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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고추장 케밥을 꿈꾸며…
[한신의 세계출장기 #6] 두 개의 대륙에 걸쳐있는 도시 ‘이스탄불’
2015년 09월 26일 (토) 12:25:35 김한신 기자 acroedito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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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대륙에 걸쳐 있는 나라들은 러시아, 터키 등을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두 개의 대륙에 걸쳐 있는 도시는 이스탄불이 유일할 것이다. 보스포르스 해협을 사이로 유럽과 아시아가 마주하고 있기에 풍부한 역사를 담고 있는 도시 이스탄불을 다녀왔다.

   
터키 이스탄불의 위치. <지도는 편집자가 넣었습니다. 출처=구글 맵>

   
좁은 보스포르스 해협을 사이에 두고 유럽(왼쪽)과 아시아(오른쪽) 두 대륙에 걸쳐 있는 이스탄불.

유럽과 아시아가 마주하고 있는 특이한 지정학적 위치로 유럽 세력, 아시아 세력, 북쪽 세력(러시아) 등이 수천년간 충돌하는 역사를 담아내고 있는 도시가 이스탄불이다. 이스탄불은 보스포러스 해협을 사이로 유럽 이스탄불과 아시아 이스탄불로 나뉜다. 폭이 좁은 이 해협을 경계로 유럽과 아시아가 갈리며, 흑해가 지중해로 연결된다. 이 해협이 봉쇄되면 러시아 흑해함대는 큰 바다로 진출할 수 업슨 소위 ‘몽고 해군’이 되는 셈이다. 흑해 연안 국가들에서 천연자원이 많이 생산되기 때문에 보스포러스 해협의 중요성은 더해가고 있다.

 

   
보스포러스 해협

   
보스포러스 해협 해안가 성곽

■기독교와 이슬람 문명의 교착지

이렇게 중요한 보스포러스 해협으로 인해 이스탄불은 수많은 전쟁을 겪었고 주인도 기독교 문명에서 이슬람 문명으로 바뀌었다. 기원전 667년경 비잔티움이라는 이름으로 세워진 이스탄불은 동로마제국(동로마제국은 로마제국이 동서로 분리되면서 이탈리아 반도에 근거한 서로마 제국과 대조하여 동로마제국으로 불린다. 서로마제국이 476년 멸망했으나 동로마제국은 1453년까지 지속되었다)의 수도였다가 오스만제국이 1453년 점령한 이후 오스만제국의 수도가 됐다. 현재의 터키 공화국이 수도를 앙카라로 옮길 때까지 이스탄불은 1600년이 넘는 기간동안 여러 문명, 여러 나라의 수도였던 도시다. 기독교 문명에서 이슬람 문명으로의 변화를 잘 보여주는 곳이 성소피아 성당으로 한국 사람들에게 더 잘 알려진 ‘아야 소피아’다. 

   
아야 소피아(그리스어: Αγία Σοφία)

동로마제국 수도인 이스탄불에 그리스 정교의 대표 성당으로 건축된 이 아름다운 성당은 오스만투르크의 점령으로 인해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로 변경되었다. 그러다 1935년 기독교 성당도 아니고 이슬람교 모스크도 아닌 박물관 및 유적지로 관광객들에게 개방되기 시작되었다.

그리스 정교의 대성당답게 아주 아름다운 건축물인 아야 소피아의 내부 벽화를 살펴보면 이스탄불의 역사를 느낄 수 있다. 성당의 기독교 벽화 위에 금칠이 덧칠되었다. 이슬람에서는 우상숭배 금지 교리로 기독교와 같은 벽화를 모스크에 그리지 않고 그 대신 금칠로 벽을 덮었던 것이다. 그 덧칠된 벽의 일부를 벗기면 이슬람 사원 뒤편에 숨겨졌던 기독교 벽화가 모습을 드러낸다. 벽화를 덧칠한 아야 소피아를 보면서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다. 그 덧칠을 성취하기 위해 사라져간 무수한 생명들이 있었을 것이다. 당시에는 거룩하고 귀한 가치, 숭고한 이념과 종교를 위해 목숨을 내던지며 치열하게 살았건만, 결국은 승자건 패자건 후세의 관광 대상일 뿐이다. 도대체 무엇이 그리 중요하다고 싸운 것일까?

   
아야 소피아 벽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실내 시장–그랜드 바자르(Grand Bazaar)

   
그랜드 바자르

2014년에 9,125만명이 방문해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방문한 관광지로 선정되기도 한 그랜드 바자르는 1453년 오스만 제국이 이스탄불을 점령한 직후인 1455년경 설립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500년이 넘은 오래된 시장인 그랜드 바자르에는 관광객들과 쇼핑 나온 현지인들, 그리고 상인들이 어우려져 장관을 이룬다. 터키 향신료가 가득한 그랜드 바자르에서 터키식 디저트–터키어로 '타틀르(tatli)'–를 먹어보는 것도 여행의 낭만이 될 것이다.  세계 3대 음식 문화라고 알려진 터키 음식 가운데 터키식 디저트들도 다양하고 맛있다. 단맛을 별로 즐기지 않는 필자도 매혹된 ‘바클라바’, ‘헬바’ 그리고 젤리 같은 ‘로쿰’ 등은 터키 여행에서 빼놓지 말아야할 것들이다.

