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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 잎사귀, 왜 이리 난리인가
[닥터 조의 의학 산책] 마리화나 합법화의 배경과 그 딜레마 - 1
2015년 03월 19일 (목) 07:30:29 조형기 기자 acroedito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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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통증의학 및 마약중독치료 전문의인 조형기(의대 86) 동문이 요즘 미국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는 의료용 마리화나 합법화 추세와 관련해 마리화나에 관한 전문적 내용을 아크로 독자들이 알기 쉽도록 정리해 기고한 것입니다. 한 편의 논문 같은 수준의 글로 분량도 길어서 3회로 나누어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 * * * *

I. 서문
이 글은 지금 캘리포니아 주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는 마리화나에 관한 여러가지 정보들을 제공하고, 아울러 이것이 왜 그렇게 사회적인 문제가 되는지, 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아주 곤란한 속사정에 관해 독자들에게 알려드리고 또 함께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자는 취지에서 쓰여졌습니다.  그러므로 제가 이 글을 통해 어떤 성급한 판단을 내리거나 결론을 한쪽으로 편향되게 몰아가거나 하려는 의도는 없다는 점을 먼저 분명히 하고 싶습니다. 다만 이 글을 읽으시고 난 후, 왜 마리화나를 삼키지도 뱉지도 못하는 뜨거운 감자라고 부르는지 그 양면성을 가진 딜레마에 대해 어느정도 이해해 주시고 나중에 보다 현명하게 투표권을 행사하시거나, 앞으로 어떤 기회가 왔을때 설득력있는 개인 의견을 밝히고 Informed Decision을 내리시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제가 이 글을 쓴 목적이 충분히 달성된 것으로 저는 생각합니다.

   
마리화나의 원료가 되는 대마 잎사귀. 출처: http://www.insurancejournal.com/news/west/2015/01/08/353560.htm

이 글에서 인용된 각종 수치와 관련자료에 대해서 따로 레퍼런스를 달지는 않았지만 대부분의 내용은 이번에 제가 취득한 중독치료 전문의 (American Board of Addiction Medicine) 준비과정중에 참석한 세미나에서 들은 강의의 내용, 그리고 공부한 교과서와 관련논문과 기타서적들과 정부발표자료들 그리고 인터넷 검색등을 통해 얻는 것을 종합한 것입니다.  가급적 객관적이고 중립적이며 과학적으로 입증된 내용만으로 구성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만 혹시라도 부족한 부분을 발견하셨다면 너그러운 이해를 부탁드리고 저에게 연락을 주시거나 답글로 남겨주시면 내용을 반영하여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II. 문제의 발단
마리화나는 우리나라말로 대마초 라고 하는 것으로서 여러분들도 잘 알고 계시는 삼베옷감을 생산하는 식물의 잎을 말려서 담배처럼 피울수 있도록 가공한 것입니다. 아주 오랜기간 인류와 함께 아무런 법적인 제제없이 사용되어 왔던 담배의 일종이었는데 현대에 들어서면서 마리화나의 환각작용이 알려지면서 남용의 우려 때문에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국가에서 마약류로 지정되어 법적으로 금지약물로 엄격히 규제되고 있습니다.

   
극심한 다발성 악성통증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를 표현한 일러스트레이션. 출처: http://www.pharmacies-online.com/article/pain-treatment-in-cancer-patients/718.htm

 

