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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바람에 날리는 먼지일 뿐”
[김인종의 신이 부르는 노래] ‘Dust in the Wind’ by Kansas
2015년 08월 21일 (금) 11:25:57 김인종 기자 acroedito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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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음악: 'Dust in the Wind')

아마 35년전? 후배들의 정기공연에 ‘Dust in the Wind’가 발표곡으로 들어갔다. 무디블루즈(Moody Blue)의 런던 오케스트라 협연을 부러워했지만 꿈같은 일이고, 캔사스의 더스트 인 더 윈드 속 바이올린 독주를 올리고 싶었다. 농과대학에 바이올리니스트가 있겠냐 싶었지만, 기적처럼 한 남학생이 출현. 그 조용한 남학생은 원곡의 바이올리니스트 로비 스타인하트처럼 곱슬머리 장발도 아니고, 중간 중간 코러스 보칼도 넣지 못했지만, 서울농대 샌드페블즈 10대 록 그룹사운드 공연에 바이올린 선율을 울렸다.

더스트 인 더 윈드.

잠시 눈을 감는다, 그러면 그 순간은 사라지고
나의 모든 꿈들이 내 눈앞에서 지나간다, 호기심 속에.
그것들은 모두 바람에 날리는 먼지, 바람속의 먼지일 뿐
I close my eyes, only for a moment, and the moment's gone
All my dreams pass before my eyes, a curiosity
Dust in the wind, all they are is dust in the wind..

무상 無常, 똑같은 것, 영원한 것은 없다고, 부처님 왈, 제행무상 諸行無常, 모든 행함은 덧없다고. 전도자 왈, 헛된 것들 중의 헛된 것이고, 헛된 것들 중의 헛된 것이니, 모든 것이 헛것이라고.

‘더스트 인 더 윈드’의 가사들이다.

Kansas의 기타리스트 케리 리브그렌은 1977년 손가락 끝으로 기타를 뜯는 핑거 픽킹(finger picking) 주법을 연습하다가 이 곡을 만들었다. 아메리칸 원주민의 시구절 all we are is dust in the wind 에서 영감을 받기도 했고.

여전히 똑같은 옛노래, 끝없는 바다에 물 한 방울 떨어지듯
우리가 아무리 보지 않으려 해도, 우리 모두는 결국 땅위로 엎어지고
우리 모두는 바람에 날리는 먼지, 바람속의 먼지일 뿐
Same old song, just a drop of water in an endless sea
All we do, crumbles to the ground though we refuse to see
Dust in the wind, all we are is dust in the wind

‘여전히 똑같은 옛노래’는 전도자의 ‘해 아래 새것이 없고..’ ‘끝없는 바다에 물한방울’은 부처의 ‘如投水海中(여투수해중)’이라.

우습게 보이던 장발의 록커 케리 리브그렌은 종교의 경계를 넘나들며 운율을 짓고, 목이 곧은 고상한 시인들을 무색케 한다. 모두 바람에 날리는 먼지... 과연, 우리는 바람에 날리는 먼지에 불과?

20세기 들어 각광 받은 물리학의 환원주의 학자들은 물질과 생명체가 결국 원자 혹은 그 이하로 쪼개지는 양자, 그리고 유전자와 염색체의 통제와 지시를 받으며 프로그램된 캐리어(carrier), 운반자, 숙주에 불과하다는 이론을 펼친다. 우리 숙주들은 유전자 지시대로 어느 만큼 살다가, 땅위에 누워 덧없이 썩어져 갈 육체이고, 양자와 유전자들만이 또 다른 물질과 생명체를 갈아타며 역사를 이어간단다. 과연?

이들 환원주의 학자들이 받아들이지 않는 불가사의한 공식이 있다. 전체를 이루는 부분집합의 합이 전체에 못 미친다는 것. 전체는 그 부분집합의 합보다 크다. A curiosity? 신기하다.

현대 물리학에서는 ‘조직화 원리’라고 부르는데. 우리 생명체는 각 개 유전자들의 집합(부분집합의 합) 이상의 그 무엇(전체)으로 존재한다. 유전자들의 각 속성을 능가하는 플러스 알파의 전체로서 움직여 간다.

‘법이 조직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조직이 법을 만든다’(A Different Universe, Robert B Laughlin 1998 노벨 물리학상). 짤라지고 쪼개어진 유전자, 양자가 우주의 주체가 아니라, ‘전체’로서의 생명체, 통합적인 물체가 주체이다. 한 생명체 안에서 똘똘 뭉친 유전자의 집합들이 할 수 없는 것을 전체로서의 한 생명체가 해 나가는 것이다. 전체를 통제하려던 유전자들이 당하는 ‘조직의 쓴 맛’.

이기적 유전자들이 생명체에게 가하려던 낭만적 허무주의는 신 God이 부르는 노래가 아니다. 땅의 흙(dust)들을 모아, 신 God은 숨(breath)을 불어 넣었다. 먼지의 전체집합이 먼지의 부분집합의 합보다 무언가 큰 이유이다. 신의 숨결...

   

김인종 (농대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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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기사의견(2)
  지루할까봐 쓰다가 말았는데 김인종 2015-08-24 15:22:04
이렇게 올려주시니 마무리까지 해야겠네요.
추천0 반대0
(172.XXX.XXX.71)
  김인종님의 김종하 2015-08-21 19:09:48
우리가 잘 아는 곡들에 대한 철학적, 종교적 성찰이 담긴 글, 페이스북에서 모셔왔습니다. 허락해주셔서 감사~
추천0 반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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