■세계 3대 음식

세계 3대 음식 국가를 꼽으라면? 음식이야 식성과 문화에 따라 다양성을 가지지만, 그래도 일반적으로 손꼽히는 음식 문화는 프랑스, 중국, 터키라고 할 수 있다. 이스탄불에 오기 전에는 터키 음식이 왜 3대 음식 문화로 불리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한번 와보시면 안다. 각종 케밥, 양고기를 비롯한 풍성한 재료를 바탕으로 다양한 향신료를 이용한 터키음식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다.

   

   
다양한 케밥

음식은 역사와 문화, 환경을 보여주는 거울과도 같다. 터키 음식에도 역사가 담겨있다. 터키의 대표적 음식인 ‘케밥’은 원래 유목민족 시절 육류를 위주로 구워먹는 단순한 구이 요리였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다양한 방식과 향신료의 사용으로 조리 방법이 1,000개가 넘어간다고 하니 케밥에 담긴 이야기만 써 내려가도 책 몇 권이 나올 것으로 짐작한다. 세계를 주름 잡던 오스만 제국의 번영으로, 다양한 지역의 조리 방법들이 혼합되어 현재의 터키 음식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오늘의 터키 음식도 변화한다. 미국식 프랜치 프라이가 포함된 양고기 요리를 보라!

   
퓨전 스타일 양고기

■‘김치 케밥’을 꿈꾸며

언젠가 터키 음식에 김치나 고추장 소스가 섞일 날도 있지 않을까? 말이 안 된다고? 성 소피아 성당을 건설한 동로마제국 기독교인들이 자신들의 대성당이 이슬람 사원이 될 줄 짐작이라도 했겠는가? 1453년 콘스탄티노플을 정복한 이슬람 전사들이 자신들의 모스크가 세계적인 관광지가 될 줄 어떻게 알았겠는가? 터키에도 한류의 바람이 분다고 한다. 대장금에 나오는 음식이, 혹은 한국 연예인들이 먹는 음식이 터키인 저녁 식탁에 오르지 말라는 법은 없다.

아! 그리고 터키인들은 ‘투르크 민족’이다. 그리고 자신들이 돌궐의 후손이고, 그래서 한국인들과는 형제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아주 오랜만에 형제가 다시 만나 한국식 구이인 갈비와 터키식 구이인 케밥이 교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문화는 역사 속에서 서로 만나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낸다. 절대 불변의 문화란 없다. 사람도 변하고 생각도 변한다. 천년의 비잔틴 제국도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오스만 제국도 사라졌다. 현재의 터키, 이스탄불이 있고, 그 미래는 어디로 갈지 모를 일이다. 김치 케밥을 머릿속에 그려보며 역사의 도시, 이스탄불을 떠난다.

김한신 (서양사 92,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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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기사의견(8)
  내가 "뭐"라면 벌써 터키 다녀왔겠는데... 양민 2015-10-05 08:05:31
고구려멸망후 고구려유민 20만이 돌궐(突厥)에 합세하고, 고구려왕까지 세웠었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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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XXX.XXX.12)
  그건 몰랐던 일인데 김한신 2015-10-06 07:39:25
발해 말고 다른 나라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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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XXX.XXX.70)
  터키 사람들 오달 2015-10-01 14:15:36
이 천 여년전 우리 한국 사람들과 몽고 근처에서 이웃이었을 가능성이 높다지요.
고추장 케밥이 그럴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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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XXX.XXX.245)
  매운맛을 사랑하시는 오달님도... 김한신 2015-10-02 09:31:04
즐기실 수 있는 케밥...직접 시도해 보심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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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XXX.XXX.58)
  맛깔나는 여행기 잘 읽었습니다. 터키는 한국과는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습니다. 변변 2015-10-01 07:29:17
향후 100 년 안에 터키는 미국-중국 과 맞먹는 거대국가로 태어날 것이라고 합니다. 그 이유는 첫째 사람들이 똑똑하고 둘째는 이슬람 국가이면서 친미이기 때문에 절대 미국의 적대국이 되지 않고 따라서 안정된 분위기에서 이슬람 문화의 중심지로 성장을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얼마전에 비행기 안에서 터키에서 터키 부인과 사는 경상도 아저씨를 만났는데 한국인에게는 살기 좋은 곳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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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XXX.XXX.191)
  터키인들은 한국인들을 형제라고 생각하죠 김한신 2015-10-02 09:30:23
돌궐부터 시작해서, 한국전 참전, 2002년 월드컵때 붉은 악마들이 대형 터키국기를 경기장에 올리며 터키인들을 울린 일...그런데 정작 한국인들이 터키인들을 그만큼 생각해주지 않아서 서운해 하는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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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XXX.XXX.58)
  이렇게 기행문을 역사를 버무려 잘 쓰면... 김종하 2015-09-30 19:30:43
마지막 단락의 멋진 마무리... 요즘 김변이 아크로를 살리고 있어요.^^
김치 케밥, 고추장 케밥 기막힌 아이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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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XXX.XXX.131)
  요즘 일이 없어 한가하다보니.... 김한신 2015-10-02 09:28:34
글도 쓸 시간도 생기고 좋네요. 긍정 마인드~!! ㅋㅋ
추천0 반대0
(38.XXX.XXX.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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