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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운명을 믿지 않았다. 그러나...
[곽샘의 오지탐험 제2탄] 시솽반나/라오스/태국 여행기를 시작하며
2012년 10월 08일 (월) 16:46:23 곽영을 기자 acroedito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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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을 선생님(영어교육 69)의 오지 탐험기, 사천성 이야기에 이은 2탄 시리즈로 중국 운남성 시솽반나/라오스/태국 여행기를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시솽반나’(西双版納)란 어떤 곳인가?

시솽반나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시솽반나가 어떤 곳인가를 간단히 언급하고자 한다. 한국의 행정구역은 "한국-충청남도-금산군"과 같은 체계로 되어있다. 중국의 경우, "중국-운남성-시솽반나주 - 징홍시" 과 같은 체계로 되어 있다. 다시 말하면 운남성과 "징홍시" 사이에 다른 행정구역 하나가 더 들어가 있는 셈이다. 왜냐하면 운남성 자체가 우리나라 면적보다 넓기 때문에 그 사이에 "주"를 하나 더 둔 것이다. 시솽반나주의 공식 명칭은 위의 지도에 나와 있듯이 "시솽반나 다이족 자치주"이다. 시솽반나주의  면적은 한국의 경상북도 정도의 크기다. 중국에서 유일한 열대지역으로 남쪽으로는 라오스와 미얀마와 경계를 이룬다. 그리고 시솽반나라고 일반적으로 말하지만, 내가 배운 중국어 발음으로는 "시슈앙반나"가 원음에 더 가깝다.

* * *

나는 본래 사주, 팔자, 운명, 숙명 따위를 믿지 않는 사람이다. 인간은 태어나면서 자유롭고, 그 자유를 어떻게 향유하여 인생을 보람되게 살 것인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자신에게 달려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국민교육 헌장에 나와 있듯, "성실한 마음과 튼튼한 몸으로,학문과 기술을 배우고 익히며,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을 계발하고,우리의 처지를 약진의 발판으로 삼아, 창조의 힘과 개척의 정신을 기르는 것"이 응당 내가 나아가야 할 길임은 조금도 의심하지 않고 살아왔다. 

그러나, 그러나, 내가 시솽반나의 어느 농촌에 태어났다고 치자. 아니 라오스의 어느 농촌에 태어났다고 치자. 그래도 그런 말이 입에서 나오겠는가? 학문과 기술을 어디서 배우고 익히며, 하루 종일 허리가 부러지도록 일해야 하는 처지에 무슨 놈의 소질을 계발하고, 무엇을 약진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것인가? 우리의 처지를 약진의 발판으로 삼는다? 첩첩 산중에 태어나 오로지 굶지 않기 위해 계단식 논을 만들 수밖에 없었던 그들에게 무슨 창조의 힘과 개척의 정신을 기대하겠나? 그들에게 필요했던 것은 논두렁을 쌓는 법을 연구하는 것이었으며, 개척의 정신이 아니라 개간의 정신이었을 것이다.

   

"我们的生活辛苦(워먼더 셩훠 신쿠: 우리의 생활은 고달퍼요)" 위엔양에서 우리를 계단식 논으로 안내했던 아주머니 운전사가 나에게 한 말이다. 남편은 병원에서 노무자 일을 하고, 자기는 운전수를 하면서 버는 돈으로 3명의 자식과 시어머니를 부양하는데 힘들다는 것이다. 그래도 내가 보기에는 그 정도면 괜찮은 돈벌이인 셈일 것이다. 뙤약볕 아래, 장갑도 끼지 않고, 3천장이나 되는 듯이 보이는 긴 머리카락 뭉퉁이를 등허리에 대고 벽돌을 주워 자동차에 싣는 아주머니를 보면서, 다 부서져 길에 내던져도 주워갈 사람이 없을 철제 대문을 샌드페이퍼로 닦아내고 페인트칠을 하는 아주머니의 땀방울을 보면서, 나는 운명은 존재한다고 믿었다. 그 운명이란, "모년 모월 모일 모시"에 태어난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어디에서 태어났느냐"라는 것이다.

더욱 내 심기를 불편하게 했던 것은 왜 여자들은 중노동을 하고 있고, 바로 그 길 옆에서 남자들은 장기나 바둑만 뒤고 있냐는 것이다. 복권이나 사서 득득 긁어보는 것이 남자들의 일인 듯 했다. 일은 아무나 하는 것이지 남녀를 따질 것은 아닐지 모르지만, 왜 그런지 나도 모르게 "승질"이 나는 것을 참느라고 혼났다.  이것은 점심 때 쯤 위엔양의 길거리를 한 시간 돌아다니면서 내가 보고 느낀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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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기사의견(7)
  정말 기대됩니다 김성수 2012-10-10 11:02:35
흥미진진...내 일생에 한 번 가보기 어려울 듯한 곳의 이야기. 정말 기대됩니다.
추천0 반대0
(75.XXX.XXX.127)
  다락논 엉겅퀴 2012-10-10 09:55:34
엄청난 노동력의 결과물일 다락논이 참 아름답네요.
노무자와 운전수로 일해야만 먹고 살 수 있나요?
농사 지을 땅이 없기 때문이겠지요... 아닌가?
추천1 반대0
(99.XXX.XXX.225)
  이제 좀 읽어볼까 했더니 박변 2012-10-09 21:49:14
왜 이렇게 짧게 만들었을까잉? 어쨌든 또 하나의 흥미진진한 여행기가 될 듯.
추천0 반대0
(24.XXX.XXX.69)
  따뜻하게 어루만지듯 김인종 2012-10-08 21:22:34
글이 사람에 대한 사랑으로 차 있습니다. 중국 남방오지의 희귀한 경험을 로스엔젤레스에서 누리게 해주시니 기대만땅.
추천2 반대0
(173.XXX.XXX.143)
  기대되네요 이병철 2012-10-08 10:19:34
앞으로의 여행기가 기대됩니다. 근데, 사주/팔자/운명/숙명이 있는 것 같은데, 우리 인간으로서 알 재주가 없는 것 같아요. 그냥 인간으로 태어났으니 인간적으로 사는 것이 가장 옳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추천0 반대0
(99.XXX.XXX.225)
  운명적인 오달 2012-10-08 10:13:24
여행에서 운명을 믿을 수 밖에.
사진 환상적입니다.
추천1 반대0
(108.XXX.XXX.72)
  시솽반나의 한 풍경 김종하 2012-10-08 00:00:03
바로 위 맨 마지막 사진. 뭔가 신비로운 분위기의 이 사진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을까요. 기대하시라...^^
추천0 반대0
(107.XXX.XXX.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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