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9.10 월 18:29
> 뉴스 > 칼럼
       
가족이 우리를 구원할 거야
[워낭의 진맥세상] 형제가 모였던 이번 설날의 감동
2015년 03월 05일 (목) 16:39:55 이원영 기자 Editor@AcropolisTimes.com
이원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클릭!  

지난해 말 고향 부산에 살고 있는 여동생으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다. 올해 설날에는 형제들이 오랜만에 다 한번 모여보자는 제안이었다. 아버지 팔순 생신 행사도 당겨 함께 하자는 거였다.

우리 네 형제는 멀리 떨어져 산다. 부산, 서울, 중국 칭다오, 미국 LA 그렇다. 한번 모이는 게 쉽지 않다. 게다가 딸린 자식들까지 빠짐없이 모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지금까지 식구들이 죄다 모인 적은 한번도 없었다. 누군가는 어떤 이유로 꼭 빠졌다. 이번에도 서울에 사는 동생이 대학 시험 준비로 바쁜 '고3' 아들을 남겨둬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나머지 형제들이 '예외 없다'고 압박했다. 그래서 진짜 '다' 모였다. 처음이었고, 아마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이다.

사실 나도 한국행을 망설였다. 할 일이 지천이었다. 가족이 한번 나가자면 돈은 또 오죽 많이 드나. 이 핑계 저 핑계 대자니 휴가 낼 형편이 안 됐다. 그렇지만 이게 마지막이 될지 어찌 아나 싶은 마음으로 비행기에 올랐다.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고향서 닷새를 보내고 돌아왔다. 지금 심정은? 너무너무 잘 했다, 스스로 칭찬을 듬뿍 해주고 있다.

우리는 보통 떨어져 사는 부모, 형제, 자매를 거의 잊고 산다. 그냥 한 지붕 아래 있는 가족이 모두인 것으로 안다. 멀리 있는 가족을 가끔 생각하지만 그저 희미한 이미지로만 떠오를 뿐이다.

아마도 미국에 살고 있는 많은 1세 이민자들도 비슷한 느낌을 공유하고 있지 않을까. 고국에, 타주에 가족들이 있어도 여건이 안 된다며 차일피일 하다가 십수년 가족의 얼굴을 보지 못하고 사는 사람들도 많다.

이번 고국 여행은 짧은 일정이었지만 강렬했다. 특히 가족에 대한 느낌이 그렇다. 가족은 에너지요, 힐링이라는 사실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그저 함께 있기만 해도 좋은, 아무리 티격태격해도 금세 풀어질 수 있는 혈연의 정, 구체적으로 도움을 주지는 못해도 서로 기댈 수 있다는 느낌, 그런 것이 서로 에너지가 되고 힐링이 되는 것이 아닐까.
   
에고...사진이 영 잘 안나왔네..그렇지만 4형제 부부+자식5+아버지=14....다~~~모였다.

그런데 실상은 가족이 무너지는, 무너진 사회에 우리는 살고 있다.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흩어지고, 지리적으로도 여기저기 떨어져 살게 되고, 얼굴 보고 손잡아보는 것보다는 그저 전화 한 통, 카톡 교환으로 만족하는 세상이다.

그러다보니 가족의 눈빛, 목소리, 흰 머리칼, 주름살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어찌 전화 목소리 듣는 것과 손 잡아보는 것이 같을까. 그럼에도 그저 그러려니 하고 사는 게 흔한 모습이다.

가족이 아니라 '웬수'가 된 관계도 있다. 아예 가족이 없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관계가 무너졌다면? 만나서 손잡으면 다시 세울 수도 있다. 가족이 없다면? '가족처럼' 지낼 수 있는 사람들을 많이 만들면 좋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가족만큼 중요한 것도 없는데 가족을 너무 잊고 사는 게 우리네 현실이다. 결코 잘 사는 방식이 아닌 것 같다. 이웃 민족인 라티노들을 보면 꼭 우리네 옛적 오손도손 했던 가족애를 떠올리게 한다. 공원을 뒤덮는 라티노들의 모임을 보면 가족이 주는 에너지를 느낀다. 가난하지만 그들의 얼굴엔 우리보다 웃음이 더 많이 돈다.

아무리 세상이 좋아진다 해도, 사람이 느끼는 행복의 임계점도 따라서 높아질까. 아닐 것 같다. 행복은 잊었던 것, 소홀했던 것, 작은 것 그런 데 숨어 있을 것 같다.

걸출한 신학자이자 영성가인 현경 교수(유니언 신학대)가 쓴 '결국은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 거야'라는 책 제목이 생각난다. '결국은 가족이 우리를 구원할 거야'로 바꿔 읽어 보자. 그러면 아마도 내가 '구원'해 줄 누군가가 떠오르지 않을까.

이원영<정치 81.

ⓒ 아크로폴리스타임스(http://www.acropolistime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의견쓰기
이름 비밀번호
제목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현재 0 byte/최대 400byte)
전체기사의견(4)
  행복지수 1위를 누리고 오신 금의환향 축하 드립니다 김석두 2015-03-11 21:08:50
참으로 어려운 가족모임을 하셨읍니다 . 4 형제 부부와 자식들 5명이전원이 다뫃여 팔순생신을맞이하시는 아버님이시자 할아버님께축하드리는 사진을 보여주시며 감동의글을 실어주심에 크다란 깨우침을 받게됩니다.4형제가 얼마나 결혼을 잘하셨으면 화목하고 우애가 돈독하실가
무척 부럽습니다.참된가족통일 가족평화상을 보여주심에 경의와 박수를 치며 미주동포와 본국국민의 표양을 보여 주심에 큰 감동을 느낍니다.
추천0 반대0
(104.XXX.XXX.197)
  큰 일 하셨수.. 양민 2015-03-06 00:21:51
이렇게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었으니
그만한 복이 어디에 있겠어요.
모든 것을 얻은 듯한 기쁨이었겠습니다.
추천0 반대0
(108.XXX.XXX.12)
  한국에 가면 걷는 것이 박찬민 2015-03-05 10:04:42
자연스럽다. 어머니댁에 가면 일상사를 모두 걷는 거리에서 해결한다. 자동차로 확장된 생활 범위는 장점도 많지만 잃은 것도 많은 듯. 점점 복잡해지는 사회에서 가족의 가치란 그런 것 아닐까?
추천0 반대0
(142.XXX.XXX.226)
  너무너무 좋아서 강추 워낭 2015-03-04 23:48:54
고향은 다녀오세요, 가족은 만나세요. 난 이번에 그걸 느꼈어요.
추천1 반대0
(23.XXX.XXX.229)
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3600 Wilshire Blvd., #1214 LA, CA, 90010, USA|Tel 1-818-744-100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경훈
Copyright since 2009 by The Acropolis Time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Editor@acropolis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