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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오의 첫사랑은 OOO
[오달의 비타민 영어] 다시 읽는 셰익스피어
2012년 01월 26일 (목) 11:43:03 김지영 기자 Editor@Acropolis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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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오의 첫사랑 : Unrequited Love
줄리엣이 로미오를 차버렸다면, 로미오는 Jilted Lover
 

"내 아들, 그 놈 그렁거리는 눈물이 아침 이슬을 줄줄이 만들어 내고, 그 놈 한숨 쉬는 소리에 구름이 더 먹구름이 된다오. (crying tears that add drops to the morning dew and making a cloudy day cloudier with the sighs)"

몬태규(Montague)의 말이다. 몬태규, 로미오의 아버지. 로미오와 줄리엣 일막일장에 나오는 대사다. 로미오가 사랑에 빠진 것이다.

"사랑은 무겁고도 가볍고, 밝고도 어둡고, 뜨겁고도 차갑고, 아프면서 건강하고, 잠자면서 깨어있고... (Love is heavy and light, bright and dark), hot and cold, sick and healthy, asleep and awake...)" 로미오가 느끼는 사랑이다. (사족: 내 경험에 비추어 사랑에 대한 정의 중에서 최고.)

"사랑이란 사랑하는 자의 한숨에서 나오는 연기.  그 연기가 날라가면 사랑이 눈 속에 불을 지른다. 사랑이 이루어 지지 않으면 사랑하는 자의 눈물이 바다가 되네. 사랑의 다른 이름은 현명한 광기. 빨아 먹다가 목에 걸리는 달콤한 사탕알약. (Here's what love is: a smoke out of lover's sighs. When the smoke clears, love is a fire burning in your lover's eyes. If you frustrate love, you get an ocean made of lovers' tears. What else is love ? It is a wise form of madness.  It's a sweet lozenge that you choke on.)" 로미오의 사랑론 이 또한 심오하다. 

로미오와 줄리엣, 아직 일막 일장이다. 로미오의 첫 사랑, 당연히 줄리엣이겠지 ?

아니다. 로살린 (Rosaline)이라는 엉뚱한 여자다. 못 믿겠다고 --- 로미오와 줄리엣을 안 읽어봤다는 증거.

로미오의 첫 사랑은 unrequited love 였다. "unrequited love" --- 말도 못 붙여본 사랑, 대답이 없는 사랑. 오늘의 주제, frustrated love의 가장 약한 단계를 뜻한다. requite라는 단어는 repay, "되갚다"라는 뜻. unrequited는 "돌려받지 않은"이라는 뜻이다. unrequited love는 "일방적인 사랑" "반응이 없는 사랑" 이다.

"그녀는 어둠 속에서도 빛이 난다. 마치 아프리카 흑인의 뺨에 걸린 보석 귀걸이처럼.  그녀는 세상사람이기에는 너무 예쁘다. 너무 아름다워서 죽어서 묻힐 수 없는 여인이다. ... 내 가슴이 이 순간 전에도 사랑을 한 적이 있던가? [그랬다면] 내 눈이 거짓말장이이다. 오늘 밤 이 순간 전에는 참미인은 본 적이 없기 때문에. (She stands out against the darkness like a jeweled earring hanging against the cheek of an African. Her beauty is too good for this world; she's too beautiful to die and be buried.)"

로미오와 줄리엣, 일막오장. 위 일막일장과 같은 날 저녁이다. 로미오가 하는 말이다. 여기서 그녀는 줄리엣이다. 로살린은 무대에 등장하지도 않고 없어진 것이다.

로미오는 천부적 바람둥이이다. 몬테규가와 원수지간인 캐퓰렛(Capulet)가의 파티에 간다. 목숨을 걸고 거기에 간 것은 로살린이 온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 그러나 거기서 캐퓰렛의 딸 줄리엣을 본다.  그 순간 줄리엣과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연회장에서 대담하게 손을 잡고, 키스까지 한다. 그것도 두 번 씩이나. 로미오의 초 스피드 작업의 비밀을 알고 싶으면 로미오와 줄리엣을 한 번 읽어 보시길, 일막 오장에 나온다.

