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1 금 18:48
> 뉴스 > 이렇게 생각한다
       
또 하나의 내가 자란다고?
[이종호의 풍향계] 코요테 복제, 그 이후를 우려한다
2011년 10월 26일 (수) 14:24:28 이종호 기자 Editor@Acropolistimes.com
이종호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클릭!  

황우석 박사가 뉴스의 중심에 다시 섰다. 2005년 줄기세포 논문 조작 파동을 겪었던 그가 지난 17일 코요테의 체세포 핵을 개의 난자에 이식하는 방법으로 코요테 암수 8마리를 복제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개와 코요테는 비슷하지만 종(種)이 다르다. 이런 이종(異種) 간 복제는 전에도 산양과 양 사이에 있긴 했지만 코요테와 개 사이에서는 황 박사가 세계 처음이라고 한다. 황 박사팀은 나아가 종보다 상위 분류 항목인 속(屬)이 다른 동물간의 복제도 연구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만약 이런 이속(異屬) 간 복제까지 성공한다면 코끼리를 통해 멸종된 매머드까지도 되살릴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이쯤 되면 불편하지만 다시 인간 복제 얘기를 꺼낼 수밖에 없다. 이론적으로는 이미 복제인간이 충분히 가능한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이 과학계의 시각이다. 신의 영역인 줄로만 알았던 생명조작 기술이 인간의 손으로 조금씩 넘어오면서 이젠 더 이상 넘지 말아야 할 선까지 넘보는 형국이 된 것이다.

남은 것은 신학적 윤리적 문제 뿐이다. 논란은 1978년 영국에서 최초의 시험관 아기가 출생했을 때부터 예고됐었다. 1996년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포유류 최초의 복제 양 돌리가 탄생하면서 불안은 더 커졌다. 이후 여러 종류의 동물 복제에서도 드러났듯이 더 이상 성적(性的) 결합을 통하지 않고서도 새로운 생명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됨에 따라 복제 인간도 더이상 공상이 아닌 현실로 다가왔다.

2005년에 나온 마이클 베이 감독의 '아일랜드(The Island)'라는 영화가 있다. 영화는 인간 복제로 야기될 미래의 모습을 섬뜩하게 보여준다. 배경은 2019년 이식용 장기를 생산하는 생명공학업체는 장기를 구하지 못한 고객들의 DNA를 스캔해 복제인간(클론)을 만든다. 클론은 인공 자궁 속에서 급속히 성장하고 어느 정도가 되면 '원본 인간'의 기억까지 주입받는다. 복제인간은 적절한 운동과 최소한의 교육 정기적 건강 체크 등을 받으며 안정된 생활을 해 나간다. 그러다가 '원본'이 장기 이식을 필요로 하는 순간이 오면 하나 둘 아무 것도 모른 채 수술실로 끌려간다.

이 영화에서 복제인간은 완전한 사람이면서도 사람이 아니다. 장기 이식을 위해 사육되는 하나의 '제품'일 뿐이다. 그런 점에서 영화는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 윤리에 대해 묵직한 화두를 던진다. 동시에 어느 순간 불쑥 도래할지도 모르는 '불행한 사태' 앞에 철학과 신학이 아니 전 인류가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고민하게 만든다.

브레이크 없이 질주하는 생명공학을 제어할 윤리적 규범은 어떤 식으로든 정립되어야 한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다. 인간 복제 역시 아직은 반대쪽이 우세해 보인다. 하지만 일부 과학자들을 중심으로 인간 복제의 필요성이 조심스럽게 퍼져나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난치병 치료는 물론 불임부부나 동성애자 독신자 등 자신의 '유전적 2세'를 가질 수 없는 사람들에게 생명 잉태의 희소식을 전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것 등이 이유다.

