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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맞는 한글날을 기념하여
이경훈의 글로벌 에듀 칼럼
2010년 10월 11일 (월) 23:12:10 이경훈 기자 Editor@Acropolis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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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9일 한글날입니다. 미국에서 한국어가 어디쯤 있는지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제가 아는대로 좀 정리를 해봤습니다.

#1 SAT II 한국어 이야기

아다시피 SAT 시험은 미국의 대학입학 시험입니다. 이 시험에 외국어 시험으로 한국어가 포함된다면, 한국어의 위상이 높아짐은 물론, 한국어를 전승, 발전시키고자하는 노력에 큰 디딤돌이 됩니다. 미국 동포들 사이에서는 염원이기도 했습니다. 이 일이 1995년에 성사되었습니다.

이 시험이 시작되고 나서 실제로 한국어에 관심을 기울이는 한인 2세들이 무척 많이 늘어났습니다. 선생님들은 열심히 가르치고, 또 학생들은 열심히  따라 배워 SAT II에 개설된 여러 외국어 중에서 평균 점수가 가장 높았던 과목 중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SAT II 한국어 시험은 그냥 먹고 들어가는 거야. 800점을 쉽게 받을 수 있거든.”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되니, 미국 공립학교에 한국어반을 개설하려는 노력도, 또 민간 차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노력도 탄력이 붙게 되었습니다.

이 일의  중심에 있었던 단체가 한국어진흥재단(이전엔 SAT II 한국어진흥재단)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한인 커뮤니티의 광범위한 후원이 있었습니다. 한국 정부도 직간접적으로 이를 지원했지요. 당시 삼성그룹은 칼리지보드에서 이 일과 관련하여 요구한 50만불을 한방의(!) 도네이션으로 끝내 쉽게 문제를 풀 수 있도록 도왔지요. 벌써 15년 전의 일입니다.

#2 SAT II 한국어, 선전하고 있습니다

아래 표는 칼리지보드가 2009년 발표한 2008년 SAT 통계 중의 한 부분입니다. SAT II의 외국어 부문 통계를 담고 있습니다. 왼쪽의 숫자는 응시자수를, 오른쪽의 숫자는 중간점수를 가리킵니다.  

   

 

 이 통계의 SAT II 외국어 시험을 응시자 숫자대로 보면, 스페인어>프랑스어>중국어>한국어>라틴어>독일어>일본어>이탈리아>헤브류어의 순서입니다. 한국어는 4위입니다. 독일어와 일본어보다 많은 응시자가 도전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된 데에는 미국에서 한국어의 전파를 위해 애를 쓰는 분들의 노력이 있었겠지요?

중간점수를 보면 한국어는 1위인 중국어와 거의 비슷하게 2위입니다. 이 말은, 한국어 시험을 보는 학생들이 다른 언어 시험을 보는 학생들에 비해 고득점을 얻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어떤 분들은 앞서 말한 것처럼 “SAT II 한국어는 거저먹는 점수”라고까지 말하지요. 이런 요소도 한국어 시험에 도전하게 하는데 좋은 영향을 끼쳤을 것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한국어를 지키려는 선생님, 단체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습니다.

이상을 볼 때 한국어는 SAT II에서 다른 언어와의 경쟁에서 선전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심지어 교육관계자들 사이에서도 SAT II 시험에서 한국어가 2011년 제외될 것이라는 소문이 있었습니다. 이게 무슨 일일까요? 사실일까요?

#3 SAT II 한국어, 없어지지 않습니다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캘리포니아의 대표적인 주립대 시스템인 UC에서는 2011년 가을 입학사정부터 SAT II 과목을 필수 요건으로 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소식이 와전되어 한인 커뮤니티에는 일부 교육전문가들조차 2011년부터 SAT II에서 한국어가 제외된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SAT II 한국어를 지키는 것은 SAT II에 한국어를 채택시킨 한인 커뮤니티의 노력을 지키는 것이요, 나아가서는 AP 한국어 채택의 교두보를 지키는 일입니다. 이에 그 사실 관계와 근거를 정확히 밝혀드립니다.

