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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들이밀어야 할지 알쏭달쏭 하다 보니
[황부연의 베푸는 강의] 다윈형님! 니가 갑이야 (3)
2014년 03월 28일 (금) 14:49:05 황의준 기자 acroeditor@gmail.com

   

비좁아진 골반과 태아의 커다란 머리로 인해 출산이 여성에게는 단지 고통뿐 아니라 생명의 위협으로 다가왔다. 여성이 없으면 남성도 유전자를 남길 수 없지 않은가. 결국 인간은 멸종할 것인가. 하지만 해결책을 찾았다.

여기서 잠깐 오해하지 말 것은 사실 해결책은 인간이 찾은 게 아니라 돌연변이에 의해(이것을 ‘소(小)진화’ 라고 한다) 문제가 해결된 개체를 자연이 선택한 것이고 이들의 후손이 오늘날까지 살아남았다는 것이다. 편의상이 인간이 해결했다고 한 것이다.

인간의 여성은 발육이 덜 된 상태 즉, 뇌가 커지기 전에 일찌감치 태아를 외부에 내보내기로 한 것이다. 다른 포유류들의 출산 장면을 보자. 커다란 송아지가 어미 뱃속에서 나와 얼마 안 있다가 자기 힘으로 선다.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의 동물들은 적어도 태어난 지 1달 이내에 자기 힘으로 걷거나 날거나 하면서 최소한의 생존행위를 할 수 있다. 뱃속에서 어느 정도 키운 후에 출산했기 때문이다.

근데 인간을 보라. 1년이 돼야 겨우 아장아장, 그러면 뭐하나? 적어도 그 후 몇 년간 부모가 먹여주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하지 않은가. 이게 모두 비발육 상태의 출산의 결과다.

일단 이로써 위협받던 번식의 문제가 해결된 듯 보였다. 그런데 아뿔싸! 또 다른 커다란 장애가 먹구름처럼 덮쳐오기 시작했다. 비발육 상태의 출산으로 인해 엄마는 출산 후 적어도 2년간은 꼼짝없이 태아 키우기에 전념해야했다. 젖을 먹이고 주변의 위협들로 부터 애를 보호해야하니 엄마는 자신의 생존을 위한 활동을 할 수가 없었다. 번식을 해결하니 다시 생존이 위협받게 된 것이다. 아버지가 해주면 되지 않냐고?

다시 한 번 상기시키지만 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수십만 년 전의 아프리카 사바나의 모습이다. 아직 가족 개념이 형성되기 전이다. 남성들은 정자만 선사해주고 떠난다. 왜 꼭 아프리카 사바나인가는 시간이 되면 담 기회에 후벼보자. 좌우지간 또 다시 인간의 조상은 멸종할 수 있는 상황에 빠지게 됐다.

아! 그러나 우리의 어머니, 와이프들이 누구인가? 모두들 늘 집에서 당해보듯이 얼마나 대단한 존재들인가! 육신의 건강을 위해서 지하철 좌석 좁은 틈이라도 생기면 엉덩이를 밀어 넣고 편하게 집에 가시는 ‘아줌마 근성’은 아마 이때부터 진화하기 시작했으리라.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육체만 진화하는 것이 아니라, 본성, 정신 등도 진화의 산물이다.)

끈질긴 생명력의 우리의 조상 여성은 이 문제를 그때까지 지구상 어느 생명체도 시도하지 않았던 기발한 방식으로 이를 해결한다. 일단 생식기의 상태를 외부에서 확인할 수 없도록 감춘다. (야한 생각 하지마라. 학술적인 노가리다). 다른 포유류들을 관찰해보고 비교해보라. 그렇다고 포르노 너무 보지 마라.(난 정말로 연구에 대한 일념으로 이걸 보는데 마눌한테 걸려 맞아 죽을 뻔 했다). 이어 일년 중 특정한 시기가 아니라 시도 때도 없이(사실 시도 때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때는 이를 알아낼 수 없었으리라) 불특정 시기에 배란을 하고 이를 남성에게 감추기 시작한 것. 바로 연중무휴 발정기의 출발이고 바이아그라가 공전의 히트상품이 된 배경이다.

처음에는 다른 포유류처럼 우리의 조상 여성들도 자신이 언제 배란하는지 느꼈을 것이다. 다른 동물들의 암컷은 배란을 시작하면 어떤 방식으로든 ‘오빠’들에게 이를 알린다. 생식기의 색깔이 변하든가, 몸을 배배 꼬든가, 이상한 소리를 내던가, 갑자기 미친 듯이 뛰던가(치타가 이 경우 인데 왜 그런가는 담에 알려주마) 등등등.

