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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처럼 청아하고 선명한...
2014년 12월 16일 (화) 17:16:09 양지훈 기자 acroeditor@gmail.com

Air Supply @ The Orleans Hotel & Casino, Las Vegas - 2011년 5월 29일

Air Supply의 대표곡 Making Love Out of Nothing At All 을 들으시면서 이 글을 읽으시려면 아래 동영상을 클릭!

(주의사항: 영상 초반부에 나오는 닭살스런 연기와 오그라드는 대사들로 인해 노래가 덜 좋아질 수도 있음)

제가 이 분들의 음악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1985년. 당시 신곡으로 소개되었던 'Just As I Am'이라는 노래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왔을 때였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단방에 이 그룹의 메인 보컬이신 러셀 히치콕(Russell Hitchcock, 앨범 커버 우측)의 청아하고도 선명한 고음 보컬에 완전 매료되어, 곧바로 동네 레코드방으로 달려가 당시 중학생이었던 나에게 상당히 거금이었던 2,700원을 주고 이 노래가 들어있는 Air Supply 동명 타이틀 앨범의 레코드판을 질러버리고 말았더랬죠.

   
Air Supply : Air Supply Album Cover

어떻게 이런 보컬이 있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이렇게 높은 고음을 이리도 토실토실하면서도 편안하게 들리게 낼 수 있단 말인가, 너무너무 궁금하기도 하고 다른 음악들도 좀 더 들어보고 싶어져서, 결국 한 달을 기다려 받은 다음 달 용돈으로 이 분들의 Greatest Hits 앨범을 또 사게 되어버렸습니다. (아, 당시 한국서 꽤나 유행했던 소위 '홀로서기 편지지' 스타일의 저 파스텔 톤 스케치 앨범 커버..ㅋㅋㅋ)

   
Air Supply : The Greatest Hits Volume 1

정말 의좋은 형제 같아 보이는 이 두 분의 역사적 첫 만남은 1975년 호주 멜버른에서 있었던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뮤지컬 공연에서였다고 합니다. 보컬로 캐스팅 된 러셀 히치콕과 뮤지컬 밴드에서 기타를 연주하던 그래험 러셀(Graham Russell)이 서로 눈이 맞아, 또 다른 한 명의 싱어 멤버(크리시 하몬드라고 하는 분인데, 얼마 되지 않아 무명시절의 팀을 떠났습니다. 어느 밴드든지 꼭 이런 '비틀즈의 서트클리프'같은 안타까운 멤버가 있기 마련..)와 함께 3인조 보컬 하모니 그룹을 결성하게 됩니다. 이 때 이 두 분 나이는 각각 26세,25세 (러셀 히치콕이 1949년, 그래험 러셀이 1950년 생.) 강철을 씹어도 먹을 꽃다운 청춘이셨죠.

   
데뷰 당시 Air Supply 모습

다시, 두 명의 멤버를 더 모아 5인조로 정식 밴드를 결성, 이후 약 5년에 걸쳐 몇차례 앨범을 발매하여 호주 내에서 어느정도 이름이 알려지게 되지만, 여전히 생활고에 허덕이는 가난한 생활을 전전하였고(그래험이 훗날 이 시절을 회상하는 인터뷰에서, 빵 살 돈이 없어 머무는 호텔마다 소파 뒤, 쿠션 사이에 혹시 잔돈이 떨어져 있는가 하고 뒤져보았다고 합니다. 젠장.. 뮤지션의 삶이란 정말 꼭 이래야만 하는 걸까요..) 이에 자연스럽게 밴드 멤버들이 팀을 떠나고 새 맴버를 구해야 하는 일을 반복하게 되었지만, 이 두 분만은 팀을 떠나지 않고 계속 Air Supply를 지켰다고 하네요. (이 대목에서 왜 5인조 밴드 앨범 자켓에 항상 이 두 분 얼굴만 계속 나왔는지.. 끄덕끄덕..) 