이러한 상황의 변화가 생긴것은 최근들어 대마초의 약리작용이 발견되면서 의학적 필요성이 제기되었기 때문입니다.  그 사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이를테면 말기 암환자 혹은 말기 에이즈 환자의 경우 극심한 통증으로 인해 아편성분이 포함된 마약성 진통제를 하루종일 글자그대로 배부를 만큼 한움큼씩 집어먹고 살아도 고통으로 힘들어 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경우에 마리화나를 함께 사용하면 통증을 억제하는데 필요한 진통제를 반 이하로 줄이면서도 시너지 효과로 진통제가 더 효과적으로 통증을 억제하여 임종 전까지 삶의 질을 대폭 높일수 있습니다. 그러니 어차피 불치병으로 남은 생명이 얼마 안되는 환자들에게 마리화나를 마약으로 딱지붙여 전혀 쓸수 없게 만드는건 의학적으로도 윤리적으로도 문제가 있는게 아니냐는 주장이 관련 환자단체를 중심으로 제기 되었고, 제한적 합법화 논의 과정중에 극심한 우울증, PTSD (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전쟁이나 차사고 같은 극단적인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은후에 생기는 불안감을 동반한 정신병) 같은 환자들에게도 효과가 있으니 함께 사용할수 있게 해주자는 주장이 받아들여져 지금 흔히 말하는 메디칼 마리화나가 허용된 배경이 되었습니다. 물론 이 경우에는 마리화나 카드라고 불리는 의사의 진단에 의한 허가증이 있어야 정해진 장소에서 소량씩 합법적 구매가 가능합니다. 그렇게는 해도 이것은 주정부 레벨의 법일뿐 연방법으로는 아직도 마리화나는 엄연히 불법마약입니다.

   
마리화나의 완전 합법화를 주장하고 있는 광고 포스터. 출처: http://www.thcfinder.com/marijuana-blog/culture/2013/01/legal-vs.-illegal

그런데 문제는 마리화나가 제한적이나마 한번 합법화 되고 나니까 이제는 여기서 한발짝 더 나아가서 아예 마리화나를 담배처럼 아무런 제한없이 완전 합법화 시키자는 주장이 여기저기서 봇물터지듯 터져나오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미 콜로라도 주를 시작으로 해서 와싱턴 주까지 주민투표를 거쳐 완전 합법화 된것이 얼마전까지의 상황이고 이런 추세라면 내년 정도에는 캘리포니아 주도 완전 합법화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왜 이런 일이 진행되는지를 큰 그림으로 이해하려면 단순하게 마리화나의 의학적인 용도를 아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이와 관련된 정치 사회 경제적 배경을 포함한 여러가지 다른 변수들에 대해 통찰력을 가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III. 사회적 그리고 경제적 배경
미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인권이 앞선 나라라고 알려져 있지만, 인구대비 전과자 또는 수감자 비율로 따져보면 전혀 그렇지 못합니다. 이를테면 전세계 인구중에 미국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불과 5% 정도일 뿐인데, 전세계 수감자 중에 무려 25%가 미국 감옥에 수감되어 있습니다. 인권국가인 미국이 다른나라에 비해 무려 5배나 인구대비 재소자 비율이 높은것입니다. 통계수치로 보자면 2014년도의 경우 미국 총 수감자 수는 218만명이나 되는데, 이는 미국인 136명당 한명꼴입니다. 그런데 캘리포니아 주의 경우는 이보다 사정이 더 열악해서 매년 무려 주민 100명당 한명꼴로 주정부 감옥에 수감되는 형편입니다.
그렇지만 이것이 어떤 이유로 미국에는 살인 강도 강간 같은 죄질이 나쁜 악당이 많아서라면 이해할 수도 있는 문제인데, 실상은 그렇지 못합니다. 통계로 보면2010년의 경우 미국 전역에서 경찰에 체포된 5건 중에서 4건이 단순 마약사범 인데 이중 50%가 폭력이나 불법무기 없이 단지 마리화나를 다량 소지하고 있었다는 이유로 현장에서 체포되었습니다. 그리고 기소후에 재판을 거친 결과 상당부분 감옥에 수감되지 않고 풀려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결과적으로 수감된 전체 제소자의 50%가 마약사범이고 그 대부분은 비폭력 단순마약 소지입니다. 그리고 내용을 더 자세히 보면 그것도 헤로인 코카인 같은 강력마약이 아니고 상당수가 단순히 마리화나를 판매했기 때문입니다. 다시말해 차별없는 강력한 마약 불관용 정책을 집행한 것이 교도소의 수감자수가 엄청나게 증가한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는 뜻입니다.