그런데 우리 인간의 조상 여성 중 일부가 이같은 ‘나 한가해요’라는 상태를 알려주지 않기 시작했다. 그러다 자신도 뚜렷이 인지하지 못하는 쪽으로 진화했다.

일단 이같은 변종이 생기면 번식에 오히려 불리할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난 한가한데 오빠들이 관심을 두지 않으니까.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이게 바로 인간의 조상이 폭발적으로 번성하게 된 최대 발명품이 된다.

예나 지금이나 수컷들은 똑같은 모양이다. 왠지 튕기는 여성에 관심을 갖는 것 말이다.

상상의 나래를 펴 그때로 다시 가보자. 봄이 됐다. 모든 여성들이 생식기 근처의 칼라가 변하고 행동이 다소 ‘야시시’한데, 한 여성만이 아무 일 없는 듯 지낸다. 경험상 이 시기에는 뭔가 신호가 와야 되고 그래야 ‘오빠들’이 작업해야 되는데 말이다. ‘오빠들’도 뭔가 묵직해지고 있는데 말이다. 근데 그 여성이 왠지 우월한 유전자의 소유자라면...

골치 아파진다. 언제 들이밀어야 할지...

   

이를 설명하기 전에 진화가 어떤 과정으로 이뤄지는가를 알아보자. 내가 즐겨보는 미드 중에 '왕좌의 게임'이란 드라마가 있다. (조금 있으면 시즌 4가 시작된다. 정말 재밌다)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격인 스타크 영주가 자기가 모시는 왕의 아들에 대한 혈통을 의심하는 대목이 있다. 그 의심은 족보를 살펴보니 왕의 조상들은 모든 검은 머리인데 왕자만 금발인 것에서 나온다. 그 다음 줄거리는 알아서 살펴보시고...

그러나 이는 진화발생학적으로 보면 잘못된 의심이다. 금발이 탄생할 수 있다. '돌연변이'다. 우리는 단어가 주는 어감 때문에 '돌연변이'가 뭔가 잘못된 결과라고 인식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돌연변이는 아주 당연한 거다. 대부분의 생명체는 부모로 부터 반반씩 유전자를 물려받는다. 인간의 경우 2만개 정도다. 이때 부모의 유전자에 있는 유전정보가 2번의 복사과정을 거친다. 유정정보는 A,C,G,T 네 가지 염기의 조합(고딩 때가 생각나시나?)으로 이뤄진다. 인간의 유전자는 수천만 개의 염기로 구성된다.  그런데 복사과정에서 오류가 일어난다. A가 들어갈 자리에 C가 들어가기도 하고 염기가 없어지거나 2번 복사되기도 하고 순서가 바뀌기도 한다. 어떤 글을 베껴 쓰면 약간씩 오류가 생기지 않는가. 여러분 모두도 부모님의 유전자가 내려올 때 조금씩 바뀌어 있다. 평균 175개 정도의 오류가 생긴다.

그런데 왜 대부분 돌연변이가 생기지 않냐고? 다행히 수천만 개의 염기서열 중 실제로 우리 몸을 만드는 지시를 내리는 정보는 일부다. 많은 염기서열이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는다. 그럼 왜 그런 필요 없는 염기서열이 아직 남아있냐고? 그걸 설명하려면 너무 길다. 그러니까 그냥 그런 줄 알아라.좌우지간 이런 복사과정의 오류가 실제 유전정보에서 발생하는 것이 돌연변이다. 부모는 검은머리를 만들라는 유전자를 물려줬지만 복사과정에서 일부 염기에 오류가 생겨 금발로 만들 수가 있는 것이다. 몇 세대로 보면 드물지만 몇백만 년의 지질학적 시간으로 보면 아주 빈번하게 발생하는 거다.

진화에 관한 가상적인 예를 들어본다.

