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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나에게 쓰는 편지
[송호찬의 신년을 여는 시] 올 한 해 꼭 깨어 있으리라
2012년 01월 03일 (화) 10:05:49 송호찬 기자 Editor@Acropolis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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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편지를 써 본 일이 있나요? 그것도 나 자신에게. 아니면, 말을 걸어 본 적이 있나요? 나 자신에게. 쇠털 같이 많은 날을 지내며 총천연색의 여러 일을 겪습니다. 그렇게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을 즈음이면 스스로에게 무엇인가 전해주고 싶습니다. 손 내밀어 건네는 따뜻한 위로의 말일 수도 있습니다. 스스로를 돌보지 않았다는 회환의 전언일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눈빛 번득이는 결의일 수도 있습니다. 어느 것이나 좋습니다. 자신에게 말을 건네 보세요. 그것은 새해 첫날을 맞는 우리들의 특권입니다.

오늘은 이정록 시인의 "나에게 쓰는 편지"를 읽어 보겠습니다.


나에게 쓰는 편지
                            - 이정록

모나게 살자
샘이 솟는 곳
차고 맑은 모래처럼

모서리마다
빛나는 작은 칼날
찬물로 세수를 하며

서리 매운 새벽
샘이 솟는 곳
차고 맑은 모래처럼

<시집 "버드나무 껍질에 세들고 싶다" 중에서>

새해 첫날 나에게 편지를 보냅니다. 올 한 해는 꼭 깨어 있으라고. 지난날들을 어떻게 살았는지 묻지 않겠다고. 서리 매운 새벽, 찬물로 세수를 하며 깨어 있으라고. 차고 맑은 모래처럼. 남을 다칠 수 없지만 스스로에게 죽비가 되는 작은 칼날을 지니고 모나게 살라고. 모서리가 빛나도록 모래를 맑게 씻어줄 샘 하나 가슴에 간직하라고. 새해 첫날 나에게 말을 건넵니다.

스스로에게 편지를 쓰는 것은 바로 자신에게서 날아온 편지를 읽은 것입니다. 말을 건네는 것은 곧 마음 깊은 곳의 목소리를 듣는 것입니다. 깨어 있으라는 여러 차례의 성서 말씀도, 깨달음은 늘 깨어 있는 상태라는 법정스님의 전언도 경청하는 것입니다. 먼저 깨어 있음으로써 우리를 일깨워준 분들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올 한 해 깨어 있으렵니다. 샘이 솟는 곳 차고 맑은 모래처럼.

이정록 시인은 대전일보와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여 여러 권의 시집을 냈고 김수영 문학상과 김달진 문학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송호찬 (기계설계 80, 변리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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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기사의견(11)
  시원한 가르침 김성수 2012-01-03 11:17:51
2012년에는 깨어있겠다고 다짐합니다. 어제 Baldy 산에 시원한 물이 졸졸 흐르고 있더라구요. 산을 오르는 헉헉 내 숨소리 뒤에서 그 소리가 참 경쾌하게 들리던데... 새해에는 더욱 힘차게 움직여 보렵니다. 좋은 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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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XXX.XXX.16)
  새해 Baldy산에 오른 송호찬 2012-01-03 23:32:01
멋진 사진 잘 보았습니다. 그렇게 멋있게 2012년을 시작하다니...... 부럽습니다.
추천0 반대0
(68.XXX.XXX.206)
  부러워만 말고 이상대 2012-01-04 17:54:13
시작하면 되는데.. 발디산 정상에서 듣는 송시인의 멋진 시 낭송 및 해설 그것도 멋지겠다. 캬~! 함 잘 생각해 보세요..
추천0 반대0
(75.XXX.XXX.61)
  찬물로 세수하며 오달 2012-01-03 09:31:05
어린 시절 시골에서 제사 지낼 때
작은 또랑까지 걸어가서 얼음을 깨고
세수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쩡하는 차가운 소리, 그렇게 깨어 살라는 말씀,
감사합니다.
추천0 반대0
(108.XXX.XXX.72)
  저도 설날 하면 생각나는 것이 송호찬 2012-01-03 23:48:04
뒷꼍 우물을 길어 세수하던 것입니다. 섣달 그믐을 눈썹 센다고 비몽사몽 지내고 일어난 사촌 형제들이 우물을 길어 푸우푸우 세수를 하면 정월 초하루가 시작되었죠.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추천0 반대0
(68.XXX.XXX.206)
  새해에는 문법을 잘 지키면서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지켜질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변변 2012-01-03 08:34:31
문법이야말로 우리가 지켜야할 모든 법 중 최상위에 있습니다. 인간의 교양의 척도는 돈도 명예도 권력도 아니고 [문법] 입니다. 문법을 준수하는 시민이 많으면 선진국이고 강대국입니다. 문법을 지키는 사람은 문화와 오피니언의 리더가 될 자격이 있습니다. 매일 [오늘 나는 얼마나 많은 문법의 오류를 범했는가] 를 반성하면서 2012 년을 살 생각입니다. 문법을 위해서 깨어있겠습니다. 좋은 시 정말이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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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XXX.XXX.110)
  생각이 잘 미치지 않는 송호찬 2012-01-03 23:43:57
아주 의미 있는 생각을 하셨네요. 말씀하신 문법이 한글 맞춤법을 가리키는 것이지 모르겠지만, 저는 여기에 자주 갑니다. http://speller.cs.pusan.ac.kr/ 틀린 문장을 고치면서 더 많이 배우는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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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XXX.XXX.206)
  깨어 있으라는 분명한 단어가 머리에 콱 박힙니다. 이원영 2012-01-03 07:38:33
막연하게 새해에는 달라야지 하는데 깨어있는 하루하루가 되도록 산다면 올해는 뭔가 달라지겠죠. 조는 듯, 비몽사몽간에 지나쳐 버리는 시간이 되지 않도록 해야 겠다는 교훈을 얻습니다. 송 시인님도 새해 더욱 만족스런 시간이 되길 빕니다.
추천0 반대0
(71.XXX.XXX.232)
  글쓴 덕분에 송호찬 2012-01-03 23:51:09
더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의미를 찬찬히 생각해 본 것 같습니다. 기회를 주신 데에 대해 감사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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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XXX.XXX.206)
  새해를 맞아 김종하 2012-01-02 19:43:04
정신이 번쩍 들게하는 시를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올 한 해 나를 돌아보면서 건강하게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호찬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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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XXX.XXX.235)
  건강하고 평화로운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송호찬 2012-01-02 22:45:18
이렇게 2012년 첫글로 올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종하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아크로 모든 분들께도 새해 인사를 드립니다. 건강하고 평화로운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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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XXX.XXX.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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