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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에 재주가 없으시다구요?”
[워낭의 진맥세상] 글로 토해내면 ‘마음의 디톡스’ 효과 톡톡
2012년 05월 09일 (수) 12:07:09 이원영 기자 Editor@Acropolis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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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삿짐을 쌀 때마다, 가재도구들을 재배치할 때마다 문득 동작을 멈추고 한동안 만지작거리는 것이 있다. 학창 시절 썼던 일기장이다. 겉표지에는 '아무도 보면 안 됨'이라는 유치한 경고문까지 있어 혼자 웃게 만든다. 이사를 할 때마다 옷가지며 책이며 각종 잡동사니들을 눈 질끈 감고 버리는 연습을 해오고 있지만 도저히 버릴 수 없는 나의 애장품 1호다. 아마도 그 10여권의 노트들은 내 삶과 같이 하며 호젓한 추억 여행을 시켜줄 것이다.

또 하나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기자 초년병 시절 작성했던 기사 스크랩이다. 한창 왕성한 기자 정신으로 열심히 취재하고 수차례 다듬으며 완성했던 그 시절의 기사를 읽노라면 당시 나의 생각 환경 사회 분위기까지 흑백영화처럼 펼쳐져 신기롭다.

과거의 사진도 귀중한 것이련만 옛적 글을 대할 때와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지난 사진들은 그 순간 그 장소를 떠올려주는 한 점의 추억이라 한다면 글은 '그 때의 나'를 그려주는 한 폭의 그림 같다.

연애하던 내밀한 심경을 담은 글은 행여 누가 쉽게 읽을까 두려워 되지도 않는 영어로 써놓기도 했고 알량한 정의감으로 분이 차오를 때는 만년필촉이 벌어져 잉크가 쏟아지듯 휘갈긴 글을 남기기도 했다.

그때 그때의 감정에 따라 필체도 문체도 달라지는 것이 참으로 유치찬란했던 시절을 고스란히 담아놓고 있다.

지금은 글 쓰는 게 직업이 되어버렸지만 그 시절 오로지 혼자만의 사색을 위해 흰 공책 위에서 만년필을 맘껏 운전하던 전율의 순간을 지금도 그리워한다.

뜬금없이 일기 얘기를 꺼낸 것은 '글쓰기'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서다. 최근 중앙일보는 오렌지카운티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두 군데 글공부 모임을 소개한 바 있다. 한 곳은 '오렌지 글사랑 모임'이고 또 한 곳은 '사랑방 글샘터'다. 습작 글을 돌려 읽으며 품평하고 전문가를 초청해 기초적인 글쓰기 공부를 하고 있다.

두 모임을 취재한 기자들이 주목한 부분은 참가자들의 '행복감'이다. 올해 아흔 나이로 2년째 참석하고 있다는 신성철 옹의 얘기다.

"원래 작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대학서도 국문학을 전공했는데 사는 게 뭔지 글을 제대로 써보질 못했습니다. 죽을 날만 기다리는 신세였는데 글공부 모임에 나오면서 새 희망과 삶의 기쁨을 얻게 됐습니다."

어떤 이는 자식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를 모두 글로 토해내 수십년 쌓였던 멍에를 걷어낼 수 있었다고 했고 어떤 이는 생활의 활력을 찾으며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고 했다. 글을 쓰면서 감정이 정리돼 부부관계가 좋아졌다는 이도 있고 사물을 바라보는 안목이 넓어져 인생 자체가 풍요로워진 느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뇌가 활성화돼 치매 예방에 최고라는 데도 한목소리다.

'글로 토해낸다'는 표현은 빈말이 아니다. 가슴 속 응어리, 회한, 정리되지 않는 착잡한 감정 등은 글로 표현되면서 토해지거나 정화(디톡스)된다. 요즘 몸에 좋지 않은 것을 먹지 말고 몸에 축적된 나쁜 화학물들을 덜어내자는 '디톡스' 바람이 거세다. 영육으로 사는 인간인지라 육체의 디톡스 만큼 마음의 디톡스도 필요하지 않을까.

건강한 노인들이 할 일이 없이 맞닥뜨리는 장수시대는 고통이다. 글쓰기에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 지금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 중에 처음부터 재주가 있었던 사람은 없다. '나는 원래 글 쓰는 덴 재주가 없다'는 말은 아예 하지 마시길. (LA 중앙일보 칼럼 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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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기사의견(9)
  학창시절 10권의 일기노트와 초년병기자시절 기사스크랩을 ! 김석두 2012-05-11 19:06:02
애장품 1,2호로 간직하고 있으심에 경의를 드리고 싶습니다. 초지일관 육신과 영혼의 인간의 삶을 정화 시키는데 글쓰기로 마음의디톡스를 "워낭의진맥세상"칼럼으로 감동의글을 실어 주심에 공감하는 중앙일보 독자들을 산행에서 수없이 만났습니다.육신의 디톡스는 웰비식품, 보약섭취,각종운동으로 쉽게 접할수있으나 실천하기어려운 마음의 디톡스 효과를 제시한감동의글을 읽고 언행일치의 삶을어떻게살며글쓰기에 도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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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XXX.XXX.163)
  사랑방 글샘터 최용완 2012-05-09 22:32:40
글샘터에 오셔서 목마른 갈증을 풀어보십시요.
답답한 삶이 시원해집니다. 매주 수요일 아침 10시.
친구들과 가족에게 알려주십시요.
배우며 재미있고 글 잘쓰고 말 잘하는 재주꾼이 됩니다.
가든그로브와 비취길이 교차한 부근입니다. 714-892-9920
추천0 반대0
(68.XXX.XXX.118)
  가든그로브까지 안 가고도 홍선례 2012-05-09 23:57:52
목마른 갈증을 풀 순 없는지요?
아크로에서...
추천0 반대0
(76.XXX.XXX.31)
  얼마던지 있습니다. 2012-05-10 22:13:16
홍선례 공대 동문처럼 그림을 그린다던지 아음다운 선율 작곡을 한다던지 아니면 살짝
공과대학 발명처럼 연애를 한다더지.....
LA한인 타운에 얼마던지 있습니다.
추천0 반대0
(68.XXX.XXX.118)
  댓글 릴레이 놀이 해 볼까요? 댓글은 썬파워 2012-05-09 14:15:28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다".
.
오우 노우~~땡,,,!!


짬짜면이다!

딩동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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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XXX.XXX.16)
  인간은 이중적인 '짬짜면'이다, 그럴 듯 합니다만 대신 '꼴사나운 허수아비' 가 어떨까요? 에테르 2012-05-13 21:54:05
유전자결정론에 의하면 인간은 유전자에 파생된
'꼴사나운 허수아비' 로봇에 불과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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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XXX.XXX.182)
  ???? 박변 2012-05-09 21:49:17
난해하옵나이다. 풀어 주소서.
추천0 반대0
(24.XXX.XXX.69)
  "사람은 <육적>인 짜장면으로 만 살 수 없다, 에테르 2012-05-10 00:54:11
말씀이 우러난 <영적>인 짬뽕 국물과 조화를 이루어야 만 하는 운명을 지닌 유기체다"
뭐 이런해석이 아닐까 감히 떠올려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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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XXX.XXX.182)
  삶의 디톡스로서의 글쓰기 김종하 2012-05-08 23:49:28
'아크로'에 글쓰기를 강조하는 편집장의 외침으로 들립니다^^
추천0 반대0
(75.XXX.XXX.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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