   
미국 교도소내 성인 수감자 인원수를 정리한 표.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Incarceration_in_the_United_States


게다가 이렇게 마리화나 소지자들이 특히 경찰에 잘 검거되는 이유는, 마리화나의 길거리 속어인 "떨"은 냄새가 강하고 독특하기 때문에 차량검문 같은때에 적발이 쉬운데다가 다른 강력사범처럼 검거시에 무기로 저항하는 법이 없기 때문에 경관이 체포과정에서 다칠 우려가 적고, 명목상 마약으로 분류되어 있어 상대적 실적포인트가 높아 승진에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경찰관들이 과격한 몸싸움이나 위험한 총격전 끝에 흉악한 갱단을 체포하는 것보다야 마리화나 판매사범을 잡는게 훨씬 간편하고 쉬울거라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문제는 사회에서 강력범죄를 막기위해 소중하게 보존되어야 할 경찰력이 사회에 대한 피해정도가 상대적으로 경미한 마리화나 판매업자를 잡아들이기 위해 과도하게 낭비되는 바람에 정작 중요한 살인사건 같은 강력 케이스들은 끝까지 추적해 검거할 경찰력이 너무나 모자란다는 것입니다. 이런식으로 경찰력이 엉뚱한데로 소모되면서 상대적 비중에 따른 최적화가 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경찰 예산을 늘리고 인력을 충원한다고 해도 결코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다행히 이런 모순을 꾸준히 지적하는 분들이 많았던 덕분에 이제는 전국적으로 경찰청의 내부지침이 바뀌면서 마리화나에 대해 이전에 비해 훨씬 관대하게 처벌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현재 마리화나 판매업자가 아닌 소량 단순소지가 경찰에 적발될 경우 그냥 티킷만 발부받을 뿐 체포당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캘리포니아주가 매년 교정예산(법원과 교도소)으로 쓰는 비용. 출처: http://www.lao.ca.gov/reports/2014/budget/criminal-justice/criminal-justice-021914.aspx

2014년 캘리포니아 주 정부 예산안에 따르면, 수감자 한명당 매년 무려 6만달러, 매일매일 $165 달러씩의 비용을 지출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짐작하시는 대로 웬만한 명문 사립대학 학비보다 훨씬 더 비싼 비용입니다. 이를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2014년 예산안 기준으로 캘리포니아 주 총 예산 112빌리언 달러 중에서 9%인 10빌리언 달러를 법원과 감옥운영에 쓰고 있는데, 그중 감옥 운영비용이 9빌리언 달러, 법원 운영비용이 1빌리언 달러 입니다.  단순 계산으로 만약 캘리포니아에 마약사범이 없다면 9빌리언 달러의 절반가량인 4.5빌리언  달러의 비용이 절감될수 여지가 있습니다. 만약 마리화나가 완전 합법화 된다면 그 4.5빌리언 달러중에서 어쩌면 3빌리언 달러 이상의 비용을 줄여 교육이나 다른 보다 유익한 용도로 사용할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참고로 캘리포니아 주는 2014년도에 복권을 5빌리언 달러어치를 판매해 당첨금을 제외한 수익의 84%인 1.35빌리언 달러를 공교육 지원자금으로 사용했습니다. 3빌리언 달러는 이것의 두배가 넘는 액수입니다.   
물론 고정비용이라는 것이 있으니 이런식으로 무 자르듯이 간단히 비용이 절감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절약되는 돈의 단위가 빌리언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조" 원 단위 라는 것에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경우 2014년 나라의 총 예산이 캘리포니아 정부의 3배 조금 넘는 수준인 357조원 (쉽게 대략 357 빌리언 달러)이지만 교도소 운영비로 쓰이는 돈은 불과 2586억원 (쉽게 대략 0.25 빌리언달러) 로서 36분의 1에 불과합니다. 이를 캘리포니아 인구수 3880만명 대 한국 인구수 5022만명으로 환산해 보정 계산하면 차이는 50분의 1 정도로 벌어집니다. 캘리포니아 주 정부는 비상식적일 정도로 지나치게 높은 교도소 운영비용 지출을 강요받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만약 마리화나가 완전 합법화 된다면 합법화에 따른 판매허가 수수료 수익과 판매소득에 따른 세수등의 추가 세입을 모두 제외하더라도 교도소 운영비용 절감 하나만으로도 캘리포니아 주 정부의 재정난 해소에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캘리포니아 예산안 http://www.ebudget.ca.gov/2015-16/pdf/BudgetSummary/FullBudgetSummary.pdf)

