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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빠지면 나올 수 없는 조직의 ‘산뽕맛’
김신참의 ‘철벅지 시커먼스’ 입단기
2015년 05월 15일 (금) 11:37:13 김상찬 기자 acroeditor@gmail.com

비밀조직 ‘철벅지 시커먼스’ 입단기
-작자: 김신참

작년 가을쯤에 남녀가 함께 앞뒤로 탈수 있는 2인승 잔차(텐덤)를 타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은밀하게 받았습니다. 잔차는 탄적이 없지만 어릴 때  배워본 적이 있기도 한 생각이 어렴풋이 난 본인은 반신반의로 동의했습니다. 양쪽이 서로 일정이 맞지 않아서 미루다가, 금년 3월 23일 오후 2시에 드디어 해변가 파킹장에서 남녀 두그룹이 비밀리에 접선했습니다.  (서로 암호 교환은 없었지만 멀리서도 상대 남녀를 알아 볼 수 있었습니다.)

텐덤 훈련이 곧바로 시작되었습니다. 쉽지는 않았지만 다행히도 혼자 타고 파킹랏을 돌 수가 있었습니다.   곧바로 짝지기를 뒤에 태우고가는 강훈련에 진입했습니다. 텐덤은 보기보다 타기가 어려웠습니다. 잔차가 매우 길고 뒤에 타는 짝지기와 본인이 호흡이 맞을리가 없었으니까 당연히 어려웠습니다.

짝지기와 파킹랏을 몇 바퀴를 돌자마자, 그 자리에서 운전면허를 구두로 받고 해변가의 바이크 패쓰(Bike Path)를 모자와 헬멧을 푹 눌러쓰고 잠입했습니다. 바이크 패쓰는 사람들도 다니고 잔차들도 많이 다녔습니다. 일백미터를 가지도 못해서 일반 통행인들과 잔차 서너 대가 한꺼번에 앞에서 몰려오는 것을 보고 황급히 대피하려했으나 실패! 바이크 패쓰 옆 모래사장에 잔차와 짝지기를 던지고, 콘크리트에 어깨와 팔다리에 찰과상을 입었습니다. 비밀조직의 만남인 관계로 공개적으로 불평한마디 못하고 조용히 파킹랏으로 철수와 동시에 운전면허가 취소됨.

4월13일 2015년 정오에 비밀장소를 옮겨서 두 번째 접선. 이번에는 일반인 시선을 피하기 위해서 오히려 매우 복잡한 파킹장에서 접선했습니다. 만나자마자 파킹랏을 혼자 한번 돌아보라는 지시를 바로 시행하고, 시행 즉시 구두 운전면허를 재발급 받고 바이크 패쓰 진입. 이번에는 성공해서 8마일을 완주.

5얼3일 2015년 정오. 짝지기도 잔차를 탈수 있어야 이인일조 임무수행시 행동이 원활하다는 지령을 받고 짝지기 잔차 훈련을 강행했습니다. LA 북쪽 한적한 주택지에서 재접선. 임무수행상 필수품인 잔차를 본인이 접수하고 또한 바로 짝지기 잔차 훈련에 돌입. 정말 놀라운 사실은 잔차 훈련을 비밀리에 시키는 두목의 훈련 방법이었습니다. 약간 경사진 넓은 파킹랏에 데리고 가서 잔차 패달을 빼고 짝지기가 혼자 올라타고 언덕을 내려가면서 균형을 잡도록 가르쳤습니다. 일단 언덕 끝까지 내려가면 트럭으로 곧바로 짝지기와 잔차를 접수해서 올라온 후에 다시 혼자 내려가도록 지시했습니다. 세 번을 내려간 후에 페달을 달아주니까 신기하게도 짝지기가 혼자서 잔차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몇 번 잡아주지도 않고 가르치지도 않고서 금방 배우게 해준, 한 시간 만에 잔차를 타기 시작하게 만드는 이 조직의 비밀 교육방법에 감탄 또 감탄! 

5월9일 2015년 2시30분 철벅지 정식 입단과 동시에 정기 월례 모임에 처음으로 참가: 검정색으로 유니폼을 통일하고 단체이름도 철벅지에서 ‘철벅지 시커먼스’로 바꾸면서 조폭의 형태를 갖추기 시작한 것 같았슴. 구성요원들은 주로 서울의 명문대(서울대??) 출신들로 대원들 간에 나이 차이도 상당히 있는 것 같았고, 대장님은 뜻밖에도 우아하고 미모를 갖춘  여성이었으며, 행동대장인 두목은 음악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한 재원이었다는 풍문.