로미오의 사랑 상당히 육감적이다. "숫처녀, 그래서 그녀는 병색이 있어보이고 초록빛이다. 바보나 숫처녀로 남지. 동정 그런거 버려라. (Virginity makes her look sick and green. Only fools hold on to their virginity.  Let it go.)" 파티가 파한 다음에도 로미오는 카퓰렛의 집을 떠나지 못하고 숨어서 줄리엣의 침실 밑까지 간다. 거기서 해가 떠오른 것을 보면서 하는 독백이다. 여기서 "그녀 (her)"는 떠오르는 햇빛에 사그러드는 달을 말한다. 달을 빗대 하는 말이지만 플라토닉한 사랑과는 거리가 멀다.

   

 빈 자리가 있어야 사랑이 온다

싸리빗질 곱게 한 황토흙 마당

오동잎새 하나가 살포시 앉네

<글, 사진-오달>

 

그 날 밤 로미오와 줄리엣은 결혼한다. 하녀의 도움으로 줄 사다리를 놓고 줄리엣 방에 들어가서 일을 치른다.  "Bride and groom consummated the marriage." 그 말이 그 말이다. 삼막 4장과 5장 사이, 첫날밤을 치른 것이다.

"가신다고요 ? 아직 새벽에 오려면 멀었어요. 아직 새벽이 오려면 멀었어요. 두려워 마세요. 저 소리는 나이팅게일 소리, 종달새 소리가 아녜요. 밤마다 저 나이팅게일이 석류 나무에서 운답니다. 여보, 저 소리는 나이팅게일 소리라구요. (Are you going? It’s still a long time until daybreak. Don’t be afraid. That sound you heard was the nightingale, not the lark. Every night the nightingale chirps on that pomegranate-tree. Believe me, my love, it was the nightingale)"  아침이 오자 줄리엣이 떠나는 로미오를 애절하게 붙잡는다.

"나이팅게일 아니라구, 아침에 우는 새, 종달새 소리야. 여보야, 저기 동쪽에서 구름을 뚫고 나오는 빛은 무어란 말이야? 밤이 다 했서, 날이 밝는다고. 난 살아야해, 가야돼. 여기 있으면 죽는다고. (It was the lark, the bird that sings at dawn, not the nightingale. Look, my love, what are those streaks of light in the clouds parting in the east? Night is over, and day is coming. If I want to live, I must go. If I stay, I’ll die.)" 로미오의 대답이다.

로미오는 도망자이다. 결혼식 날 로미오가 줄리엣의 사촌을 죽인다. 그 난리 속에서도 로미오는 줄리엣의 방으로 몰래 들어온 것이다. 캐퓰릿 가 사람에게 잡히면 죽음이다. 그래서 로미오는 떠난다.

그 다음은 다 아는 이야기. 줄리엣은 죽은 것우로 보이기 위해 잠자는 약을 먹고, 로미오는 줄리엣이 진짜 죽은 줄 알고 자살을 하고, 로미오가 죽은 것을 안 줄리엣도 정말로 죽어 버리고...  로미오와 줄리엣은 그렇게 사랑이 아직도 황홀하기만 할 때 죽어 버린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결말은 행복한 비극이다. 그 이야기의 후편이 나온다면 그건 틀림없이 사랑이 깨지는 이야기일 것이다.

사랑 이야기는 불균형에서 시작한다. "낭만적인 사랑이란 뭔가 부족하고, 뭔가 가질 수 없고, 뭔가 몹시 갖고 싶은, 심리적-생리적 불균형 상태... (Romantic love is a need, a want, a craving, a homeostatic imbalance...) " 헬렌 피셔(Helen Fisher)라는 인류학자의 말이다.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들, 사랑이 깨지는 사람들의 뇌사진을 찍어서 사랑을 생리적, 화학적으로 이해하려는 연구로 유명한 여자다. 그 녀가 과학적 분석을 하기전에 세계 여러나라의 사랑을 주제로 한 시를 분석한 결과 얻은 결론이 "사랑은 불균형"이라는 것이다.

 사랑이 이루어지는 것은 두 사람이 필요하다. 사랑이 깨질 때는 하나로도 충분하다. 한 사람의 마음이 변하면 불균형이 생긴다. "마음은 기본적으로 동사다. (Mind is primarily verb.)"  피셔의 지론이다. 그래서 사랑이 깨지는 상황은, break, dump, jilt 등의 동사로 표현된다. break는 가장 일반적인 표현이다. dump는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쓰레기 통에 버리듯 던져버린다는 뜻.

jilt, 상대방에게 정을 주다가 갑자기 차버린다는 뜻이다. jilted lover, 그래서 더 불쌍한 사람이다.  unrequited love보다 훨씬 더 아픈 실연이다. 실연이 왜 그리 아플까 ?

