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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는 빠져야 할 구덩이가 아니다
[삶과 영성] 오강남 교수 강연을 들어야 하는 이유
2012년 07월 06일 (금) 12:40:05 곽건용 기자 Editor@Acropolis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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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종교에 빠진 사람’이 있고 ‘종교에 빠진 사람을 시답지 않게 여기는 사람’이 있으며 또 ‘종교에 빠지지도 못하고 시답지 않게 여기지도 못하는 사람’이 있다고 본다면 지나치게 단순하게 본 걸까? 종교란 게 사람을 빠져들게 하는 측면이 있고, 빠져든 사람 눈에는 남이 잘 보이지 않는데, 그렇게 빠져든 모습이 남의 눈에는 볼썽사납기 그지없다. 그래서 명동 한복판에서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을 외치는 사람이 보는 사람 눈에는 볼썽사나운 추태지만 그렇게 외치는 사람에게는 목숨을 걸만한 일인 것이다. 종교에 빠지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종교가 시답지 않지도 않은 사람은 그 중간 어디쯤에서 곤혹스러워한다. 이런 상황에서 나는 ‘종교에 빠지지도 않고 그게 시답지 않지도 않으면서 곤혹스러워하지도 않을 수는 없을까?’라고 물어본다.

남을 알아야 나를 알 수 있다는 것이 세상의 이치라면 종교도 거기서 예외일 수는 없다. 그러려면 나와 남 중간에서 나와 남을 비교적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봐주는 사람도 필요하겠다. 그가 굳이 심판자일 필요는 없지만 말이다. 종교에서는 이 분야를 ‘비교종교학’이라고 부르고 이걸 연구하는 사람을 ‘비교종교학자’라고 부른다.

대학에 다닐 때 나는 종교학 과목을 여러 개 들었는데 그 중에 비교종교학 과목도 있었다. 내 기억에 그 강의는 기독교 교리가 사실은 전혀 독창적이지 않고 훨씬 이전부터 존재해온 이집트나 메소포타미아, 그리스 종교 및 신화에서 차용해온 것들이란 내용이었다. 말하지만 기독교는 독창적이지 않은 ‘거짓’과 ‘카피’로 가득 차 있다는 얘기였다. 학부 2, 3학년 때의 얕은 지식에다가 당시 내가 갖고 있던 상당히 보수적인 신앙 때문에 강의 내용에 적지 않게 분개했던 기억이 지금도 새롭다. 보나마나 성적도 시원치 않았을 거다.

지금 비교종교학 전문가들 중에는 그런 태도와 주장을 찾아보기 어렵다. 특정 종교전통을 높이거나 비하하는 게 그 학문의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비교종교학도 엄연한 학문이므로 어떤 특정한 가치를 드러내놓지는 않지만, 그래도 인류의 다양한 종교전통들이 대립하거나 싸우지 않고 열린 대화를 통해 나와 남을 더 잘 이해하고 공존과 협력의 길을 모색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그런데 안타깝기 그지없는 우리네 현실은, 세계 개신교 전체를 보면 분명히 그렇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한국 개신교, 특히 이곳 미주 한인사회의 개신교 현실은 ‘비교종교학’이란 학문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는 사실이다. 타종교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려 한다든지, 타종교와 대화한다든지, 더 나아가서 타종교에서 배운다든지 하는 시도를 노골적으로 ‘사탄의 일’로 보거나 아니면 ‘포용을 가장한 종교혼합주의’로 보고 있다. 한 15년쯤 전에 내가 목회하는 교회에서 불교 스님 두 분과 퀘이커교인 한 분, 그리고 가톨릭 신학자 한 분을 초청해서 종교 간의 대화 모임을 공개로 가진 적이 있었다. 그때 신문들에서 기사로 다뤄주어 이 모임이 한인사회에 제법 알려져 전화를 많이 받았다. 그 중에는 격려전화도 많았지만 항의전화도 적지 않았는데 후자의 대부분은 목사들에게 온 것이었다. 노골적인 비난과 ‘잘난 척 말라’ ‘포용적인 척 말라’ ‘포용과 양보라는 이름으로 기독교의 이름을 더럽히지 말라’ 등등. 그때 나는 ‘이들 목사들이 정말 교리적인 믿음 때문에 항의하는 걸까, 아니면 밥그릇 걱정 때문일까?’하는 의문을 가졌었다.

