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9.10 월 18:29
> 뉴스 > 이렇게 생각한다
       
‘대박’의 환상에서 깨어나십시오
[정연진의 원코리아 이야기] 박근혜 대통령께 띄우는 편지
2014년 01월 10일 (금) 17:46:28 정연진 기자 acroeditor@gmail.com
정연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클릭!  

박근혜 대통령님,

취임 후 처음으로 가진 기자회견에서 통일분야 정책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특히 ‘한 마디로 통일은 대박이다’ 라는 대통령님의 표현이 나라 안팎에서 큰 반향을 낳고 있습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를 한 평생 부르다 부르다 지쳐버린 국내외 동포들은 이번 기자회견을  설레이는 마음으로 또는 착잡한 마음으로 지켜보았을 것입니다.

21세기 한국은 현재 중대한 기로에 서있습니다. 어느 나라보다도 빠르게 역동적으로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루었지만, 한국 사회는 그동안 누적된 수많은 사회 갈등이 표면으로 분출하여, 지역간, 세대간, 계층간의 대립이 곪아가고 있습니다. 극단으로 내몰려 삶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나날이 늘고 있습니다. 통일정책에 대해 세계 유일의 분단국이라는 서글픈 현실을 헤쳐나갈 수 있는 신통한 방안이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은  해외에서나 국내에서나 같은 심정일 것입니다. 

먼저 김대중 노무현 정부 이래 처음으로 남과 북이 힘을 합치면 잘 살 수 있다는 생각을 국민들이 들을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나 솔직히 ‘통일은 대박’이라고 말씀하신 것에 대해, 미주 동포로서 주위사람들에게 무어라 설명해야 할까, 고민이 되었습니다.

‘대박’은 영어로 직역하자면 ‘jackpot’인데 미국인들에게 잭팟이라는 말은 도박용어로 인식됩니다. ‘대한민국의 국가 정상이 남북관계를 카지노 게임하듯이 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을 수 있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대박 ‘jackpot’이라는 용어는 대한민국의 통일정책의 방향이 공익과 사익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우려까지 들게 하는 말입니다.

남북이 함께 할 수 있는 미래를 꿈꿀 수 있으려면, 서로에 대한 믿음을 기반으로 대화와 소통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믿습니다. 말은 마음의 표현입니다. 말은 상대를 움직이는 힘이자, 닫혔던 마음을 열고 어루만질 수 있는 보이지 않는 도구입니다. 어떠한 용어를 쓰느냐에 따라 상대에게 믿음과 협력을 끌어낼 수도 그렇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남북관계를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소통의 상대방인 북측에게 이해되고 소통될 수 있는 말을 쓰는 것이 기본일 것입니다. 남북 관계를 얘기할 때 마다 항상 거론하시는 ‘신뢰 프로세스’ 라는 말도 이번 기회에 깊이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신뢰’란 누구를 위한 신뢰를 말씀하시는 건지요, 남북 간의 신뢰인지, 아니면  한-미-일 동맹에 의해 북한 문제를 풀어나가겠다는, 주변국가로부터 받는 신뢰인지, 대화의 당사자인 북에서는 어떻게 들릴지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프로세스’ 라는 말도 대부분 국민들이 얼른 알아듣기 힘든 외국어 인데, 하물며 북녁동포들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말이라 보십니까.

