절한 사랑에 찬 호소가 에베레스트 산에 메아리쳐 하마터면 한국 산악 역사상 돌이킬 수 없는 대형 참사가 될 뻔한 조난 상황을 모면하게 도와준 기적의 ‘해결사’가 된 것이다. 이로 인해 박무택의 시신을 햇빛 잘 받는 곳, 돌무덤에 안치하고 엄 대장과 모든 원정대원들이 무사히 살아 내려와 휴먼 원정대의 감동의 대장정은 휴먼 스토리로 막을 내리게 된다.

이해영(공대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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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기사의견(2)
  동창회보 홍선례 2016-03-19 05:21:42
동창회보 "이달의 사진"란에 사진이 필요합니다.
경치, 자연, 정물, 삶의 모습, 접사, 동문들의 멋진 모습, 사회적 이슈, 등 다 좋습니다.
컬러, 흑백 다 좋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은 사진을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미주동창회보 편집위원 홍선례 hongsunry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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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XXX.XXX.96)
  히말라야 홍선례 2016-03-18 20:21:13
이해영 박사님. 글 잘 읽었습니다.
미주동창회보 편집장님이, 영화를 안 본 사람도 내용을 훤히 알 수 있겠다고 하십니다.
자세한 글, 영화를 보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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