그로부터 15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동안 사람들의 종교에 대한 태도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분명 달라지긴 한 것 같다. 행사를 소개하고 안내장을 줄 때 사람들의 태도가 그때보다는 훨씬 부드러워졌고 심지어 공감함을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때는 직접 타종교를 수행하는 분들이었고 이번에는 비교종교학자여서 덜 ‘적대적’이 된 걸까? 그럴지도 모르지만 그때보다는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열린 대화와 토론을 통해서 서로를, 그리고 자신을 더 잘 알게 되기를 바래본다.

15년 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한국 종교계가 오강남 교수님이라는 훌륭한 스승을 얻었다는 점이겠다. 오 교수님은 사실 이전부터 꾸준히 활동해온 학자이지만 2001년에 출판된 ‘예수는 없다’로 세상에 널리 알려졌고 그 후로도 ‘세계종교 둘러보기’ ‘또 다른 예수’ ‘종교, 이제는 깨달음이다’ ‘종교, 심층을 보다’ 등 다수의 책을 내셨고 강연도 많이 다니시는 분이다. 우리 대학 종교학과 학부와 대학원을 나오셨고 지금은 떠났지만 고등학생 때까지는 독실한 제칠일안식일교회 교인이기도 했다. 그래서 기독교라는 종교를 안과 밖에서 보고 경험한 독특한 분이다.

대부분의 교회에서는 종교에 빠진 사람을 좋아하고 높이지만 종교는 빠져야 할 구덩이가 아니라 늘 돌아보고 검증하고 ‘업데이트’해야 하는 삶의 지침이다. 신앙에 빠져 있는 ‘광신’은 신앙의 과잉이 아니라 잘못된 신앙일 뿐이다. ‘나의 종교, 다시 본다’는 주제의 이번 강좌가 종교에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는 거기서 빠져나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었으면 좋겠다. 늘 자신을 돌아보지 않으면 위험해질 수 있는 게 종교임을 알게 됐으면 좋겠다.

한편 종교라는 현상은 분명 우리 인류가 오랫동안 소중히 간직해온 정신적 유산이므로 그걸 시답지 않은 눈으로 볼 이유는 없다고 본다. 시답지 않게 보이는 특정 종교인이 그 종교의 대표자는 아니다. 이번 강좌가 종교란 것이 얼마나 진지한 것인지를, 따라서 그렇게 시답지 않은 짓은 아님을 알 기회가 되기도 바란다. 마지막으로 종교에 빠지지도 못하고 시답지 않게 보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이번 강좌는 종교에 빠지지 않고도, 그리고 종교를 시답지 않게 보지 않고도 곤혹스러워할 필요 없이 꿋꿋이 내 길을 갈 수도 있다는 확신의 계기가 되기를 바래본다.

긴 얘기를 짧게 하면, 일단 한 번 와 보시란 얘기가 되겠다. 질문과 토론 시간 충분하고 어린아이도 돌봐드린다. 아, 그리고 여러분이 보시는 멋진 포스터는 공성식 동문 내외가 만들어준 것임을 밝히며 감사하는 바이다.