통일된 나라에서 살아갈 사람들은 소수의 특권층 만이 아니라 절대 다수인 보통사람들 2천4백만 북한 동포와  5천만 남한 동포라는 사실을 한 순간도 잊지 마셨으면 합니다. 해외동포 포함 8천만 겨레가 함께 꿈꿀 수 있는 공동의 미래를 이야기 하려면, 이 땅의 주인인 민에 대한 신의와 존경이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말이어야 합니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는 일파만파.퍼져나갈 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이 땅의 풀뿌리 백성은 지난 20세기 참으로 힘든 고난의 세월을 견디어 내야 했습니다. 서구열강의 침략시대에 일제식민지로 전락하고 한국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또 분단과 함께 수많은 눈물과 한을 삼켜야 한 세월이었습니다. 1984년 갑오년 학정과 수탈에 견디지 못한 농민은 처음으로 세상을 향해 자신들이 주인이라 선포했고, 그 민이 주인이라는 깨어있는 의식은 대한민국의 역사 속에서 누누이 실현되었습니다. 2014년 갑오년. 우리는 세계를 향해 덩치 큰 나라의 횡포에 시달리지 않고 당당하고 떳떳하게 살아갈 통일 나라를 꿈꿉니다.  
대통령님, 이 한 장의 그림을 눈여겨 보아주시기 바랍니다. 일제의 사람사냥에 속수무책으로 끌려가 처절하게 능욕당하고 천신만고 살아 돌아와서도 인간답게 살 수 없었던 일본군성노예(위안부) 할머니들, 어찌 보면 우리 역사의 최대 피해자라 할 수 있는 위안부 피해자들도 남과 북이 하나의 나라가되는 모습을 꿈꾸었습니다. 이렇게 한 많은 분들도 꿈꾸던 통일인데, 우리가 이루어내지 못한다면 후손들에게 정말 너무나도 미안하고 부끄럽지 않겠는가, 생각합니다

   
2004년에 한많은 세월과 작별하신 고 김순덕 할머니가 직접 그린 그림입니다. [사진제공: 나눔의 집]

대통령님, 부탁드립니다. ‘대박’이라는 단기적 환상을 부추기지 마시고, 식민지와 분단의 오욕으로 얼룩진 20세기 과거사를 멋지게 한 판 뒤엎을 만한 ‘새로운 100년’ 비전의 꿈을 국민들과 함께 꿀 수 있기 바랍니다. ‘통일시대’를 열어갈 수 있다는 긍정과 희망이 우선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 국민들에게 먼저 통일에 대한 꿈과 희망을 불어넣는 것부터 시작하십시오. 

진정한 소통을 통해 국민들 마음속에 깊숙이 숨어있는 분단이라는 마음의 병부터 치유해야 합니다. 매사에 극단적인 대립과 반목, 투쟁 속에 화해와 타협을 찾지 못하는 한국사회…. 이것은 바로 분단이라는 이름의 병에서 기인합니다. 섬 아닌 섬이 되어버린 대한민국, 반쪽나라에 사는 사람들은 분단시대의 상처가 안으로 안으로 깊어져, 큰 그릇의 사고가 막혀있습니다. 새해에는 ‘분단이라는 마음의 병’부터 치유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소통 훈련을 더 쌓았으면 하고, 대통령께서 모범을 보이시길 부탁드립니다.

남북이 국제무대에서 공동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이슈부터 협력해 나간다면 남북이 앞으로 함께 살아갈 ‘운명공동체’라는 동질감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운명공동체라는 정체성을 회복하고 하고 거기에서 더 나아가 세계와 함께 하는 비전 공동체로 나아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덕흥리 고분, 견우 직녀도, 우리 아이들 손잡고 북에 직접 가서 볼 수 있는 날이 빨리 올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AOK(Action for One Korea)는 전 지구촌이 통일코리아를 지지하고 성원할 수 있도록 보통 사람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통일 시대를 앞당기겠다는 염원으로 시작한 시민운동입니다. 지난 며칠 수렴한 국내외 AOK 회원들의 의견을 가감 없이 전달합니다. 앞으로 국정에 참고하시면 고맙겠습니다.
 
[AOK 국내외 회원들의 의견은 여기를 클릭하면 보실 수 있습니다] http://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05620
 
마지막으로, 첫 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 대통령 화두에 의해 우리 국민들도 긴 잠에서 깨어나길 바랍니다. 그동안 대화가 되지 않았던 진보와 보수가 이제 우리 겨레의 백년대계인 통일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공동의 미래를 논의하는 대화의 장을 열어나가는 성숙한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길 원합니다.

대한민국 사회가 갈등을 극복하고 소통과 화합의 길로 전진하는데, 해외동포들이 기여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럴 수 있을 때 남북의 화합도 얻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캘리포니아의 장구한 해안에 펼쳐진 ‘무한한 가능성’을 대통령과 우리 국민들께 새해 선물로 드립니다.