   
Lost In Love single cover

이 밴드가 미국 시장에서 주목을 받게 된 계기는, 밴드 '시카고','보즈 스캐즈'의 런던 공연에서 오프닝 공연을 하게 되면서부터였고, 직후 아리스트 레코드사를 통해 녹음하고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시장에 발매한 'Lost In Love'라는 곡이 1980년 2월 미국 빌보드 챠트 3위까지 오르는 대 성공을 거두게 됩니다.(아, 눈물 젖은 빵이여, 이젠 안녕~)

이 곡의 성공 이후로 이 분들은 정말 마치 '공기를 뿜어내듯', 많은 앨범을 쏟아내었는데, 발표하는 곡들이 계속 서로 비슷비슷한 곡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사도 비슷하고 코드와 멜로디도 비슷해서 따라 부르다 보면 서로 헷갈리는 곡들이 꽤 많습니다…;;) 마술과도 같은 러셀 히치콕의 하이톤 보컬에 힘입은 탓인지 그 때 마다 앨범의 주요 싱글들이 빌보드 챠트 상위권에 오르며 1980년대 중반에 이르기까지 10여곡에 가까운 빌보드 Top 10 히트곡을 보유하게 됩니다.

   
공연 티켓

그로부터 30년이 흐른 지난  2011년 5월, 제가 미국에 와서 처음으로 라스베가스 여행 계획을 세우다 마침 방문 일정과 맞는 날짜에 이 분들이 컨서트를 한다는 정보를 확인하고 너무나 반가와서 곧바로 표를 구매했습니다. 표 값은 한장에 60불 정도로 만만치 않은 가격이지만 어릴적 라디오로만 듣던 이분들 음악 연주를 컨서트로 직접 가까이서 보고, 들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저에겐 그 금액이 전혀 아깝지 않게 느껴졌지요.

   
뉴올리언즈 호텔 전경 자료 사진
공연이 열리는 라스베가스의 수많은 컨셉 호텔 중 하나인 '뉴올리언즈 호텔'(글자 그대로 뉴올리언즈 도시의 건물 양식 및 풍경을 본따 만든 호텔입니다. 실제 뉴올리언즈 도시 자체보다 훨씬 더 이쁘고 '깨끗한' 곳이라는…)에 도착하여, 카지노 홀을 지나 공연장인 쇼룸으로 향하였습니다.

   
뉴올리언즈 호텔 내부 공연장

좌석 규모를 보고 회심의 미소를 지었죠. 이 정도 공간이라면 정말 가까이서 이 분들을 볼 수 있겠구나! 공연장 바에서 칵테일 한 잔을 사들고 좌석에 앉아 설레는 마음으로 공연 시작을 기다렸습니다. 한가지 걱정거리는 리드보컬인 러셀의 나이였는데, 당시 만 62세인 이 분이 과연 제대로 노래를 하실 수 있겠는가.. 하는 부분. 하지만, 공연이 시작된지 5분도 지나지 않아 그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걱정이었는지 깨닫을 수 있었고, 공연장은 이내 감동과 환호의 휘파람으로 술렁이기 시작했죠.

   
공연 시작 직후

물론, 전성기때만큼의 파워와 톤은 분명 아니었지만, 여전히 생생하고 뚜렷하게 들리는 그의 청아한 고음 목소리… 60을 훌쩍 넘긴 그가 여전히 그 높은 음역대의 자신의 곡들을 키 낮춤 없이 소화해 내 주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충분히 감동과 경외로움 그 자체였습니다. 그리고, 노래 중간중간 나오는 그래험의 보컬의 경우 오히려 전성기 때보다 더욱 원숙하고 풍부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만큼 성대에 무리가 덜 가는 편안한 부분을 계속 불러왔기 때문에 그런걸까요.. 흠..)

수십년을 넘게 공연해 오셔서 그런지, 장내에는 이 분 들 공연을 수차례 이상 본 팬들도 많았습니다. 굳이 손을 들어보라며 자기 컨서트를 5번 이상 본 사람들을 확인해 보더니, 급기야 무대를 내려와 그 분들을 찾아가 한 분 한 분 악수를 나누며 눈을 바라보며 노래를 부르는 러셀 아저씨..  그리고 이 때 부른 곡은 이들의 유일한 빌보드 챠트 1위 곡, 'The One That You Love'

   
The one that you love를 부르며

밴드의 변함 없는 음악에 대한 열정과 우정어린 무대의 감동, 그리고 수십년 동안 그들의 마음속에 흘러왔던 발라드 곡들을 오리지널 밴드의 라이브로 듣는 행복감으로 인해, 그곳을 찾은 많은 팬들은 노래가 끝날때마다 끝임없는 찬사와 기립박수를 보냈고, 공연장의 열기는 마지막 앵콜곡인 'Making Love Out Of Nothing At All'에서 극에 달했습니다.

