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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리 시도 때도 없이 왕성한 거야?
[황부연의 ‘베푸는’ 강연] 다윈 형님! 니가 갑이야 (2)
2014년 03월 12일 (수) 15:12:11 황의준 기자 acroeditor@gmail.com

<섹스, 그게 문제야! 2>
 
자! 그럼 '왜 인간만이 연중무휴의 발정기를 갖게됐는가?'에 대해 디벼보자.

모든 생명들은 자신의 유전자를 후대에 남겨야한다. 원하던 원하지 않든 '생존과 번식'은 우리의 숙명이다. 영국의 생물학자 리차드 도킨스(이 사람! 굿이다)는 생명체는 ‘유전자의 전달을 위한 로봇’이라고까지 주장한다. 결국 ‘생존’도 ‘번식’을 위한 과정일 뿐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의 몸은 ‘유전자 전달과 보존’에만 헌신하도록 진화됐다. 대개 인간은 40대 정도까지는 건강한 활력을 유지한다. 병이 생겨도 잘 치유된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갈수록 이른바 노화가 되면서 면역력도 떨어지고 생존이 버거워진다. 유전자의 입장에서 보면 효용가치가 없어진 것이다. 자손을 생산하고 갸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보호하는 역할이 끝나면 자연은 우리에게 더 이상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생존이야 혼자서 할 수 있지만 번식은 혼자 할 수 없다(일부 그렇지 않은 생명체도 있지만). 개미나 벌같이 2개 이상의 성을 가진 종도 일부 있지만 대개는 암컷과 수컷으로 나뉘어 자신의 유전자를 반반씩 합쳐 후세를 남긴다. 합치려면 만나야 되고 만나면 서로 '번식하자'는 공감대가 있어야 한다. 한쪽이 들이민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건 모두가 잘 알죠?

그런데 그게 쉽지 않다. 해서 자연의 선택은 일년 중 일정기간 일정 장소에 모여 서로 '짝짓기' 하는 것으로 진화했다. 일명 '발정기'다. 가장 효율적인 번식 방식이다.

인간도 이렇게 진화했다면 짝을 찾아 많은 시간을 허비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일년 중 ‘왠지 모르게 가슴이 쿵쿵 뛰는 시기’에만 집중하면 되니까. 성공률도 당연히 높았을 것이다. 상대방들도 ‘콩콩’ 뛰고 있을 테니까.

혹시 MBC 다큐멘터리 '남극의 눈물'을 보셨는가? 거기에 등장하는 황제펭귄을 보라. 일 년 중 가장 추운 때 그 우아한 다리(?)를 이끌고 먹을 것도 없는 가장 추운 남극대륙의 한복판으로 간다. 목적은 단 하나. 알 하나를 생산해서 천적이 없는 곳에서 자식이 홀로 생존할 때까지 키우기 위해서다. 이게 일 년에 단 한번이니까 가능하지, 연중무휴로 애를 생산하겠다고 하는 왕성한 성욕을 가졌으면 황제펭귄은 진작에 멸종했을 꺼다.

뱀장어의 번식 방식도 흥미롭다. 이들도 인간 이외 다른 동물과 같이 일 년 중 8~10월에만 '짝짓기'를 한다. 근데 이들의 합방 장소는 전 세계에서 단 2곳이다. 전 세계 강에 살고 있는 모든 뱀장어들은 초여름에 이동을 시작한다. 바다에서 살다 강에서 짝짓기를 하는 연어와 반대다. 태평양과 인도양으로 향하는 강에 살고 있는 애들은 필리핀 근처의 심해로, 대서양쪽의 애들은 카리브해의 심해로 모두 모인다. 그리고 거기서 한바탕 '유전자 합치기'를 한다. 그리고 태어난 뱀장어들은 부모가 살던 강으로 올라간다. 그러니까 세계 모든 뱀장어의 고향은 2군데 중 하나다. 왜 이럴까? 물론 진화적 이유가 있다. 그건 오늘의 주제에 벗어나니 담에 시간나면 후벼보자.

   

근데 왜 인간은 이런 효율적인 번식 방식을 버리고 365일 24시간 왕성한 성욕을 자랑하다 급기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매매춘이나 성범죄까지 저지르는 종이 됐을까? 그 원인을 거슬러 올라가면 인간이 먹이 사슬의 꼭대기로 발돋움하는 가운데 나온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다시 우리의 몸이 적응돼있는 수만년전의 아프리카 사바나로 떠나자. 그 시절 인간의 조상은 생명체의 먹이사슬 구조에서 위태로운 존재였다. 진화론자에 따르면 적어도 수십 차례 멸종 위기를 맞은 것으로 추정된다.

