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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요청 받고 30분간 펑펑 울었습니다"
[인터뷰]15기 LA평통 회장 맡은 수의대 최재현 동문
2011년 07월 18일 (월) 13:09:15 이원영 기자 Editor@Acropolis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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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현. 35년 전 이민 후 줄곧 수의사다. 올해 64세로 15기 LA평통 회장에 취임했다. 지난 달 평통회장에 임명됐다는 최종 통보를 영사관으로부터 전해들은 직후 그는 30분 동안 펑펑 울었다고 했다. 왜? 알 수없는 북받침이 밀려왔다고 했다. 원했던 걸 얻어서 나온 기쁨의 눈물은 분명 아니었다. 그는 ‘화합형’으로 통한다. 그래서 이런저런 단체장을 많이 맡았다. 감투에 대한 욕심 때문은 아니라고 했다. 봉사하고 싶어서 이런저런 단체 활동에 참여했는데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단다. 중동고 동창회 회장, 서울대동창회 부회장(수의대 66학번), 동부한인회 이사장, 재미한인수의사협회 회장, 충청향우회 회장 등을 지냈다. 7년째 인랜드ㆍ포모나 장학재단도 이끌고 있다. 평통 위원도 10년째다. 지난 회기에 교육ㆍ남북교류 부회장을 맡았다가 이번에 회장에 선임됐다. <대담=이원영 기자>
   
사진=중앙일보 백종춘 기자

 -평통에서 10년을 지내보니 그 조직이 어떻더라는 느낌이 있을텐데요.
 “평통위원들을 보면 각 분야에서 존경받고 성공한 분들이 많습니다. 이런저런 전ㆍ현직 단체장들도 많이 포함되어 있죠. 개성들이 강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역량있는 분들이 힘으로 모은다면 한인사회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회장으로서의 통합 리더십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본인이 그 적임자라고 생각하는지요.
 “자질이 부족한 사람이지만 그동안 많은 단체활동을 하면서 조직을 어떻게 이끌어야 한다는 나름대로의 철학이 생겼습니다. 회장이라는 타이틀을 떠나서 대화를 통해 조직을 통합하고 목표를 위해 힘을 모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그런 면에서 타한인단체에 모범이 되었으면 하는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조직의 통합을 위해 뭐가 가장 중요할까요.
 “결국 소통과 대화죠. 그래서 인내심을 갖고 여러 생각들을 경청할 겁니다. 그리고 다양한 의견들을 포용할 겁니다. 리더의 진정성을 보여준다면 평통의 단합에 어떤 역할을 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혹시 한국정치에 관심이 있는 건 아닌가요.
 “(손사래를 치며) 전혀, 전혀. 그럴 자격도 없고 욕심도 없어요. 그저 내가 마지막으로 한인사회에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맡았습니다.”
 
 최 회장은 서울대 수의학과를 졸업하고 육사에서 수의장교를 지내다 대위로 전역했다. 제대 후 가족이민으로 1976년 이민 온 그는 뉴저지 동물병원에서 4년간 근무하다 남가주로 이주, 줄곧 다이아몬드바에 살면서 치노에서 동물병원을 운영해왔다.

 -수의사 생활은 어떻습니까.
 “미국에서 수의사는 참 좋은 직업이라 생각돼요. 행운이죠. 어떤 면에서는 의사들보다 더 존경을 받는 직업으로 느껴집니다. 10년 된 고객이 있었는데 애지중지하던 애완견을 장례 치르는 날, 저도 참석했는데 20여명의 가족들이 모여서 그렇게 슬퍼하는 모습을 보고 미국인들의 동물 사랑을 실감한 적이 있습니다. 또 죽은 약혼녀가 분신처럼 건네준 햄스터가 암에 걸려 안락사 시켜달라고 가져온 청년이 있었는데 주사를 놓는 순간, 그 청년이 기절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에피소드를 말하자면 한도 끝도 없습니다.”

 -단체활동 하느라 비즈니스에 지장이 많겠습니다.
 “말도 못하죠. 나를 믿고 찾아오는 오래된 고객들에게 특히 미안하죠. 요새는 더 자리를 비우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그는 하루 15~20명 정도의 동물 환자를 받아왔는데 요즘은 그 절반도 보지 못한다고 한다. 충청향우회장을 맡았던 지난해에는 한 해 뛴 자동차 마일리지가 4만5000마일에 달한다고 하니 그 분주함을 이내 짐작할 만했다. 그는 작년 12월 평생 동반자 아내를 먼저 하늘나라로 보내야 했다. 로즈힐에서 열렸던 장례식에 조화만 80여개가 들어와 묘지 관계자들도 놀랐다고 한다. 그의 인맥을 설명해주는 부분이다.
 