피셔는 실연의 심리적 기제를 두 단계로 정의한다. 첫째 반응은 강력한 항의 (protest) --- 네가 나를 어떻게 차버리니? 이 단계에서는 역설적으로 jilted lover는 상대방에게 더 격렬한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뇌 사진을 찍어보면  처음 사랑에 빠질 때와 마찬가지로 도파민이 흠뻑 나온다고. 그 다음 단계는  포기 (resignation), 이 상태가 몹씨 아프고, 상대방을 격렬하게 미워하게 된다고. 피셔는 이렇게 상대방을 미워하게 되는 것은 빨리 희망없는 관계를 털고 다시 시작하라는 메시지라고. (...it[hatred] developed to enable jilted lovers to extricate themselves from dead-end love affairs and start again). 그래야 종족 보존의 가능상이 높아지니까.

오늘의 영어 : unrequited love
  jilted lover

* 로미오와 줄리엣 영어 원문은 No Fear Shakespeare 시리즈에서 인용,
   헬렌 피셔 인용은 Poetry (2011년 1월호) 와 NewScientist (2004년 2월 14일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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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기사의견(23)
  오히려 플라토닉하게 느껴지는 마르께스의 소설 이상대 2012-01-29 11:22:45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속의 사랑에서, 사랑이란 남녀가 서로 몸을 비벼데는데서만 오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의 곁에 있는 것 만으로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처럼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사랑에 대한 욕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닌것 같습니다. 이런 모양의 사랑이던 저런 모양의 사랑이던. 종교적 사랑도 포함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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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XXX.XXX.61)
  '행복한 비극' 이상희 2012-01-27 09:51:01
아직 황홀한 상태에서 죽었으니 행복한 비극이라는 글귀가 얼마전에 본 영화 "블루 발렌타인"의 불행한 비극 (서로 안 맞는 남녀가 결혼해서 점점 황홀한 콩깍지가 벗겨져가는 과정) 과 겹쳐 지나가네요...
추천0 반대0
(138.XXX.XXX.199)
  "블루 발렌타인" 오달 2012-01-27 20:05:27
anti-Romeo & Juliet, 예수님에 대한 적크리스토같은 이야기지요.
비극은 같이 있던 사람이 헤어지는 것이고
희극은 헤어져 있던 사람이 같이 만나는 결론이라고
어느 세익스피어 학자가 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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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XXX.XXX.113)
  로미오와 줄리엣의 나이가 auramon 2012-01-27 05:27:30
각각 16세, 14세 로 되어 있는 것으로 기억하는데, 맞습니까 ? 세익스피어 당시의 영국인들은 상상이 안갈 정도로 조숙했던 가봅니다 ? 고 1 짜리 바람둥이에 중 2 짜리 바람난 여자아이 ? 말이 안되는데요. 제 자식들이 아니기에 얼마나 다행인지요. 우리 애들은 나이가 차도 도무지 연애를 안해서 큰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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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XXX.XXX.60)
  오로몬님, 오달 2012-01-27 20:06:35
그 나이에도 알거 다 알어요
그리고 60이 넘어도 생각날거 다 생각나요.
추천0 반대0
(175.XXX.XXX.113)
  오로몬님, 오달 2012-01-27 20:06:33
그 나이에도 알거 다 알어요
그리고 60이 넘어도 생각날거 다 생각나요.
추천0 반대0
(175.XXX.XXX.113)
  ㅋㅋㅋ auramon 2012-01-28 21:18:59
선배님, 대단하십니다.
추천0 반대0
(67.XXX.XXX.60)
  OOO 은? 2012-01-27 01:36:50
로살린