■비교종교학자 오강남 교수 초청 공개강좌
-20일(금) 7:30pm ‘21세기 종교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장소: 향린교회, 1130 Ruberta Ave. Glendale)
-21일(토) 7:30pm ‘종교, 심층에서 만나다’ (장소: 향린교회)
-22일(일) 1:00pm 설교와 즉문즉답 (장소: 새길교회, 221 S. 6th St. Burbank)

   

곽건용 (사회 78, 향린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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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기사의견(24)
  언젠가는 꼭 들어보고 싶은 강연 이정인 2012-07-19 10:13:56
을 준비해주셔서 역시나 했습니다. 아쉽게도 금요일은 못가고 토요일 저녁 향린교회 가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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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XXX.XXX.1)
  여름에 읽어야할 책 이상희 2012-07-10 12:36:37
아쉽군요... 제가 마침 여기 없을 때에 이렇게 유익한 강연이 있다니! 책 제목만 봐도 보통이 아닌 것 같네요. 이 여름에 읽어야겠습니다. 뜻깊은 자리를 마련하신 곽선배님께 감사드립니다.
추천0 반대0
(138.XXX.XXX.237)
  아쉽다.... 곽건용 2012-07-11 09:26:54
이번에 상희 후배를 꼭 보고 싶었는데.... 근데 어딜 가우?
추천0 반대0
(76.XXX.XXX.114)
  ㅠㅠㅠ 이상희 2012-07-11 12:32:54
넘의 두개골 들여다보러 미시간에 갑니다.... 영혼에 그다지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네요.
추천0 반대0
(138.XXX.XXX.74)
  유명한 오강남 교수님의 강좌를 ! 김삭두 2012-07-09 21:50:38
유명한 향린교회 곽건용 목사님이 이웃동네 버뱅크 새길교회와 합동으로 여신다니 성령의뜨거움을 벌써 느껴집니다! 가족은 물론 친구까지동행 하고싶습니다."나의종교,다시본다"는주제가 뜨겁게 세차게 정신 을 차리게 합니다.미주 한인사회의 타성적인 주일교회와 사찰로 참례 하는 신앙생활에 새로운 깨달음으로 예수님과부처님의 참된제자의 길로 나아갈수있는 성령의힘을 받게되기를 간구드립니다
추천0 반대0
(76.XXX.XXX.163)
  저희가 행사를 할 때마다 곽건용 2012-07-11 09:25:55
꼭 참석해 주셔서 저는 감격케 해주신 선배님, 이번에도 뵙게 되기를 바랍니다. 이런 행사가 많은 사람 관심을 끌었으면 좋겠습니다.
추천0 반대0
(76.XXX.XXX.114)
  우리의 심상을 적절히 집어내셨습니다. 박봉현 2012-07-07 05:52:58
오박사님 책을 뜻깊게 읽은 적이 있습니다. 한국에 가셔서 종교계를 태우셔야 할 분입니다. 멀리 있지만, 멋진 강연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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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XXX.XXX.98)
  멀리서까지 관심가져주셔서 곽건용 2012-07-07 09:40:33
고맙습니다. '종교계를 태운다???' 태운다고라??? 확 그냥 불을 싸지르라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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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XXX.XXX.9)
  정말 참석하고 싶은데... Kong 2012-07-06 22:28:17
하필이면 이때 한국을 방문하게 돼서 참석을 못 하네요.ㅠ.ㅠ 녹화해서 올려주실 걸 기대해 봅니다.

