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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가 아라랏 산으로 간 까닭은
[민경훈의 세상보기] 영화 ‘노아’와 대홍수 이야기
2014년 04월 09일 (수) 15:42:43 민경훈 기자 acroedito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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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낳은 최초의 문학작품은 무엇일까. 지금부터 약 4,500년 전 쓰여진 ‘길가메시’일 것이다. 메소포타미아의 도시 국가 우룩의 전설적인 왕 길가메시의 일생을 그린 이 이야기는 그의 절친 엔키두와의 만남, 두 사람이 겪는 모험담 등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담고 있지만 그 중 눈길을 끄는 것은 대홍수에서 살아남은 현자 우트나피시팀과의 만남이다.

길가메시는 우트나피시팀에게 영생의 비밀을 알려달라고 조르지만 그는 영생은 오직 신에게만 가능하다며 꿈을 포기하라고 달랜다. 그러면서 강 밑바닥에 있는 약초를 먹으면 다시 젊어질 수 있다고 알려준다. 길가메시는 강 밑까지 내려가 이 약초를 캐는 데는 성공하지만 그가 잠든 새 뱀에게 빼앗기고 만다. 결국 그는 영생을 포기하고 자기가 살던 곳으로 돌아간다. 에덴동산에 살던 아담과 이브가 뱀 때문에 영생을 잃은 것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이보다 더 성경과 닮은 것은 우트나피시팀의 홍수 이야기다. 의인인 그가 신으로부터 홍수 경보를 미리 받고 배를 만들어 가족과 동물들을 싣고 살아나며 물이 빠졌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비둘기를 날려 보낸다는 대목까지 똑같다. 다수 전문가들은 성경의 노아 이야기가 길가메시 이야기를 토대로 한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영화 '노아'의 포스터.

노아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노아는 모든 인류의 조상인 셈이다. 지금도 노아의 방주와 대홍수의 증거를 찾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처음 고고학자들이 주목한 곳은 메소포타미아 지방이었다. 창세기 첫 마디에 나오는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강이 흐르는 곳이고 주기적으로 홍수가 일어난 곳이기 때문이다. 과연 우르를 비롯한 고대 유적지를 파헤쳐 본 결과 대규모 홍수의 흔적이 발견됐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세계가 물에 잠겼다고 믿기는 힘든 정도였다.

그래서 나온 것이 흑해 가설이다. 2만 년 전 빙하시대가 절정에 이른 후 지구의 기온은 계속 상승했다. 당연히 북극과 남극의 얼음이 녹았고 해수면은 올라왔다. 전문가들은 2만년 전 해수면은 지금보다 140m 낮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 해수면이 점진적으로 상승할 경우에는 인간에게 큰 위협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내륙으로 조금씩 이동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원전 5600년 재난이 일어났다. 바닷물이 늘어나면서 지중해를 막고 있던 보스포러스 해협이 넘친 것이다. 그 때문에 그전까지 호수이던 흑해는 바다가 됐고 이 해협을 통해 300일 간 나이아가라 폭포의 2배에 달하는 물이 흘러들었다. 흑해 주변에 농사짓고 살던 사람들에게는 이것이 세상의 종말처럼 보였을지 모른다. 성경이 노아의 방주가 정착한 곳을 중동 지역이 아니라 흑해 인근 터키의 아라랏 산으로 명시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성경은 또 노아를 첫 포도주 제조자로 묘사하고 있는데 포도주가 처음 만들어진 곳도 흑해 연안이다.

그건 그렇고 과연 노아와 대홍수는 어느 정도 사실이었을까. 전문가들은 목재로 성경이 묘사한 크기의 배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목재의 강도가 배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남극에 사는 펭귄과 아프리카 열대 우림에 사는 침팬지를 비롯한 수백만 종에 달하는 동물들을 한 배에 모아 태운다는 것도 믿기 어렵다. 결론적으로 아주 오랜 옛날 지구 온난화로 바닷물이 불어나며 일어났던 대홍수의 기억이 세월이 흘러 각색돼 노아 이야기로 발전했다고 보는 것이 온당하지 않을까.

최근 나온 영화 ‘노아’가 종교 단체들의 심한 반발을 받고 있다. 성경에 나온 노아의 모습이 아니라는 것이다. 회교권에서는 선지자 노아의 모습을 영상으로 보여줬다는 이유로 아예 상영을 금지한 곳도 있다.

물론 영화에는 성경에 없는 괴물도 나오고 노아의 모습도 의롭기보다는 난폭하게 나오지만 영화는 어디까지나 영화일 뿐이다. 감독 대런 아로노프스키는 이 영화를 통해 인간이 계속 환경을 파괴하면 노아의 대홍수 때처럼 종말이 올 것이란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던 것 같다. 천지창조부터 노아 때까지 우주 역사를 컴퓨터 그래픽으로 보여주는 장면도 볼만 하다. ‘노아’를 보며 노아가 현대인에 주는 메시지를 한번쯤 생각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민경훈 (법대 78, 언론인) *LA 한국일보 칼럼 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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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기사의견(3)
  신상옥 감독과 길가메시 오달 2014-04-09 09:00:39
돌아가신 신상옥 감독이 미국으로 망명 헐리우드에서 영화사를 하신 적이 있습니다. Three Ninjas같은 히트 영화도 만들었지만, 그 분의 야심작은 Gilamesh였습니다. 불행히도 그 영화는 미국에서는 개봉도 못하고 해외 몇나라에서 팔렸습니다. 신 감독의 꿈은 징키스칸을 영화로 만드는 것이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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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XXX.XXX.241)
  영화는 영화일 뿐. 변변 2014-04-09 06:34:40
예술하는 사람에게 엄격한 사제의 잣대를 들이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추천0 반대0
(71.XXX.XXX.145)
  길가메시 김종하 2014-04-08 23:09:56
인류가 낳은 최초의 픽션 이야기 새로 배웁니다. (필자의 제목은 '노아 이야기'. 여기 제목은 편집자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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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XXX.XXX.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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