자그마한 체격에 날카로운 이빨이나 발톱도 없고 그렇다고 위험한 천적으로부터 효과적으로 도망갈 빠른 발도, 훌쩍 날아갈 날개도 없다. 잡아먹기 어렵게 몸에 가시도 딱딱한 피부도 없다. 나름대로 방어할 수 있는 뿔도 없다. 그런데 마침내 먹이사슬 구조에 최상위로 우뚝 섰다. 바로 직립보행과 커진 뇌로 인해. 손이 자유로워지고 똑똑해지면서 도구와 불을 사용하는 협력체를 구축한 인간들은 마침내 맘모스까지도 사냥할 수 있는 지구 최강의 전사가 된 것이다.

그러나 모든 면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는 것. 직립보행과 대형 뇌는 생존에는 엄청난 이득을 주었지만 번식에 있어서는 엄청난 재앙을 가져다 줬다. 우선 출산에 따른 위험이 멸종까지 불러오게 될 지경까지 됐다. 직립보행을 위해서는 골반이 좁아져야 한다. 네발 동물처럼 넓은 골반을 유지한 채로 뛰다가는 내장이 언제 빠져나올지 모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머리는 오히려 커졌다. 가뜩이나 좁아진 골반에 커다란 머리의 후손을 뽑아내다가 애도 엄마도 사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출산 중 사망이 발생하는 경우는 다른 동물 중엔 거의 없다.

아무리 먹이사슬 꼭대기 올라가 있으면 뭐하나? 생존에는 최강이지만 번식에는 가장 취약한 인간은 적응에 실패해 멸종한 공룡과 같은 상황에 몰렸다. 그러나 우리가 이렇게 현재에 살아있는데서 알 수 있듯 우리의 조상, 그중에서도 여성들이 이를 해결했다.

To be continued...

황의준 (경영 80, 관악연대 부연대장, 각종문제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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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기사의견(10)
  멋집니다! 이상희 2014-03-17 19:07:42
딱딱한 문체로만 접하던 주제를 이렇게 화끈하게(?) 정리해 주시니 혀를 내두르게 됩니다! 앞으로 계속 이렇듯 콕콕 찌르는 글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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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XXX.XXX.249)
  고수의 격찬에 황의준 2014-03-22 14:36:29
몸둘바를 모르겠음.
추천0 반대1
(50.XXX.XXX.66)
  여문연 오달 2014-03-15 08:28:48
옛날에 실제로 여문연 소장이라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어요.
여러가지문제 연구소
대통령감으로 최고

황부연께서 가장 본초적인 문제로 시작해서
여러가지 문제에 관해서
차근차근
설명/해결 부탁합니다.
추천0 반대0
(76.XXX.XXX.207)
  배워서 남주는 박변 2014-03-12 20:22:57
그래서 베푸는 황부연 님의 쓸데없는 지식 감읍하며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근데 각종문제에 밝으니 전문가 아닌가요? ㅋㅋ
추천0 반대0
(24.XXX.XXX.69)
  감읍하기엔 황의준 2014-03-14 21:38:03
아직 이름.
추천0 반대0
(71.XXX.XXX.24)
  기대됩니다. 김창욱 2014-03-12 11:12:39
140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를 섭렵하는 글이나 인류의 기록이 있는 역사 1만년 전까지 가는 글은 읽어봤는데 이글은 거의 생명체의 시작부터 근원을 살피는 글 같습니다. 연재이니 공이어디로 가는지 끝까지 보고.. 기대가 됩니다. 근데 각종문제전문가 라는 타이틀은 가능한 표현인가요? 각종분야중 일부를 전문화 한사람을 일반적으로 그분야의 전문가라 하는데.
추천0 반대0
(199.XXX.XXX.96)
  내맘대루 황의준 2014-03-14 21:34:15
정한거니까 이해하셈
추천0 반대0
(71.XXX.XXX.24)
  큰 머리 엉겅퀴 2014-03-12 08:56:08
생존에는 도움 될지 모르지만 번식에는 걸림돌인 큰 머리,
사바나 시절이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 게 없군요.
큰 머리로 자랑스럽게 만들어낸 악마의 핵기술은
눈 깜짝할 동안만 따뜻한 물 샤워하는 댓가로 지구 생명체
전체의 멸절을 가져올 10만년 짜리 죽음의 방사능을
무색무취무미무식하게 조용히 터뜨려 주니까요.

사바나 얘기는 이상희 교수님께 많이 들었는데
독자비하체로 들으니 새로운 맛이 있습니다.ㅋㅋ
추천0 반대0
(216.XXX.XXX.228)
  참. 아크로 잼나네 워낭 2014-03-11 22:31:29
이렇게 각종문제전문가님이 그동안 다뤄지지 않던 주제를 구녕구녕 쑤셔서 찾아내서 갈켜주고 웃겨주고 감동시켜주시니, 따봉. 황의준이란 사람이 매우 궁금해진다.
추천1 반대0
(97.XXX.XXX.5)
  나두 내가 궁금해 시작하다가 황의준 2014-03-14 21:36:30
여까정 왓네요
추천0 반대0
(71.XXX.XXX.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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