 -평통 회장에 임명됐다는 말을 전해 듣고 펑펑 우셨다고 했는데 부인 생각 때문에….
 “(눈시울이 붉어지며) 그렇죠. 사실 작년 초에 아내에게 설암이 재발됐다는 진단을 받고 아내를 돕기 위해 모든 대외 활동(당시 충청향우회 회장)을 중단하겠노라고 아내에게 말했어요. 그동안 단체활동 한답시고 아내에게 이래저래 마음의 짐을 많이 주었었지요. 활동을 그만 두겠다고 했더니 충청향우회는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좋은 일을 하는 곳이니(본국 얼굴 화상 어린이들의 무료 수술을 지원하고 있다) 계속 하라고 하더군요. 그런 기억 때문인지 아내에게 미안했던 생각이 물밀듯이 몰려오면서 나도 모르게 그런 북받침이 있었나 봅니다.”

 -얘기를 좀 바꿔 보죠. 성격이 둥글둥글하고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타입이라고 알고 있는데 그래서 손해 본 것도 있죠?
 “(웃으며) 있죠. 그런데 어쩌겠어요. 원래 성격이 그런데….”
 
 -수의사들 돈도 많이 번다고 하던데요.
 “에이, 그냥 먹고 삽니다. 저는 뭐 투자하고 큰 돈 벌고 하는 그런 타입은 아닌 거 같습니다. 그냥 나이 들어서도 이렇게 할 일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있지요.”
 (그는 지금은 문 닫은 은행 두 곳에 100만 불 정도 투자했다가 날리기도 한 아픈 경험이 있어 이제 다시는 그런데 눈을 돌리지 않으려 한다고 했다.)
 
 -앞으로 평통을 어떻게 이끄실 건지.
 “우선은 평통위원 모두가 평통의 필요성에 대한 확고한 인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 위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강화하려 합니다. 또한 여러 한인단체와 교류를 활성화하고 동포사회를 위한 협력 방안도 모색할 겁니다.”
 
 -내년엔 재외국민 참정권도 있는데 평통이 정치 바람에 휘둘릴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일은 있어서도 안되고, 있을 수도 없을 겁니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정치적 중립은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본인의 인생관이라면.
 “뭐, 별 게 없고요. 그냥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죽을 때까지 열심히 일하자, 그런 겁니다. 작년에 아내를 잃은 후에는 더욱 욕심을 벗게 되더군요. 눈 앞의 작은 이해관계에 연연하지 말자고 다짐도 하고요. 천국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마음에 있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자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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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기사의견(6)
  최재현님 홍선례 2011-07-18 22:32:31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좋은 결실이 있으리라 믿습니다.
추천0 반대0
(75.XXX.XXX.145)
  선배님 이상대 2011-07-18 20:59:10
축하드립니다. 좋은 활동 기대합니다.
추천0 반대0
(75.XXX.XXX.239)
  축하 그리고 김지영 2011-07-18 10:24:54
보람있는 일을 하시길 바랍니다.
추천0 반대0
(108.XXX.XXX.72)
  단체장은 해본 사람만이 그 어려움을 압니다. 펑펑 울었다는 말씀듣고 저도 가슴이 아프군요. 변변 2011-07-18 06:52:55
미국에 사시는 한인들 중에는 단체장을 신뢰하지 않거나 비방하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또 실제로 자격이 없거나 거들먹거리는 단체장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체장을 맡아보면 일을 해보면 얼마나 힘든 것인지 비로소 알 수 있습니다. 최 선배님, 늘 건강하시고 열심히 일해주세요. 그래서 역시 [그 사람은 달랐다] 는 평가를 받으세요. 화이팅!
추천0 반대0
(67.XXX.XXX.106)
  한인 단체장의 전범 (典範)을 보여 주셨습니다 심흥근 2011-07-18 00:02:19
대담을 통해 과연 어떤 인물이 한인동포사회를 발전적으로 교화시키고 한민족의 염원인 평화통일을 앞당기기 위한 리더의 충분조건은 무엇인가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십수년을 동포사회를 위한 순수한 봉사활동의 이력, 사업을 충직히 해온 모범, 특별히 조직통합의 철학이었습니다. 진정한 구심이 되주실 것이라 기대합니다.
추천0 반대0
(75.XXX.XXX.182)
  그동안 해오신 것처럼 이원영 2011-07-17 22:41:47
잘 이끄실 것이라 믿습니다. 지난해 아픔을 겪으셨지만 그 고통으로 더 큰 세상을 얻으셨으라 믿습니다.
추천1 반대0
(71.XXX.XXX.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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