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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낼 것 모두 떨고, 잘 가거라”
[송호찬 시인 특별기고] 2012년 송년시
2012년 12월 30일 (일) 16:44:48 송호찬 기자 acroedito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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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잘 가거라.
이제 몇 남지 않은 자식들 데리고
저물어 가는 길 부지런히
잘 가거라

부둥켜안고 살았는데
어디 환한 날이 없었으랴
웃음소리 들리지 않았으랴
그래도 또렷이 떠오르는
엎어져 안개비에 젖던 날
살얼음 걷던 날

이제 잘 가거라
떨어낼 것들 모두 떨고
말릴 것들 모두 말리어
쭈글쭈글해진 대추 알 같은
그 안쪽 단단한 씨앗 같은
기억 하나 묻어 두면 될 일인데

다시 못 만난다 생각 말고
뒤 돌아볼 생각 말고
잘 가거라

새로 맞이하여
거두며 살아야 할
올망졸망한 날들
고샅길로 접어드니

잘 가거라
어두워지는 길 잘 살피어
저 너머로
잘 가거라

-송호찬 (기계설계 80, 변리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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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기사의견(9)
  날들 날들 엉겅퀴 2013-01-01 11:45:51
날 버리고 가는 날들
날 바라고 오는 날들

내가 버려온 날들
내가 벼려온 날들

귀는 고샅길 쪽에 기울어도
눈길은 저 너머에 머무네요.
추천0 반대0
(108.XXX.XXX.64)
  제가....... 송호찬 2012-12-31 17:03:08
신년 시 소개에서 주제 넘게도 깨어 있는 한 해가 되자고 소망했는데, 지난 1년은 죽비 같은 한 해였습니다. 내년에는 좀 더 영그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고맙습니다. 내년에 또 뵙겠습니다.
추천0 반대0
(68.XXX.XXX.142)
  가는 해체까지 오달 2012-12-31 08:07:32
따듯한 인사를 하는 성시인님
마음이 참 훈훈합니다
추천0 반대0
(63.XXX.XXX.10)
  아이패드 자동 교정 기능 오달 2012-12-31 20:27:34
가는 해체까지 > 가는 해에까지
추천0 반대0
(97.XXX.XXX.0)
  교정 2 오달님 대신 2013-01-01 15:22:24
성 시인 --> 송 시인.
추천0 반대0
(75.XXX.XXX.166)
  그건 아이패드 오달 2013-01-01 17:53:45
탓은 아니네.
죄송
그렇다고 송시인님을 몰라보고 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추천0 반대0
(108.XXX.XXX.13)
  역쉬... 이경훈 2012-12-31 07:26:49
이경훈입니다. 형님....사는 것이 바빠서 아크로도 모른 체하고 이년을 살았는데...형님의 시를 읽고는...실은 제가 시를 모릅니다...태어나서 끝까지 읽은 시집은 박노해 시인의 <노동의 새벽>이 유일...오늘 형님의 시를 지금 대만에서 읽습니다...대만에 와 있거든요...그 복잡다단했던 감정을 이렇게 시인은 정리하는군요...조금 더 희망을 읽고, 내년에는 더 힘을 내야겠지요?...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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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XXX.XXX.95)
  [고샅길] 올해가 가기 전에 건진 월척입니다. 감사합니다. 변변 2012-12-31 06:57:22
잊혀져가는 혹은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우리말을 천착해서 알려주는 시인이야말로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될 존재입니다. 송 시인님, 올해도 건승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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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XXX.XXX.110)
  2012년 아크로 첫 글이 김종하 2012-12-30 23:52:59
송호찬 시인의 ‘새해, 나에게 쓰는 편지’ 시 소개였는데, 어느덧 한 해가 훌쩍 흘러 다시 송 시인님의 송년시로 마감을 하네요. 아크로의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올 한해 아크로를 아껴주시고 함께 해주신 모든 독자 여러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서로 ‘환한 웃음소리’만 기억하면서 ‘안쪽 단단한 씨앗’ 하나 안고, 새 각오로 새해를 새롭게 맞이했으면 합니다.
아크로 시민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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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XXX.XXX.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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