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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자신감 생긴 것 같다"
[워낭, 新북한을 가다]1. 비교적 자유로웠던 취재환경
2012년 11월 02일 (금) 23:56:56 이원영 기자 Editor@Acropolis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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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고려항공 여객기가 평양 외곽 순안공항에 착륙하기 직전의 모습. 대동강이 보인다.

   
비행기가 막 도착했을 때의 모습. 상당히 을씨년스러운 모습이다.

   
비행기에서 막 내려 슬금슬금 눈치를 보며 사진을 찍었다.

평양 순안 공항에 고려항공 여객기가 착륙한 순간 밖으로 비치는 을씨년스러운 모습처럼 나의 몸과 생각도 오그라들었다. 창가로 비치는 모습은 여느 국제공항과는 달리 휑 했다. 군인인지 근무자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정복 입은 사람들이 군데군데 정위치 해 있었다. 북한땅임을 실감했다. 일행은 내리자 마자 슬금슬금 눈치를 보며 고려항공 여객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정복 입은 이들이 흘깃흘깃 훔쳐 보기는 했지만 제지는 없었다. 속으로 '어라?' 했다.

사실 토론회 참석 차 왔지만 내심 기자로서 욕심이 더 컸다. 김정은 체제 이후 변모하는 북한을 생생하게 취재하고 싶었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이전에 북한을 방문했던 기자들이나 여타 방북 인사들의 말을 들어봐도 북한에서 사진을 자유롭게 찍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입국 심사장이 있는 자그마한 건물로 들어섰다. 새 청사를 짓는 동안 임시로 쓰고 있다고 했다. 건물 안쪽 벽 위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진이 나란히 걸려 있음을 보고 북한땅임을 실감했다. 일행들은 매 순간 첫 경험인지라(9명 중 5명이 첫 방북이다) 입국 수속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연신 셔터를 눌러댔다. 제지는 없었다. 이 정도라면 앞으로 기대 이상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겠구나. 다만 소지한 휴대폰을 모두 회수하고 출국할 때 돌려준다는 말에 엄연한 북의 현실을 다시 느꼈다.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는 시각 평양 시내 대동강변에 있는 숙소로 가는 길은 한국의 여느 중소도시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평양에서 가장 오래됐다는 평양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내 생애 가장 길었던 '북한에서의 8일'이 시작된 것이다.

공식 일정 사이사이 기자는 세상을 탐했다. 결혼식 피로연에 불쑥 들어가 구경하고 하객들과 사진도 찍었다. 책을 들고 차를 기다리는 학생들을 붙잡고 영어 공부를 왜 그렇게 열심히 하는지 물었다. 산삼을 사라며 몰래 우리들에게 접근한 강원도 출신 아이들에게 용돈을 쥐어주기도 했고, 선물가게 여종업원이 장사가 안돼 울쌍인 사연도 들었다. 사진을 함께 찍는 데도 크게 꺼려하지 않았다.

   
아침에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여중생들과 찰칵. 영어단어를 외고 있었다.스누피 가방도 눈길.


사진 때문에 해프닝도 있었다. 첫날 일행 중 한 명이 남루한 모습의 괴나리 봇짐을 지고 일터로 향하는 노인에게 카메라를 들이대자 노인이 "왜 찍냐"며 항의하기도 했다. 안내원이 약간 역정을 냈다. "우리 인민들도 모르는 사람이 사진 찍어대는 거 싫어한다 말입니다"며 양해를 구했다.

한 일행은 예전에 북측 인사들로부터 "재미동포 재미 없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고 했다. 북측 관계자는 동포들이 이상한 사진만 인터넷 같은 데 퍼뜨리는 바람에 노이로제가 걸렸다는 것이다. 균형있게 보도해달라는 주문도 덧붙인다.

