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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도 아닌데 이리 많은 인명손실이라니
[심흥근 시평] 지워버려야 할 병영 폭력
2014년 08월 07일 (목) 16:21:52 심흥근 기자 acroedito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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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80년대 초 고1 무렵, 여름방학을 맞아 뻥튀기 한 봉다리를 들고 인천 송학동 이모님 댁에 놀러 가기 위해 버스에 몸을 실었다. 송학동은 황해수 금빛 물결이 한눈에 들어오는 ‘자유공원’ 언덕배기에 자리한다. 자유공원엔 2차대전과 한국전의 영웅 맥아더 장군 동상뿐만 아니라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가 늘 자유공원 내에 머물도록 커다란 비둘기 집이 지어져 있었다. 그러나 버스 창밖으로 본 장면은 참을성 없이 뻥튀기 하나 빼먹던 그 단맛을 이내 빼앗았다. 두뇌가 만일 기억 메모리 램(RAM) 방식 이라면 제일 먼저 클릭해서 딜리트 시켜 잊고 싶은 장면이다. 

잊지 말아 달라는 듯 베토벤 얼굴 부조가 걸려있는 책장 아래 소아마비로 늘 기어 다니는 노처녀 사촌누나가 영국제 세라믹 잔에 타 주는 특별한 미제 커피 향을 맞으며 아르헨티나산 아코디언 자랑도 듣게 된다. 은퇴하신 이모부의 소일거리인 고장난 트랜지스터 라디오 수리에 관한 콧소리 실린 과장된 성공사례에 절로 흥이 돋는다. 서울대 치대를 나와 해병대에 지원 복무중인 사촌형의 ‘칼라판 세계역사기행사진대전집’을 꺼내 볼 수 있는 다채로운 즐거움. 특히 유럽편 인어공주의 저자 안데르센의 고향 화란, ‘국가론’의 저자 플라톤과 그의 스승 소크라테스의 희랍과 이태리 풍경사진은 “초보라도 셔터를 누르는 데로 전부 작품이 된다”라는 허풍처럼 흥미로웠다. 피렌체의 두오모 성당의 건축미는 뛰어나 언제나 현대적 동시대성을 갖고 있는 아름다움이 깃들여 있다는 설명을 나중에 커서 미술사 강의를 들어서야 이해 할 수 있던 것이지만 어린마음에 저 바다 건너엔 또 다른 풍요로운 전설의 세계가 존재함을 얼핏 짐작할 수 있어 기뻤다.

다시 돌아와, 잊고 싶은 장면, 그날 8월 섭씨 34도 푹푹 찌는 무더운 오전 11시경. 부평 역전에서 산곡동 방향으로 공수 특전여단 소속 소대원들로 보이는 10여명이 완전군장으로 대로를 뛰고 있었다. 소대원 중 1명이 지쳐서 갑자기 앞으로 90도로 혼절하며 얼굴 안면이 아스팔트 도로바닥을 향해 그대로 고꾸라진다. 앞서가던 소대장인가가 획 달려오더니 욕설과 함께 군화발로 그 쓰러진 부대원의 복부 정 중앙을 태권도 앞차기로 가격하더니 몇 차례 더 오뉴월 개 잡듯 머리를 짓밟아 버리는데 아무런 기척이 없다. 부하병사가 무슨 대역죄인인가? 옆의 전우들이 총과 군장을 대신 걸머지고 그의 어깨를 들쳐 메고 다시 뛰기 시작한다.

이 대목에서 궁금한 것이 과연 미군이라면 혹은 러시아군이라면 아니 백서에 주적으로 재 등제 시킨 인민공화국 평양의 그네들도 한국군처럼 훈련 중 쓰러진 전우를 그리 모질게 대하겠는가? 그러한 사례들이 있겠는가 하는 궁금증이다. 그런 폭력에 길들여진 군인들이 과연 국방의 의무를 잘 수행하겠는가 하는 궁금증이다. 무지막지한 폭력에 길들여져야 포탄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앞으로 돌격을 잘 수행하나 하는 궁금증이다.
 
선택 화두가 떠오른다. 즉 구타와 폭력 차별과 얼차려가 강군을 만드는가? 아니면, 내 강산 내 부모형제 이웃을 지키겠다는 마음에 우러난 애국충정이 강군을 만드는가?
 
최근 개봉된 영화 “명량”에서 이순신 역을 맞은 배우 최민식씨가 "이순신장군은 과연 왜 싸웠나?" “자기를 죽이려는 선조임금과 시기 모함하는 동료 장수를 넘어서” 란 의문이 가장 궁금했다고 한다. 혼신의 연기로 그가 표출해 낸 것은 분명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애국충정’ 오로지 그 것이리라. 장수와 병사 그리고 민초가 모두 이 애국충정 하나로 뭉쳐 후손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친 것이리라!
 