   
공연에 열광하는 관중들

개인적으로 제가 제일 좋아하는 Air Supply의 곡인 'I Can Wait Forever'를 듣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지만(제가 앵콜때 목이 쉬어라 이 곡 좀 해달라고 소리를 쳤지만, 액센트 때문에 잘 못 알아 들으신 건지…음..) 어쨌든 가슴에 큰 감동과 영감의 울림을 얻었던, 저에겐 뜻깊은 미국에서의 첫번째 관람 컨서트였습니다.

그로부터 다시 3년이 훨씬 넘은 지금.. 이 분들의 컨서트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것도 미국 전역을 돌면서 한달에 한 번 정도 꼴로 계속 투어를 하고 계시죠.

   
2015년 공연 일정

물론, 이제는 빵 값을 구하기 위해 호텔 소파의 쿠션 사이를 뒤지시는 일은 없겠지만, 이 분들의 삶은 30년 전의 그것과 본질적으로 그리 달라지지 않은 듯 합니다. 그들의 음악을 사랑해 주는 팬이 있는 곳을 찾아서 라이브 음악을 들려주는 일. 그것이 이 분들이 계속해 왔던 일이고, 앞으로도 이분들의 체력이 허락하는 한 계속 할 일이라고, 3년 전 컨서트 무대에서 약속하셨고, 지금까지 그 약속을 계속 지키고 있는 Air Supply 옹님들이죠. 이 분들의 음악과 계속되는 뮤지션으로서의 행보에 진심어린 성원의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컨서트 때 라이브로 듣지 못해서 넘 아쉬웠던, 'I Can Wait Forever'의 가사 비디오(뮤직 비디오가 따로 없네요 ^^;;)로 글을 마무리 해 봅니다. (이 곡은 영화 '고스트버스터즈' 1편의 사운드트랙을 통해 발표된 곡이기도 한데요. 가사가.. 흑… 예술입니다. 사랑하는 누군가를, 혹은 뭔가 인생에서 소중한 순간이 오기를 간절히 기다려 본 적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많이들 와닿으실 그런…) 

글-지훈아울 (경영 91, 싱어송라이터,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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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기사의견(6)
  내친 김에... 이종호 2014-12-23 14:13:31
신문에도 한 번 소개하면 좋겠다. 인공위성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인생 역정(?). 충분히 얘기되는 인생스토리이고 많은 이들에게 도전과 영감을, 아니면 최소한 재미나 자극은 줄 수 있는 것 같아서....따로 연락 하자.
추천0 반대0
(74.XXX.XXX.3)
  아.. 선배님. 지훈아울 2015-01-11 16:09:29
감사합니다. 제가 한국에 나와 있는지라...댓글을 이제 봤네요. 안그래도 나온 책과 앨범 홍보차 종하 형님께 부탁드린게 있습니다. 다시 LA 들어가는데로 연락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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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XXX.XXX.80)
  요즈음 캐롤기그 초청받아 너무 바쁜 양지훈 양민 2014-12-16 17:23:07
이렇게 이 방면에 조예를 쌓아가고 있으니 든든하군요.
최근에 뜨기시작하는 아이돌그룹 MAMA가 그가 프로듀스한 노래(작곡:스웨덴작곡가, 작사:양지훈)를 불러, Youtube에서 닷새만에 2만5천 뷰를 기록하는 걸 보니 더욱 좋습니다. 한번 보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IhIyCUvKYhA
추천0 반대0
(108.XXX.XXX.145)
  앗! 형님, 이렇게 대놓고 홍보를.. 지훈아울 2014-12-17 16:03:10
해 주시니.. 너무 감사합니다. ㅠㅠ 제가 프로듀스한 노래는 아니고, 저와 제 스웨덴 친구가 함께 만들어 곡을 판 겁니다. ^^;;
추천0 반대0
(64.XXX.XXX.198)
  추억이 아롱아롱 김종하 2014-12-16 01:00:19
캬~ 정말 오랜만에 들어보는 Air Supply
Lost in Love, All out of Love... 중딩 시절 히트 팝송에 꼭 나오던... ㅋㅋ
추천0 반대0
(107.XXX.XXX.123)
  앗!! 저도 중딩 시절에.. JihoonOwl 2014-12-16 09:08:12
이 분들 노래를 처음 접했는데.. 형님과 제가 같은 팝 세대시군요..ㅋ ㅑ ㅋ ㅑ
추천0 반대0
(64.XXX.XXX.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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