한 북측 인사는 사석에서 "우리가 아직 평화시기에 있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아직 신뢰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모기장을 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이해해주셔야 합니다"고 했다. 뜻하지 않는 악선전에 활용될 것을 우려해 사진이나 주민 접촉 등을 누구에게나 자유롭게 허용하지 못한다는 얘기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진 촬영 주민들 인터뷰에 간섭이 거의 없었다. 안내원을 동행하지 않은 채 평양 시내를 다니기도 했다. 일행 중 이전에 방북 경험이 있는 이들조차 "이렇게 자유롭게 셔터를 누르고 북쪽 주민들과 거리낌 없이 얘기를 나눈 적은 처음"이라 했다. "북한이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예상과 달리 사진.인터뷰 취재가 비교적 자유로운 여건임을 확인하자 기자의 기대감은 한껏 부풀어 올랐다.

☞북한 입국까지북한 비자는 두 차례나 거부됐다. 북한이 떨떠름하게 생각하는 '조중동 신문' 기자라는 이유 때문인 듯했다. 나중에 들은 이유는 보수언론들의 '의도된 왜곡 보도'에 불쾌했던 경험 때문이란다. 통일 토론회에 중앙일보 기자가 참석하는 것은 여러모로 의미 있다고 북측에 설득해 어렵게 비자를 받았다. 2010년 천안함 사건 후 경색된 남북관계에서 의외란 반응이 많았다.