시 사진 소설 사랑 낭만 과학

푹 빠졌다 갑니다...
추천0 반대0
(67.XXX.XXX.146)
  로미오 오달 2012-01-27 20:08:51
사실은 구미호의 동생입니다.
지고지순의 사랑보다
솔직한 사람의 사랑 이야기가 더 맴에 와닿네요.
추천0 반대0
(175.XXX.XXX.113)
  오만 감정을 동반하는 그런 사랑은 auramon 2012-01-26 16:37:16
젊음의 특징이 아닌가 합니다. 옛날 젊은 시절에는 독감 걸리듯 그런 감정에 빠지곤 했는데 이제 졸업한지 오래되어 편안합니다. 호르몬 작용에 의한 감정의 소용돌이... 돌이켜 보면 힘들었다는 느낌입니다. 문학, 예술을 하기에는 감성이 풍무한 젊은 나이가 좋겠고.. 지금 생각에,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우리 나이가 좋습니다. 영어 공부를 늘 시켜주시니 감사합니다.
추천0 반대0
(67.XXX.XXX.60)
  다시 오로몬님 오달 2012-01-27 20:10:39
이제 돌아와 거울앞에 서도
사랑에 관한한 졸업장은 없네요.
추천0 반대0
(175.XXX.XXX.113)
  육감적인 로미오의 사랑 김종하 2012-01-26 13:14:32
그 옛날 영화의 올리비아 핫세(Hussey 허시?)가 떠오르네요^^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불멸의 로맨스"라는 그들의 사랑에도 이런 측면이... 오달님만이 선사할 수 있는 보석같은 이야기.
추천0 반대0
(76.XXX.XXX.131)
  죽음도 갈라놓지 못하는 오달 2012-01-27 20:13:41
이유가 그 육감적인 교감 때문이지요.
추천0 반대0
(175.XXX.XXX.113)
  Shakespeare의 언어에 대해서 오달 2012-01-26 10:59:39
세익스피어가 한참 창작활동을 하던 때는 임진왜란 무렵입니다. 당시의 영어는 영국인에게도 당시의 우리말이 우리에게 생소하듯 어렵습니다. 위에 인용한 영어 원문은 세익스피어의 영어를 현대어로 고쳐놓은 것입니다. No Fear Shakespear 시리지 인터넷에서는 무료입니다. 책으로 사도 권단 6불 정도, 세선생의 원문과 나란히 편집을 해서 보기도 좋습니다.
추천0 반대0
(108.XXX.XXX.72)
  학부 때 김종하 2012-01-26 13:15:44
섹 선생 원전 읽으면서 머리 쥐어뜯던 기억이 있지만서두...^^ No Fear Shakespear 시리즈 읽고싶어지네요.
추천0 반대0
(76.XXX.XXX.131)
  No Fear Shakespear 하고 싶지만 이상대 2012-01-29 11:29:12
창을 들고 흔들어대시는 (Shake Spear) 분이라^^
추천0 반대0
(75.XXX.XXX.61)
  삽입된 시가 좋습니다, 박진임 2012-01-26 01:05:28
3줄이면 충분하군요. 그 심오함을 전달하는데...
추천0 반대0
(216.XXX.XXX.191)
  연습 단계입니다. 오달 2012-01-26 11:01:51
읽어 주시고 비평 부탁합니다. 하이꾸의 축약된 이미지, 시조의 음율, 좋아하지만 따라가기는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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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XXX.XXX.72)
  시조양식의 현대화 혹은 혁명 박진임 2012-01-26 23:09:45
이겠습니다. 주제를 먼저 던져놓고 묘사에 들어가는 오달님의 3장시. 시조는 전통적으로(아마 하이쿠도) 서경과 묘사, 그 다음에 서정(감정이입)이 주로이니까요. 김상옥의 구두 경우: 구두를 새로지어 딸에게 신겨주고, 저만치 가는양을 말없이 바라보다, 한 세상 사무치던 일도 저리쉽게 가겠네. (제가 좋아하는 시조입니다) 우리말도 재미있지요. 사무치게 미운 걸까요 사무치게 그리운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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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XXX.XXX.191)
  시조에 관한 좋은 책 오달 2012-01-27 20:15:40
소개해주세요. 서울에 있는 동안 책방에 들르겠습니다.
김상옥, 또 지난번 소개해준 제주도분 ?, 시조론? 이런책으로
이멜이나 페이스북 메시지로 보내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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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XXX.XXX.113)
  감사 오달 2012-01-28 18:12:19
소개 감사합니다. 교보문고에서 김상옥, 오세영 시조집을 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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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XXX.XXX.82)
  새로운 장르의 에세이를 개척하시고 계십니다 워낭 2012-01-25 21:39:59
시와 수필과 문학이 멋드러지게 어울리는 글입니다. 사랑의 두근거림을 다시 느끼게 해주는 감성 충만! 게다가 자작시까지. 자아 경지의 끝없는 확장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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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XXX.XXX.232)
  다시 끝없는 봄을 느낍니다. 오달 2012-01-26 11:03:39
그래서 옹알이를 다시 시작합니다.
추천0 반대0
(108.XXX.XXX.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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