한국군 병영에 만연한 그러한 광적인 폭력의 근원은 일제식민치하에 일본군이 우리 한국청년들을 소집하여 차별적으로 대하던 방식에 있다"라고 최근 윤일병 사태에 대해 YTN 뉴스에 초대되어 나온 어느 군사전문가가 했던 해설이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된다.
 
역사학자 한홍구 선생은 최근 한겨레신문 칼럼에서 “전투도 안 했는데, 죽어도 너무 많이 죽었다. 한국전쟁의 총성이 멎은 뒤 지금까지 60년 동안 군대에서 목숨을 잃은 젊은이의 수가 베트남전쟁에서 전사한 5,000명을 제외하고도 군대 용어로 ‘비전투 인명손실’이 거의 6만명에 육박한다. 한국군에서는 전쟁을 하지 않고도 매년 1,000명의 군인이 죽어나간 것이다. 이라크 전쟁 9년간 미군 사망자 수를 대략 4,500명으로 잡으면 연평균 희생자 수가 500명인데, 한국군은 전쟁을 치르지 않고도 이보다 많은 사람들이 죽어간 것이다"라고 구체적으로 밝힌바 있다.
 
언젠가 유튜브에 미국의 앳된 대학생들로 보이는 (여학생들 포함) 청년들이 프로펠러 비행기를 타고 창공에서 교관의 지시에 따라 무리 지어 꼬리를 물고 고공 낙하 점프를 하는데 두려움도 없이 아주 신나게 웃으면서 하는걸 보았다. 이 미국 어린 친구들이 고공낙하 점프를 잘 하기 위해 구타당하고 욕지거리 들어가며 교육받았다는 걸 아직 한 번도 듣지 못했다.
 
세월호 사태에 이어 윤 일병 구타 사망에 이르러 과연 우리가 어떤 유산과 전설을 후손들에게 남겨야 할까 생각해 보니 앞이 캄캄하다. 그동안의 적폐를 어떻게 절멸케 하고 시스템을 어떤 방향으로 새롭게 구축하는가 하는 문제는 국민안전과 국방 등 책임 자리에 앉아있는 분들이 개방적으로 주기적으로 솔직하고 정확한 보도자료를 언론을 통해 공지케 하여야 한다. 이런 진실된 자료를 토대로 군과 관이 시민사회와 적극 소통을 해야만 민이 호응하여 일치가 되어 적폐 해결이라는 어려운 과제들을 슬기롭게 실질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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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기사의견(5)
  애국 애족심에불타는 칼럼을 읽고 너무나 놀라웠습니다 김석두 2015-12-06 00:46:21
한국군의 군사훈련이 일제만행의 구타훈련잔재로 혹독한 구타로 윤일병사망사태처럼 속출하게되어 비전투 6만명 사망에 이른다고한 시평을 읽고 경의를 드립니다 . 재외동포신문기자 답습니다
유투뷰 뉴스로도 실어주시길 바랍니다
추천2 반대1
(104.XXX.XXX.197)
  좀 더 빠른 속도로 개선되었어야 할 양민 2014-08-30 10:32:54
여러가지 적체 중 하나를
마음에 와 닿게 잘 써 주셨네요.
자랑스럽고 믿음직한 멋진 군대와 나라로
탈바뀜하길 바라는 모든 국민들의 마음입니다.
추천2 반대1
(108.XXX.XXX.145)
  아픔은 해결의 실마리가 되어야겠습니다 박찬민 2014-08-07 11:42:16
타살율과 자살율이 모두 높다는 것은 사회의 병적인 상태를 단적으로 나타냅니다. 가난은 벗어났는 데, 살기가 힘들다고 스스로 죽고, 남을 죽게 만드는 것은 어떤 이유들을까요? 사회가 개인에게 주는 부담이 많이 커졌습니다. 우리보다 몇배 힘들 젊은 세대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해결해주어야겠습니다.
추천2 반대1
(108.XXX.XXX.61)
  비전투 인명 손실 6만명! 이상희 2014-08-07 07:18:44
댓글을 달아야겠습니다. 비전투 인명 손실이 6만명이라니요!! 이 수치가 검증되고 말고를 떠나서 너무 원통하고 화가 나는 일입니다. 친구들이 하나 둘씩 아들을 군대 보내는 소식이 들려오는 요즈음 이 끔찍한 소식이 절대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추천2 반대1
(138.XXX.XXX.194)
  병영 폭력은 김종하 2014-08-06 23:23:03
일제 잔재라는 진단에 공감합니다. 그동안 수많은 병영내 의문사들, 유가족들의 원한이 풀려야 할텐데요
추천2 반대1
(107.XXX.XXX.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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