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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적 아름다움에 독특한 힘과 기운이
[서평] 김성우의 '돌아가는 배'를 읽고
2011년 04월 06일 (수) 01:36:45 박진임 기자 Editor@Acropolis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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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우 선생의 자서전 '돌아가는 배'를 읽고
   
책 표지.


아름다운 문장이란 무엇일까? '꽃은 피었다'와 '꽃이 피었다'의 차이를 두고 고민하는 김훈 작가의 문장을 나는 아름답다고 말한다. 말의 맛을 알고 가장 그럴듯한 말을 찾아 나서기 때문일 것이다. 낭만적인 것, 집착 뒤에 오는 허무를 과장되지 않게 그리는 시인이나 작가의 글을 아름답다고 나는 말한다. 정수자 시인이나 이우걸 시인의 시귀같은 것. 초기의 신경숙 소설가의 작품들에서는 아름다움이 소름끼치게 배어나온다. 엄마를 부탁해 이전의 작품들,..

김성우선생의 글들은 근자에 보기 드문 명문장으로 기억될 것이다. 그의 글은 문학하는 사람들의 갈고 닦은 문장의 아름다움에 더하여 독특한 힘과 기운을 느끼게 한다. 그 힘과 기운은 자신의 삶을 글로 부리는 비문학인의 글쓰기라는 것과 다양한 책읽기의 결과물인 해박함, 그리고 무엇보다도 경륜에서 나오는 것일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한 인간의 삶을 회상하는 것은 개인삶의 기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가 살아간 시대와 그 시대의 사회문화의 기록이기도 한 것이다. 이 책으로 인하여 우리는 미국의 헨리 아담스의 교육에 버금가는 한 지성인의 개인사를 보유하게 되었다.그가 아니었더라면, 그의 천재적인 기억력이 아니었다면 역사의 저 수평선 너머로 사라져가 버릴 수도 있는 일제 시대의 '공립 강습회'라는 이름의 초등교육과 통영과 부산,여수를 오가는 배들의 이름과 일본어로 씌어진 교과서의 나뭇꾼과 선녀 이야기를 어찌 복구할 수 있으랴.또 보도연맹 사건의 증언이나 전시 부산의 생명력은 어찌 확인할 수 있으랴.

 미당 서정주의 귀촉도에

'이승에선 못 뵈올 님이시라면'이 '은장도 푸른 날로 이냥 베어서'에 앞서 있다 저자 자신의 삭제로 사라져버린 것을 어찌 알 수 있었을까?

 가난한 시대, 그러나 그 시대를 그리면서 '가난은 정신적인 정장이었다'라고 말하는 저자의 목소리가 공허한 위로로 들리지 않는 것은 그가 살아낸 삶, 그 삶에 대한 대단한 통찰력이 줄줄이 배어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어떤 작가든 조금 글 잘 쓴다 싶으면 그만 상업화해서 멜로드라마 작가로 변질해버리는 우리 척박한 문단, 부끄러운줄 모르고 신변잡기를 늘어놓는 사이비지식인 사이에서 드물게 발견한 단단한 문장과 매력적인 삶의 주인공이었다.

눈이 내려 쌓인 영하의 서울, 공공 도서관에서 밤 늦는 줄 모르고 세시간을 쏟아 부었다.그리고 내일이라도 달려가고 싶었다. 동백꽃 피는 욕지도와 통영, 고성. 그리고 스위스의 레만호반에 위치한 화가 쿠르베의 고향 마을로.

그 지명들은 이제 지리상의 지명을 넘어서 나의 심상 지리에 남을 것이다. 돌아가는 배의 이미지와 함께...
 박진임(국문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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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기사의견(14)
  아니 어찌 이 책을 박진임 2011-04-13 13:35:11
저 혼자만 읽은 줄 알고 내키는대로 yes24에 서평으로 올린 글이었는데... 아크로 분들은 참! 언제 어찌 알고 이리 읽은 분들이 많으신가요. yes24에는 아직도 판매부수 아주 저조하고 서평도 제 것 하나인데. 문학전공이며 등단한 평론가라는 사실을 부끄럽게 만드는 대단한 아크로타임스입니다. 앞으로는 글 올리기 조심스럽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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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XXX.XXX.123)
  요새는 서울서 통영 가기가 무척 쉬워졌다던데 유병순 2011-04-06 18:35:59
그렇게 강한 Inspiration을 주는 책을 읽는 것은 참 즐겁지요. 좋은 책 소개 고맙슴다.