   

2014년 1월8일, 로스앤젤레스에서
AOK(Action for One Korea) 대표 실행위원
정연진 드림
(서양사 81)

글쓴이는:

80년대초반 서울대 서양사학과에 입학했으나 당시의 암울한 시대적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역사를 바꿀 힘을 기르겠다는 각오로 한국을 떠났다. 미국에서 USC, UCLA 에서 역사학을 수학하며 ‘영국민중항쟁사'를 전공했다. 1999년부터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가 엄청남에 충격을 받고 ‘잊혀진 홀로코스트’, 강제동원피해자, 일본군성노예(‘위안부')의 진실을 국제무대에 알리는 일에 뛰어들었다. 일본기업, 일본정부를 상대로한 미국법정에서의 소송 활동에 이어, 2005년 일본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진출 저지를 위한 전 세계 인터넷서명운동을 중국계 단체들과 연대하여 전개, 4천2백만의 서명을 받아 유엔에 제출했다. 2008년 한국의 문화적 잠재력과 할리우드 커뮤니티를 연결하는 ‘디지털 한류 전도사’로의 역할을 했다. 미 최 정상급 컨퍼런스 ‘디지털 할리우드’에 최초로 코리아 프로그램을 만들어 한류 문화운동에 앞장섰다. 역사 이슈 관련 활동, 한류 문화운동에서의 국제무대 인맥과 경험을 기반으로 세계무대에서 당당하게 우뚝 설 통일코리아의 미래를 위해 Action for One Korea 운동을 시작했다.

ⓒ 아크로폴리스타임스(http://www.acropolistime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의견쓰기
이름 비밀번호
제목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현재 0 byte/최대 400byte)
전체기사의견(8)
  무제 문병길 2014-02-11 23:19:20
통일을 말함에 '대박'이 튀어 나오는것은 '대통령 못 해 먹겠다'에 버금가는 막말입니다.
통일이나 대통령이 '횡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추천1 반대1
(75.XXX.XXX.168)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지만.... 이종호 2014-01-12 08:25:03
아무도 잘 하지 않으려 하는 일, 늘 자청하고 앞장서는 연진님이십니다. 역사 수레바퀴는 늘 이렇게 바꾸고자 하는 소수의 사람들에 의해 굴러가고....대다수 사람들은 그 수레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그때서야 편승하는 것이 또 세상이지요. 소소한 일상에서 삶의 재미와 의미를 찾으며 사는 대다수 사람들에게 불편한 진실을 일깨우는 매서운 죽비이자 생각 거리를 던져주는 화두같은 글....늘 감사합니다.
추천1 반대1
(71.XXX.XXX.53)
  느낌표 백만개!! 정연진 2014-01-13 22:02:42
느낌표 백만개~~~~~~!!!!!!!!!!!!!!!!
추천1 반대1
(162.XXX.XXX.172)
  받아야할 사람 읽어야할 사람에게 제대로 전달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변변 2014-01-10 07:58:18
Address: 1 Sejongno, Jongno-gu, Seoul, South Korea
Phone:+82 2-730-5800
이리로 보내시면 되겠습니다. 저도 옛날에 이쪽으로 전화를 해보았는데 의외로 쉽게 친절하게 전화를 받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추천1 반대1
(71.XXX.XXX.145)
  받아야할 사람 읽어야할 사람에게 제대로 전달 정연진 2014-01-11 07:42:07
고맙다, 우진아.

새해는 원코리아운동 같이 하기 !!!!
추천1 반대1
(71.XXX.XXX.178)
  step by step 이병철 2014-01-10 07:56:41
읽고 나니 찡해진다. 유익한 글 고마와.
추천1 반대1
(139.XXX.XXX.150)
  와, 인도네시아에서 !!! 정연진 2014-01-11 07:43:07
병칠이 목소리 들으니 억수로 반갑네 @@@ 니 밥 잘 묵고 사나?
추천1 반대1
(71.XXX.XXX.178)
  진정한 소통은 김종하 2014-01-10 00:55:18
서로 다른 생각이라도 마음을 열고 귀담아 듣는 것이겠지요.
이 편지는 필자가 통일뉴스에 연재하고 있는 글을 아크로에 보내오신 것입니다.
추천1 반대1
(107.XXX.XXX.123)
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3600 Wilshire Blvd., #1214 LA, CA, 90010, USA|Tel 1-818-744-100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경훈
Copyright since 2009 by The Acropolis Time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Editor@acropolis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