그럼에도 황우석 박사의 코요테 복제 성공을 보는 마음은 반가움보다는 찜찜함이 더 크다. 동시에 '아일랜드' 영화처럼 정말 2019년 쯤에는 '복제인간 탄생'이라는 불편한 뉴스가 들려올 수도 있겠구나하는 불길한 예감까지 든다. 물론 그런 날이 온다 해도 '생명 현상은 오직 신에게 속한 것'이라는 지금의 믿음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이종호 (동양사 81, 언론인)  *이 글은 LA 중앙일보 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 아크로폴리스타임스(http://www.acropolistime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의견쓰기
이름 비밀번호
제목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현재 0 byte/최대 400byte)
전체기사의견(7)
  인간복제? 상상만해도 무서운 세상입니다 김석두 2011-10-31 20:03:13
어떻게 과학자가 신학을배우지않고 신앞에 도전할수 있을까? 성찰하게하는 글입니다 .항상 다양하고 새로운 분야를 규명하는명 칼럼니스트 입니다.중앙일보 애독자로써 매주 감동을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추천0 반대0
(68.XXX.XXX.140)
  신의 영역 이충섭 2011-10-27 08:22:37
거룩한 신을 위한 신의 스킨케어 나와바리라기 보단,
한계가 뚜렷한 인간들이 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만수무강과 안녕을 위해서 들어가지 말아야
하는 '에비~!' 구역이라 하는 게 맞겠죠.

인간복제에 대해 인간이 아는 거, 1%도 안 됩니다.
그 상태에서 인간들의 어리석음과 탐욕이 topping으로
얹히면 파국, 파멸, 멸종의 길로 갈 수도 있습니다.
자칭 신의 걸작품이란 인간들의 자살, 그게 바로
신성모독이죠.
추천0 반대0
(99.XXX.XXX.225)
  신의 영역인 줄로만 알았던 생명조작 기술 ? auramon 2011-10-26 13:46:27
이젠 더 이상 넘지 말아야 할 선까지 넘보는 형국이 된 것이다 ?
모든 것이 신의 영역인데 유독 생물체 조작만 single out 해서 사람이 해서는 안된다고 하는 주장은 지극히 임의적.자의적이고 비상식적인듯 합니다. 알고 보면 신의 영역이 인간의 영역입니다. 천동설을 주장하면 신을 모독한다고 생각하던 때가 엊그제 아닙니까.. 진화현상을 인정하면 창조설화에 어긋나기 때문에 과학을 아직도 외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추천0 반대1
(131.XXX.XXX.219)
  [카더라] 통신에 의하면 이미 이태리를 비롯한 몇몇 국가에서는 인간복제에 성공을 했다고 합니다. 변변 2011-10-26 04:05:48
윤리에 반하는 실험이라 발표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종호 동문의 우려처럼 인간이 신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 앞섭니다. 좀 다른 얘기지만 Cryogenics 를 창시한 에팅거 라는 사람은 9월 10일에 자신의 몸을 얼렸습니다. 한 50 년 후쯤에 태어나겠다는 가정 하에.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자신의 어머니, 부인 1호, 부인 2 호 모두 얼려놓았다는 사실. 50 년 후에 그들과 함께 깨어나면 과연 행복할까요?
추천1 반대0
(75.XXX.XXX.166)
  그런 날은... 홍선례 2011-10-25 23:44:47
복제인간 탄생이 이루어지는 날엔 세상은 온통 혼돈의 세계가 될지도 모르지요.
절대 그런 날은 오면 안 됩니다. 종호님 글, 잘 읽었습니다.
추천1 반대0
(76.XXX.XXX.118)
  본문과는 좀 다르지만 박변 2011-10-25 23:42:19
황박사의 그러한 발표 역시 그의 특유한 "뻥" 일 가능성이높다네요. 논문발표없는 언론 발표. 믿기힘든 매머드 재현(구하기도 거의 불가능에다 몃천년 알린 체세포가 손상되었을 것이고 게다가 녹이면). 마피이에게서 돈 주고 샀다는 검증없는 주장등. 황박사 발표보다는 좀 늦게 그런 날이오지 않을까요?
추천0 반대0
(174.XXX.XXX.29)
  칼럼 쓴 날은 이종호 2011-10-26 09:14:20
2011년 10월 19일이었습니다. 쓰고 난 다음날인가...'뻥' 이야기도 나오고 '과대 발표' 이야기도 나오더군요. 언론이 처음부터 제대로 검증은 않고 경기도와 황박사의 발표를 대서특필했다가 왠 일인지 뒤늦게 '악의적으로' 깎아내리는 듯한 보도태도도 이해가 잘 안되었습니다. 어쨌든 재주가 많은 황 박사지만 '전과'가 있으니 양치기 소년의 신세를 면하려면 더 자중하고 분발해야 할 것같습니다
추천0 반대0
(66.XXX.XXX.134)
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3600 Wilshire Blvd., #1214 LA, CA, 90010, USA|Tel 1-818-744-100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경훈
Copyright since 2009 by The Acropolis Time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Editor@acropolis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