근데, 제가 갖고 있는 이멜 주소가 틀렸나봐요. 제가 지난 번 말씀드린거 메일을 보내드려야 하는데, 310-433-2507로 전화를 주시던지, 문자로 이멜을 찍어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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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XXX.XXX.220)
  '가난은 정신적인 정장이었다' auramon 2011-04-06 11:42:24
그렇다면 가난해지고 싶습니다. 우리 모두 가난해집시다. 정신적으로 높아지기 위해서...
추천0 반대0
(131.XXX.XXX.219)
  서평도 일품 홍헌표 2011-04-06 00:54:02
김성우님의 책을 꼭 사서 읽고 싶습니다. 왜냐? 박진임 선배님의 감칠맛 나는 서평 때문입니다. 요즘은 이런 미문을 접할 때마다 가슴이 저려오고 눈물이 자꾸 나려합니다. 왜일까요?
추천0 반대0
(203.XXX.XXX.250)
  김성우님의 또 하나의 저서 인영 2011-04-05 20:35:28
"프랑스 지성 기행"은 파리 특파원 당시 파리의 문화예술계와 사상계의 대가들을
"신문기자의 특권"으로 만나 단독 회견한 내용을 엮은 책입니다.
기호학자 롤랑 바르트와 미학의 대가 에티엔 수리오를 만났다는게 가장 부러웠습니다.
"돌아가는 배"를 멋지게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추천0 반대0
(98.XXX.XXX.156)
  예술가들의 친구, 진정 자유로운 영혼 인영 2011-04-05 20:27:21
이 책, 저도 참 좋아해서 주기적으로 꺼내 읽는 책 중 하나입니다.
김성우님의 "아름다움에 대한 무한 사랑"은 예술하는 사람들을 도전하게 하고,
문장 하나하나의 아름다움은 글 쓰는 사람들을 부끄럽게 합니다.
스스로도 "나는 정신적으로 천하도록 사치스럽다"고 하셨어요.
고향 앞 바다의 무인도 두개를 당시 서울 개발지역 5평 땅값에 사서 소유하고 계시다는 대목에서는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추천0 반대0
(98.XXX.XXX.156)
  가난과 추위 이상희 2011-04-05 10:38:19
먹고 자는 것이 편안하면 더 많은 여유가 생겨서 더 좋은 문학작품이 나와야 할 것 같은데, 오히려 가난과 추위 속에서 명작이 나오는 이유가 무엇인지 참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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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XXX.XXX.185)
  가난과 추위 속에는 인생의 깊이가 있는데 반해서 의식주가 족해지면 인생의 깊이가 사라져버리기 때문이 아닐까요. 변변 2011-04-07 06:21:56
빅터 프랭클의 [생의 의미를 찾아서 Man's Search for Meaning] 은 저자 사망 후에도 꾸준히 팔리고 통산 수백만부가 팔려나간 고전인데 원고는 저자가 나치 수용소에서 죽음을 매일 경험하면서 쓰여진 것이라고 합니다. 해리 포터를 쓴 롤링도 가난의 한복판에서 상상의 나래를 편 결과 공전의 히트를 친, 한시대의 기념비적 작품을 썼습니다. 역경 속에는 인간이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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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XXX.XXX.181)
  창피한 깨달음 이상희 2011-04-07 10:55:34
가난과 예술을 택할래, 부유를 택할래 하고 묻는다면 주저없이 가난과 예술을 택하였을 시절이 벌써 지나가고 이제는 그냥 편히 먹고 자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자신을 반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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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XXX.XXX.16)
  반갑습니다 김성수 2011-04-05 10:28:21
좋은 글 읽고 갑니다.
추천0 반대0
(75.XXX.XXX.241)
  책 표지도 범상치 않네요 김종하 2011-04-05 10:14:38
한국일보 기자가 되기 오래 전부터 김성우 선생의 칼럼을 읽었지요. 멋진 캐리커처와 함께 나오는 기명 칼럼들이 기억납니다.
박진임 교수님 아크로 데뷔를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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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XXX.XXX.131)
  김성우 국장 오달 2011-04-05 09:23:46
제가 견습 기자 할 때 편집 부국장 이었던가 ?
1973년의 일이다. 그 뒤 파리 특파원을 하셨고..
그 때가지 총각이었었고...
좋은 문장을 쓰는 사람들이 부럽습니다.
책을 사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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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XXX.XXX.150)
  아...떠나고 싶다 책 몇 권들고 이원영 2011-04-05 08:40:44
아름다운 곳으로...아무 생각 없이 책에 빠져 들 수 있다면...아름다운 글에 취할 수 있다면....더 무엇을 바라랴...명저에 명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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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XXX.XXX.251)
  김성우 선생은 워낭 2011-04-05 08:42:46
정치학과 출신으로 한국일보에서 오랫동안 언론인으로 일했으며, 명 문장가로 이름을 날렸습니다.
추천0 반대0
(66.XXX.XXX.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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