백두목 집앞 공터에서 새 유니폼 착복식 겸 기념촬영을 하고 출발해서 언덕을 올라갔습니다. 끊임없이 한참 올라가자 아스팔트가 끝나고 황토길이 나와서 그룹 점검이 있었습니다. 이제 도착한 것이냐고 물었더니, 천만에 이제부터야 산악 잔차를 타기 시작한다고 했습니다. 송코치(산악길 50마일 6000피트 산길을 7시간 만에 작년에 완주한 잔차의 대사부)가 본인을 진단하고서는 얼굴이 너무 창백하다고 물을 먹이고 쌔들을 많이 높혀 주었습니다. 오르막은 쌔들이 높아야 되고 내리막은 낮아야 된다고 합니다. 높은 쌔들이 큰 힘이 되었고 죽기 (아니면 살기)로 페달질을 해서 목적지 고지에 결국은 도착했습니다. 

   
철벅지 시커먼스 조직의 위용. 맨 오른쪽이 신참인 필자.
 

정말 오늘 할 일 다 했구나 하는 즐거움이 찾아오자마자, 다운힐 하강연습을 시작한다는 백두목의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걸어 내려와도 뒹굴어 떨어질 만큼 아찔한 내리막길을 잔차로 내려오도록 지시받고 시도를 시작 했습니다. 첫 번째 시도를 시작하자마자 왼쪽으로 넘어짐.  두 번 째 시도는 오른쪽으로 넘어짐. 세 번째 시도는 앞으로 꼬꾸라짐.

아직 몇달도 안 된 신참 여성동지 양 구급대장(조직의 모든 의료 및 응급치료 담당. 명문대학에서 간호학 전공)께서는 유연하게 내려오는데 남자인 내가 뒹굴기만 하다니, 아이구 참말로… 네 번째 내려오려는데 백두목이 하지 말라고 소리쳐서 겁먹고 포기했습니다. (지금도 본인은 좀 분이 안 풀린 상태….)
이총무(본업: 시커먼스 총무, 조직의 세부사항을 검토하고 시행합니다. 부업: 발 닥터)께서 신참이 너무 걱정이 되어서 백두목을 좀 만류했다고 하는데 확실한 증거는 없음. 그 다음에는 그 아찔한 내리막길을 꺼꾸로 잔차로 올라가기 훈련이었습니다. 금방 혼났던 본인은 백두목 눈치만 보다가 결국 시도해보지도 못했습니다. 그 높은 언덕을 거침없이 올라간 행동대원들의 활약이 놀라웠습니다. 역시 앞으로 시커먼스는 무서운 집단이 될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듭니다.

그 다음에는 씽글 트레일(Single Trail) 내려오기 훈련이 시작되었습니다. 걷기도 힘들 것 같은 좁고 삐뚤삐뚤한 오솔길, 계곡이 가팔라서 한쪽은 낭떠러지인 오솔길을 행동대원들은 서로 잡담까지 해가면서 잔차를 타고 가는 모습에 아연실색했습니다. 좁은 길은 움푹 파인데도 있고, 돌도 많고 통나무도 있었습니다. 아주 쉬운 곳 몇 군데에서 다른 동지들의 흉내를 내보며 간신히 하강했습니다. 역시 송코치가 그림자처럼 붙어서 계속 지도 편달했습니다.  (캄사, 캄사..)

넘어질 때마다 양구급대장이 꾀꼬리 목소리로 묻습니다. “괜찮으세요??”. 매번 안 괜찮다고 할 수도 없고 매우 아프고 힘들었지만 연속 “괜찮습니다”만 연발했습니다. (별로 뾰족한 대답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다 내려와서 류 대장 말씀이 “다음번 정례 모임은 이런 험한데 아니에요.” (병주고 약주나? 아니면 유화 정책… 어쩐지 이상하더라, 백두목이 아무래도 나를 한번 골탕 먹이려고 이런 데를 데려온 걸로 짐작은 좀 했지만…)

김당구(본업: 당구, 부업: 수의사)가 얘기하기를 “정말 어딘가 부러진 것 같다면 말씀해 주세요. X-ray를 무료로 찍어 드릴 수 있습니다. 단, 찍는 동안 물거나 할퀴지 않는 조건으로요”.  서고참(칼라바사서 거주. 본인과는 절친한 관계)이 얘기하기를 “X-ray는 가능하지만 개 취급 당할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언급하자면 김당구는 같은 지역에 거주하는 신당구(본업: 당구, 부업: 데이터베이스 엔지니어)와 의형제지간으로 시커먼스 동지이며, 같이 행동을 하고 다니는데 당구 150을 놓고 300 내지 400 고수 당구들을 쉽게 턴다고 합니다. 금년 3월에 열렸던 제1회 관악연대 남부 vs 북부 당구 대회를 완승으로 이끈 장본인이고, 또한 신당구는 당구뿐만 아니라 문장실력도 빼어나서 당구 무협지를 쓸려고 구상 중이라고 합니다.