포스터 디자인은 100% 공마가 했는데, 저는 묻어가네요.^^
추천0 반대0
(99.XXX.XXX.69)
  아내가 한 것이 남편이 한 것이고..... 곽건용 2012-07-07 09:37:49
남편이 한 것은 남편이 한 것이고... ㅎㅎㅎ 보는 사람마다 좋다고 한 마디씩 하더이다. 쌩유.
추천0 반대0
(76.XXX.XXX.9)
  포스터가 첫눈에 상큼하더군요 양민 2012-07-07 07:17:25
이런 작품 드물어요..
추천0 반대0
(75.XXX.XXX.175)
  칭찬을 들으니... Kong 2012-07-07 08:41:19
제가 만들지는 않았지만, 감수한 사람으로서 흐뭇하네요.
철벅지 로고를 양민 선배님께서 만드셨다고 들었는데, 그거 정말 짱이예요. 정말 기발한 아이디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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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XXX.XXX.69)
  아니 이렇게 또 칭찬을 반사해 주시니... 양민 2012-07-13 01:39:58
감사하군요.. 아이디어는 제가 냈고요.. 디자인은 고정범 철벅지회장이 해 주셨지요..ㅋㅋ
정말 짱이지요? 이러면 쓰리쿳션 되겠네요...
추천0 반대0
(175.XXX.XXX.40)
  강좌 끝나고나면 곽건용 2012-07-07 09:39:07
두 분께 식사대접 할께요.
추천0 반대0
(76.XXX.XXX.9)
  훌륭한 강의 기대 곽영을 2012-07-06 20:07:30
예, 저도 "예수는 없다"는 읽어 보았습니다.
그분의 말씀에 공감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비록 서울이라 참석은 못 하지만
혹시 누군가가 "강의 요약"을 올려 놓으면 좋겠군요.
감사합니다.
추천0 반대0
(121.XXX.XXX.108)
  선배님 여행기 곽건용 2012-07-07 09:36:16
잘 읽고 있습니다. 아마 나중에 강의요약이나 녹음을 올릴 수 있을 겁니다. 관심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0 반대0
(76.XXX.XXX.9)
  꼭 참석하겠습니다 김성수 2012-07-06 17:43:28
종교지성인이어서가 아니고...그냥...재미있는 시간이 될 것 같아서.
추천0 반대0
(108.XXX.XXX.131)
  종교지성인이라..... 곽건용 2012-07-07 09:32:12
종교지성인이란 재미있는 걸 재미있게 즐기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데..... 재미있게 즐기면 되겠죠. 즐기며 배우는 거보다 더 좋은 게 어디 있을라구요.
추천0 반대0
(76.XXX.XXX.9)
  글쎄요 제 생각엔 양민 2012-07-06 14:46:41
많은 종교인들은 종교에 빠진 사람들이라기 보다는
종교에 빠진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과
종교에 빠지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 그리고
종교에 빠진 척 하는 사람들일 거라고 추측해봅니다.

다른 모든 것들이 그러 하듯이
종교에 빠진 사람은 실제로 빠지지 않은 사람들이거든요...
말이 되나?!!
추천0 반대0
(108.XXX.XXX.145)
  착각은.... 곽건용 2012-07-07 09:30:52
자기가 착각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한 착각이 아니죠. 어쨌든 말이 매우 잘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ㅎㅎㅎ
추천0 반대0
(76.XXX.XXX.9)
  놓치면 아쉬울 강연 김종하 2012-07-05 22:45:35
오강남 교수님이 캐나다 계실때 현지 한인 신문이 '예수는 없다'를 연재했다가 교회들의 항의와 불매운동으로 시끄러웠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오교수님 불교 입문도 읽고 싶네요.
추천0 반대0
(198.XXX.XXX.20)
  아마 여기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을 겁니다 곽건용 2012-07-06 09:38:49
어제 날짜 모 신문에 난 동성애에 대한 한 기자의 칼럼은 매우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 신문은 기사로 써줍사 청했는데 조용하네요. 내가 몇 주에 한 번 글도 쓰는 신문인데...
추천0 반대0
(76.XXX.XXX.9)
  오강남 교수님의 불교 입문 오달 2012-07-05 20:34:52
"이웃 종교로 읽는 불교" 이런 제목의 책으로 기억합니다.
제가 읽은 불교 입문서 중에서 가장 쏙쏙 들어오는 책이었습니다.
오교수님 강의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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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XXX.XXX.22)
  저도 엄청 기대됩니다 곽건용 2012-07-06 09:36:31
보통 학자들은 강의를 잘 못하는데(지루하죠 ^^) 이 분은 안 그렇습니다. 들으신 분도 계시겠지만 차분하면서도 재미가 있습니다.
추천0 반대0
(76.XXX.XXX.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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