(*신문 연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신문에 보도된 것을 전재하면서 사진을 추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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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기사의견(17)
  서울 중앙일보에서 봤어요 홍헌표 2012-11-06 16:53:20
반가운 선배 얼굴. 근데 신문의 형식이라 이곳에 쓴 글만큼 재미나지 않더라구요. 신문기사 체도 확 바꿔야 함다. 크크크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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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XXX.XXX.221)
  헌표님! 글쟁이 눈은 못속이겠네 ㅋ 워낭 2012-11-06 17:46:18
미주판은 한 열 번 정도 쓸 계획이라서 에세이풍으로 풀어나가는 재미가 있는데 본국지는 딱 상하에 묶으라 해서 할 말은 많고, 지면은 좁고 ㅠㅠ. 그래도 중앙에서 그런 톤의 기사가 나갔다는 자체가 뉴스! 반가워. 건강도 잘 챙기고 있겠지.
추천0 반대0
(173.XXX.XXX.18)
  하하 웃으며 잘 지냅니다 홍헌표 2012-11-07 16:23:35
저야 늘 그렇게 잘 지냅니다. 요즘 책 마무리 하느라 좀 바쁘구요.. 눈으로 보는 것처럼 현장 이야기를 그대로 싣는게 독자에게 가장 잘 어필하는 기사겠지요 뭐. 여튼 새로운 체험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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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XXX.XXX.221)
  새로운 북한모습을 탐방사진과 함께 취재의글을 ! 김석두 2012-11-02 21:44:22
속시원하게 읽고나니 아침신문의 감격이 또다시 되살아납니다.무엇보다 10회에걸친 이원영기자의 "신북한 탐방 취재기사를 그대로"본국 중앙일보의 기사로 바로 연재되는지 궁금합니다.그래야만 남한 5천만 민족들로하여금 새로운인식으로르 하루속히남북한 통일의꿈을 실현하는데 박차를가할수있으리라 확신합니다.다음연재기사가기다려집니다.8일동안의북한탐방기간을통일초석의길을개척하기위해 얼마나 노고가크셨는지?..
추천1 반대0
(76.XXX.XXX.163)
  너무 과찬이십니다. 이원영 2012-11-02 22:15:23
대선 때문에 한국 중앙일보에 게재되기가 어려울 것이라 짐작했는데 그동안 워낙 남북이 서로 꽁꽁 얼어붙어 북한 취재 기사가 전무했던 점을 감안해 본지에도 쓰기로 했습니다. 미주판 만큼 장기연재는 아니지만 대선을 감안하면 그나마 비중있게 지면을 할애할 것으로 얘기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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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XXX.XXX.237)
  1991년도에는... 백정현 2012-11-02 14:34:16
오히려 자유롭게 사진찍을수 있었는데 99년도에는 안내원이 양해를 구하더군요 나쁜것만 찍어 가서 보여주면 어느나라인들 좋아할리가 있겠느냐고 ....반성했습니다 남한에도 달동네도있고 철거민촌도 있는데.....
추천1 반대1
(24.XXX.XXX.237)
  그 사람들 말로 노이로제가 걸렸다고 하더군요 이원영 2012-11-02 22:17:01
하도 북에 관한 스토리, 사진은 부정적인 것만 서방에 공개되는 바람에 자기들로서는 '모기장'을 치지 않을 수 없다고 하더군요.
추천0 반대0
(71.XXX.XXX.237)
  모기장을 친다는 것 자체 김성엽 2012-11-03 10:23:26
즉 부정적인 것이 공개되는 것에 대해 기본적으로 거부감을 갖고 있다는 것 자체가 체제가 자유롭지 못하다는 증거이지요. 같은 민족이라 하더라도 잘못된 체제는 잘못되었다고 계속 지적하고 개선이 이루어지도록 압력을 가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남한에 있는 달동네와 철거민촌 얘기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습니다.
추천3 반대0
(203.XXX.XXX.208)
  모든나라 와 민족이 각자 나름대로의... 백정현 2012-11-06 07:10:01
지난날과 현재의 사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너는 못살고 있으니 압력을 가해서 체재를 바꾸면 잘 살것 같습니까... 국제 상황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한반도 근대사를 좀더 연구하시기 바랍니다
추천2 반대1
(24.XXX.XXX.237)
  국제상황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한반도 근대사를 연구하라고 하시는데 김성엽 2012-11-09 04:48:02
백정현님은 많이 연구 하시고 글을 쓰셨는지요. 저는 말씀하신 것에 대해 전혀 연구 한 바는 없습니다만 못 살고 있으니 바꾸라고 압력을 가하라는 것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를 이루고 있는 구성원들의 가장 기본적인 생존권이 위협을 받는 체제를 세습적으로 계속 유지하는 것을 바꾸라고 압력을 가하라는 뜻입니다. 잘 못 이해하신 것 같습니다. 무엇을 더 연구하고 공부하라고 충고를 받을 상황이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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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XXX.XXX.226)
  새터민들은 과연... 김종윤 2012-11-03 22:22:24
기사들을 보고 어떤 이야기들을 할까 하는 궁금함이 생겼습니다...
LA에 탈북한 북한 동포들이 적지 않게 있다고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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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XXX.XXX.207)
  사진 좋고, 글 좋고... 김성수 2012-11-02 13:06:21
이 속도면 적어도 30회 연재? 기대 만빵!
추천1 반대0
(75.XXX.XXX.171)
  30회? 워낭 2012-11-02 22:17:55
그건 기자 양심에 반할 수가 있겠습니다. 양심이 허락하는 데까지만 쓰겠습니다.
추천0 반대0
(71.XXX.XXX.237)
  귀여운.. 엉겅퀴 2012-11-02 09:57:58
우리 아이들이 맞네요! 평화통일, 꼭 해야겠습니다.
추천2 반대0
(99.XXX.XXX.225)
  남녀노소 막론하고 워낭 2012-11-02 22:19:03
사진 찍자면 덜컥덜컥 찍는 이 사람들 참, 경계심이 없구나 하는 생각 했더랍니다. 우리 같으면 낯선 사람이 사진찍자면 안그럴텐데...
추천1 반대0
(71.XXX.XXX.237)
  글읽기에 이병철 2012-11-02 09:17:42
색다른 즐거움이 있네요. 재밌는 영화를 보는 듯 흥미가 땡깁니다. 앞으로도의 연재에 기대할께요.
추천1 반대0
(99.XXX.XXX.225)
  병철님은 워낭 2012-11-02 22:19:49
아크로에 댓글 단 것 중에서 이번이 가장 반듯하게 달았네요. 왜 그래요? 어디 아파요?
추천0 반대0
(71.XXX.XXX.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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