그날의 하일라이트는 La Crescenta에 있는 중국집에서 행한 마지막 조직 점검이었습니다. 먹고 마시고 (여 동지들도 독주로)… 모두 환상이었습니다. 이 집단이 야행시에 검은 복면을 착용하는지는 이번 모임에서는 확인을 못했습니다. 또한 이 조직의 박편집장은 매번 모임을 비밀리에 기록해서 보관하며 비디오와 사진기록이 완전 프로페셔널인 것으로 집단 내에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외에 제1 박동지(본업: 시커먼스 행동대원, 부업: 변호사 겸 영화평론가)와 제2 박동지(본업: 시커먼스 행동대원, 부업: 대학교수)도 행동대원으로 5월 집단 모임의 임무를 완수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 조직의 햇병아리 본인 김신참은 다음 월례 모임이 어느 비밀장소에서 어떻게 진행될지 두려움 반 기대 반으로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이글은 철벅지 시커먼스 집단의 입단식이 여러 가지 변형이 있는데 그중 한 가지가 수기를 쓰는 방법이라고, 김당구가 귀띔 해줘서 집단 구타나 다른 변형보다는 그래도 감당하기가 쉬울 것 같아서, 글쓰기를 싫어하는 본인이 끙끙대며 썼습니다.)

김상찬 (문리대, 학번은 비밀^^)


철벅지 시커먼스 조직의 훈련 모습을 담은 동영상. 0:35~1:02에 김신참님의 라이딩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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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기사의견(13)
  우리 조직의 비밀을 제1 박동지 2015-05-18 20:52:48
김 ㅅㅊ 께선 벌써 ㅅㅊ 아닌 고참이 되셨습니다. 우리 조직에선 ㅅㅊ이 늘 고참을 능가한다는 ...입회심사의 필수 요건인 에세이의 오랫만의 부활을 반기며 수석 합격과 만점 입문을 감축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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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XXX.XXX.53)
  신참위에 중참 2015-05-21 21:55:14
고참. 고참 위에 상찬.
추천0 반대0
(138.XXX.XXX.53)
  이 기회에 딸랑딸랑 제1 박동지 2015-05-18 20:57:29
시커먼스 여성 두령의 탁월한 안목에 힘입어 또 멋진 유니폼 하나 건졌당,, 두령님 수고 수고 내가 좀 한가해자면 밥 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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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XXX.XXX.53)
  선배님, 대단하십니다. 곽건용 2015-05-18 08:55:29
드디어 잔차까지 정복하시다니요… 더 젊어지신 거 같습니다.
추천0 반대0
(24.XXX.XXX.213)
  아크로 등단도 오달 2015-05-16 23:06:36
환영합니다.
아뿅도 할 만 합니다.
추천0 반대0
(172.XXX.XXX.125)
  무서운 신참 선배님 양 수진 2015-05-15 18:52:14
철벅지가 더욱 무서워지겠습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신참 선배님의 도전정신 땜에. 그래도 좋다...ㅋㅋ
추천0 반대0
(172.XXX.XXX.53)
  다음 정기 모임때는 박찬민 2015-05-15 14:21:22
짝지기님 앞에서 의연한 고참의 모습을 보이실 것으로 기대합니다.
추천0 반대0
(108.XXX.XXX.61)
  무조건 환영합니다 김성수 2015-05-15 13:30:01
대단합니다. 이제부터 새로운 인생의 시작이네요.
추천0 반대0
(125.XXX.XXX.250)
  은밀한 제의를 받아드려 이상대 2015-05-15 11:39:20
뽕을 시작하셨네요. 어떡하죠 선배님, 해독제가 없는데.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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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XXX.XXX.31)
  와우 생생한 입단기 넘 재밌었어요. 33 2015-05-15 10:02:38
무시무시한 조직에 합류하심을 축하드려요.
목숨부지에 신경 바짝 쓰셔야 겠어요.
추천0 반대0
(76.XXX.XXX.228)
  환영합니다 !! JB 2015-05-15 09:52:21
김신찬님의 입단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요. 부지런히 고참들의 뒷수발을 들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체력과 실력이 부쩍 늘어있음을 알게 될것입니다. 신참 홧팅!!
추천0 반대0
(108.XXX.XXX.22)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양민 2015-05-14 22:48:55
탠덤으로 약간의 찰과상과 함께 입문하신 걸 들었으나, 입단과 함께 하신 활약은 정말 감명적입니다. 종심(從心)을 바라보심에도, 해병대 청년의 기상을 간직한채, 얼라들과 아해들 틈에서 꼭 같은 코스를 완주하심은 물론, 가파르기 그지없는 내리막 경사길을, 우로 구르고, 좌로 구르고, 그리고 또 앞으로 굴러서, 구르기 마저 완벽히 하신 것을 보고 깊이 감명받았습니다. 진정한 남자이십니다. 건강한 멋진 잔차인생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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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XXX.XXX.12)
  정말 대단하십니다 김종하 2015-05-14 21:11:41
철벅지 시커먼스 조직의 화려한 면면. 김신참님의 합류로 더 무시무시해졌습니다.^^
추천0 반대0
(107.XXX.XXX.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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