참고로 2013년의 경우 의료용 대마초 시장은 1.23 빌리언 달러 규모였는데 2014년에는 64% 늘어난 2.34 빌리언 달러 규모일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만약 콜로라도의 경우처럼 합법거래에 25%의 세금을 징수할 경우 미국전체로는 당장 0.58 빌리언 달러 의 추가세수를  예상할수 있습니다.  콜로라도 주의 경우는 2014년 7천만달러 규모의 추가세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매년 시장이 60%씩 성장하고 또 마리화나가 제한된 의료용이 아니라 오락용 마리화나까지 완전합법화가 된다면 예상되는 세수는 앞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리화나 판매시장의 성장 예측곡선. 출처: http://mmjbusinessdaily.com/new-forecast-u-s-medical-marijuana-and-recreational-cannabis-sales-to-hit-8-billion-by-2018/

참고로 마리화나의 길거리 가격은 그램당 12달러에서 20달러 사이고 Ounce (28.35  gram) 단위로 환산하면 $300 - $460, 파운드 단위로 파는 도매가는 3천달러 정도 고액입니다. 그러니 합법화로 늘어날 시장규모를 생각하면 합법화로 가격이 대폭 할인된다고 해도 25% 의 추가 세수는 상당한 금액이라 세수부족으로 극심한 예산문제에 당면한 캘리포니아 주 정부로서는 가뭄에 단비처럼 느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덧붙여 미국 연방정부는 나라전체에서 매년 대략 20빌리언 달러 이상을 마약과의 전쟁에 필요한 예산으로 지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는 거두고 있지 못한 실정이며, 실망스럽게도 오히려 마약거래가격은 30년전에 비해 4분의 1로 떨어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RAND 마약정책 연구소의 계산에 따르면 마리화나를 합법화할 경우 멕시코에 있는 마약 카르텔이 매년 미국으로 수출하는 대규모의 마약시장에서 마리화나가 차지하는 15 - 24% 정도의 시장이 사라지면서 멕시코 마약 카르텔에 그만큼의 경제적 타격을 줄것이라고 합니다. <2편으로 계속됩니다> 

조형기 (의대 86, Sheldon Cho, MD, 마약중독치료 전문의, 아나파 클리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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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기사의견(3)
  전문가에게 직접 들으니 양민 2015-03-20 16:15:10
더욱 재미있습니다. 2편 3편 궁금하군요. 그런데, 이게 이렇게까지 비싸야 하는 이유라는 게
그 동안 불법이었기 때문인 것 같은데, 합법화가 된 콜로라도나 DC의 경우도 값이 싸지 않을 것 같은데.. 사실이 그런지.. 그리고 그렇다면 이유가 뭔지..
추천0 반대0
(108.XXX.XXX.145)
  답변입니다. 조형기 2015-03-21 10:06:19
2편 3편을 읽어보시면 궁금해 하시는 내용에 대해 더 잘 이해하실수 있으실겁니다. 일단 결론부터 간단히 말하자면, 마리화나는 합법화되어도 담배처럼 세금을 올려 청소년들은 비싸서 못피우도록 고가격 정책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청소년들에게 상대적 독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추천0 반대0
(216.XXX.XXX.82)
  전문적이지만 재미있는 김종하 2015-03-18 22:17:06
주제를 아크로에 기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매우 긴 글임에도 금방 읽혔습니다. 편의상 1, 2, 3회로 나누었지만, 갈수록 빠져듭니다. 다음 편 곧 올리겠습니다. 기대하세요~
추천0 반대0
(107.XXX.XXX.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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