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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 없이 태어나 연습 없이 죽는다"
송호찬 시인, 새해 쉼보르스카의 '두번은 없다'를 추천하다
2015년 01월 19일 (월) 17:28:32 송호찬 기자 Editor@Acropolis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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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아 벌써 여러 날이 흘렀습니다. 올해, 앞으로도 많은 날을 맞겠지만 아마도 지나간 날들과 똑같은 날을 맞지는 않을 것입니다. 지나간 날들도 앞으로 맞을 날들도 모두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오늘은 쉼보르스카의 시를 읽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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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은 없다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연습 없이 죽는다
 
우리가, 세상이란 이름의 학교에서
가장 바보 같은 학생일지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낙제란 없는 법.
 
반복되는 하루란 단 한 번도 없다.
두 번의 똑같은 밤도 없고,
두 번의 한결같은 입맞춤도 없고,
두 번의 동일한 눈빛도 없다.
 
어제, 누군가 내 곁에서
네 이름을 큰 소리로 불렀을 때,
내겐 마치 열린 창문으로
한 송이 장미꽃이 떨어져 내리는 것 같았다.
 
오늘, 우리가 이렇게 함께 있을 때,
난 벽을 향해 얼굴을 돌려버렸다.
장미? 장미가 어떤 모양이었지?
꽃이었던가, 돌이었던가?
 
힘겨운 나날들, 무엇 때문에 너는
쓸데없는 불안으로 두려워하는가.
너는 존재한다 - 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
너는 사라진다 - 그러므로 아름답다
 
미소 짓고, 어깨동무하며
우리 함께 일치점을 찾아보자.
비록 우리가 두 개의 투명한 물방울처럼
서로 다를지라도......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시선집 "끝과 시작" 문학과 지성사>
 
두 번 다시 똑같은 날이 오지 않습니다. 그 대신 우리는 매일매일 단 한 번만 오는 날을 맞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날을 살아갑니다. 낙제도 없이, 연습도 없이 살아갑니다. 부딪히고, 찡그리고, 웃고, 함께 손뼉 치고, 때로는 느슨하게, 때로는 팽팽하게 살아갑니다. 우리도 매일매일 다른 존재가 되어 그렇게 살다가 그렇게 사라질 것입니다. 사라져서 아름다운 날들과 함께 아름다운 모습으로. 그러니 쓸데없는 불안으로 두려워 말고 미소 짓고, 어깨동무하며 2015년의 하루하루를 맞이합시다. 
 
폴란드 하면 무엇이 떠오릅니까? 비스와바 쉼보르스카는 폴란드의 시인입니다. 1996년 노벨문학상을 받았습니다. 쉬운 말과 쉬운 표현으로 아주 뛰어난 시를 쓰신 분입니다. 이제 폴란드하면 쉼보르스카를 떠올려 보시기를...
 송호찬<기계설계 80, 변리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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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기사의견(7)
  난 아직도 오달 2015-01-20 12:18:54
연습 중이었는데.
봄날, 여름날, 다 가버렸네요.
늦가을이 되어서야
다가올 겨울이 현실이라는 걸
깨잘았네요.
추천0 반대0
(108.XXX.XXX.241)
  감사합니다 이상희 2015-01-19 16:12:22
쉬운 글이 가장 가슴 깊게 울립니다, 역시. 감사합니다.
추천0 반대0
(138.XXX.XXX.197)
  그래서 쉼보르스카는 송호찬 2015-01-19 21:19:00
위대한 시인인가 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0 반대0
(173.XXX.XXX.10)
  참으로 엄숙한 성찰의 시이기도 합니다. hanthony@gmail.com 2015-01-19 05:33:07
원어문도 같이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추천0 반대0
(76.XXX.XXX.39)
  저도 쉼보르스카의 시 송호찬 2015-01-19 21:14:46
한 편, 한 편을 읽을 때마다 생각에 잠기곤 한답니다. 원어문은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찾게 되면 올리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0 반대0
(173.XXX.XXX.10)
  새해 맞이 시로는 압권 워낭 2015-01-19 00:35:28
멋진 시를 소개해주셔서 꾸벅. 열심히 외우겠습니다.
추천0 반대0
(23.XXX.XXX.229)
  이렇게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송호찬 2015-01-19 21:13:11
감사합니다. 덕분에 쉽보르스카 시집을 다시 꺼내 들었습니다.
추천0 반대0
(173.XXX.XXX.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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