아주 검은 머리 인간이 살고 있던 원시시대에 금발 돌연변이가 발생했는데 빙하기가 찾아와 주위의 환경이 눈으로 덮이면 검은 머리 애들은 눈에 잘 띄어 맹수의 표적이 되기 쉽다. 금발의 자손이 증가할 것이다.(자연선택)

또 여성들이 금발 남성을 선호한다면(성선택), 자연 금발의 애들이 많이 돌아다닐 것이다. 이런 상황이 몇 만 년 지속된다면 이 지역 인간들의 머리 색깔은 금발 일색일 것이다.실제 이와 비슷한 상황이 300여 년 전 영국 런던에서 있었다. 도심에 살던 갈색 나방 중에서 검은색 돌연변이가 생겼다.(동물에서 흑색증은 아주 흔하다. 흑표범은 돌연변이다.) 산업혁명과 함께 도시의 대기와 건물들이 검은색으로 변하면서 숲이 우거진 자연환경에서의 보호색이었던 갈색은 눈에 잘 띄는 색이 됐다. 반면 검은색 나방은 천적인 새들이 잘 볼 수 없게 됐다. 수십년 만에 이 지역 나방의 색깔이 검은색으로 변했다. 이후 20세기 들어 환경보호의 여파로 도시 색깔이 다시 환해지자 이젠 검은색 나방들이 사라지고 다시 원위치로 가고 있다.

시간적 뿐 아니라 공간적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미국 애리조나 사막지대에 가면 몇만년 전에 화산의 분출로 형성된 검은색 현무암 암석지대가 있다. 사막지대에는 갈색쥐가, 암석 지대에는 검은색 쥐가 살고 있다. 이들은 똑같은 주머니 쥐 종이다.

자, 다시 인간의 발정기로 돌아오자. 인간 종으로 진화 전 우리의 조상들도 여타 동물들처럼 일정한 발정기에만 짝짓기를 했을 것이다. 때문에 남성들도 그 기간에만 집중적으로 여성을 공략했을 것이다. 그러나 여성들의 배란이 감춰지면서 이런 일정기간 동안의 공략은 수태성공률이 낮아지게 됐다. 동물들의 관찰해보면 알 수 있는데 짝짓기 행위는 현재의 인간만큼 그렇게 즐거운 것만은 아니었다.이중 한 남성의 쾌감인식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겨 남들 보다 기쁨을 만끽하게 됐다면 이 후의 프로세스는 금발머리의 확산 과정과 같다. 한번 방향을 잡은 진화는 걷잡을 수 없게 된다.

밝혀도 너어무나 밝혔던 한 남성의 존재가 인간의 오늘날을 좌우한 것이다. 하긴 우리 모두의 어머니는 별명이 '아프리카 이브'였던 한 여성이었던 것이 미토콘트리아 분석으로 밝혀졌으니. (세포의 미토콘드리아는 모계로만 유전된다.)

그러나 성에 대한 욕구가 이제 주객이 전도돼 번식은 내팽개치고 인간 생활 곳곳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출생률은 전 세계 최하위권이면서 성범죄가 극에 달하고 있는 한국이 이를 잘 증명하고 있다.

왜 그렇게 됐는지 다음 편에서 자세히 디벼보자. 아! 감질난다......

ps. 사진은 '왕좌의 게임'에 나오는 문제의 '금발 왕자'. 드라마 한번 보세요. 괜찮습니다. 픽션이지만 한 가지는 사실입니다. 영국의 북쪽에 세워진 장벽. 서기 2세기에 로마 황제 하드리아누스가 야만족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세워놓은 것입니다. 영국판 만리장성이죠.

황의준 (경영 80, 관악연대 부연대장, 각종문제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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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기사의견(4)
  황부연님의 다윈형님 시리즈 김종하 2014-05-12 20:37:33
연재가 필자의 목디스크 요양 관계로 잠정 연기되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빨리 쾌차하시길 기원합니다.
추천0 반대0
(76.XXX.XXX.131)
  디게 재밌는데 고정범 2014-04-02 09:58:12
댓글이 썰렁하네요... 수위가 좀 쎄서(19금) 그런가? 독자비하체에 보시는분들이 삐지신겨...ㅋ~
추천0 반대0
(108.XXX.XXX.22)
  현대판 다윈 강의 흥미 진진 워낭 2014-03-28 14:22:08
참 여러각종문제연구소장의 직함이 딱 어울립니다. 어제인가 복거일씨가 암치료를 거부하고 자전 소설을 냈다는데 그 인터뷰 중에 지식인들이라도 '한가한 걱정거리'를 안고 살아야 한다고, 그가 그렇게 살고 있다고 하던데...황부연이 그런 급이군요.가리고 튕기는 바람에 결국 요즘 사회가 어지럽게 되었군요.
추천0 반대0
(74.XXX.XXX.3)
  오~ 클라우디아 김종하 2014-03-27 21:59:00
진화 디벼보기, 점점 더 스릴 넘치는군요.^^
독자비하체는 쪼금 약해지는 거 같기도 하고요...ㅎ
다음편이 기대됩니다.
추천0 반대0
(107.XXX.XXX.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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