사실 관계 1: UC에서는 2011년 입학사정부터 SAT II 과목을 필수로 하지 않습니다. 이전에는 두개 SAT Subject Tests 성적을 제출하던 것을, 이제는 필수로 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한국어만 문제 삼는 것이 아닙니다. SAT II 전체 과목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후에도 한국어 시험을 본 학생들은, 마치 AP 성적을 제출하는 것처럼 제출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간단히 말해, "필수제출 요건은 아니지만, 제출하면 AP Score 처럼 고려하겠다"는 것입니다. 더 적극적으로 해석하자면, SAT II 한국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을 경우 이를 제출하면 AP 점수처럼 이익이 된다는 뜻입니다. 이상의 사실은 UC의 공식 웹사이트에도 명기되어있습니다.

사실 관계 2 : College Board에서는 SAT II에서 한국어를 제외할 계획이 없습니다. 제가 직접 전화로 칼리지보드에 문의하자, "한국어는 지금 지원자도 많고 해서 잘 나가고 있다. 전혀 그런 계획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제가 이메일로도 또 확인했습니다.

결국. UC의 입학사정 변경 방침이 한국인이 다수 모여있는 가주에서 발생하면서, '이제는 SAT II 한국어를 애써 볼 필요가 없어졌다'는 오해를 낳았고, 이 오해가 와전되면서  'SAT II에서 한국어가 제외된다'는 잘못된 소문이 퍼진 것입니다.  

SAT II 한국어는 한인 커뮤니티의 중요한 자산이자 교두보입니다. 우리 모두의 노력으로 지켜내야합니다. 게다가 UC를 제외한 다른 중요한 대학들은 여전히 SAT II 과목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학생들이 복수지원하기 때문에 SAT II에 대한 준비는 소홀함이 없어야 합니다. SAT II 한국어는 자신의 실력을 과시할 수 있는 좋은 과목입니다. 혹시 주변에서 이를 잘못 알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정확히 알려주세요.

#4 이제 과제는 한국어의 AP 채택입니다

AP는 미국 고등학교에서 진행되는, 간단히 말해 ‘똑똑한 학생들을 위한 속진 프로그램’입니다.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대학교 과목을 듣는 것입니다. 공부 좀 한다는 학생치고 AP를 안하는 학생은 없습니다.

이 AP 과목에 한국어를 채택시키게 된다면, SAT에 한국어를 채택시킨 만큼이나 큰 반향이 있을 것이라는 것이 교육관계자들의 판단입니다. 실은 절실하기까지 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모여사는 가주에서 ‘대학’ 그러면 UC 계열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은데, UC는 현 11학년생부터는 SAT II 시험 성적을 제출하지 않아도 되도록 정책을 바꿨습니다. 이런 시점에서 AP에 한국어를 채택시킨다면, 그 결과도 대단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과정에서 한인 커뮤니티의 한국어에 대한 관심을 제고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내에서 한인 커뮤니티, 한국어의 입지도 더욱 단단해질 것입니다.

참고로, 현재 SAT II 외국어 과목에 속해있는 외국어 중에서 AP에 없는 외국어는 한국어와 헤브류어 밖에 없습니다. 이태리어가 있지만, 이는 채택되었다가 취소된 경우입니다.

현재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습니다. 경제난으로 인해 칼리지보드는 이 문제에 대해 소극적입니다. 이태리어처럼 이미 있던 과목도 신청자가 적은 경우 폐쇄하기도 했습니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수백개 학교에 한국어반을 개설할 것을, 또 이전보다 훨씬 많은 돈을 요구하고 있다고도 합니다. 해서 ‘당분간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고개를 젓는 사람도 있습니다. 여기가 바로 2010년 10월 9일 한글날, 우리가 서있는 지점입니다.

#5  2003년 칼리지보드는 4개 언어의 AP 채택을 승인했습니다

AP에 외국어가 채택된 역사를 살펴보겠습니다.

그동안 AP를 주관하는 칼리지보드에서는 새로운 외국어의 채택을 오랫동안 외면해왔습니다. 그래서 프랑스어, 독일어, 라틴어, 스페인어만 있었습니다. 참고로 2005년 현재 미국 고등학교에서 AP 수강생의 수를 보면 스페인어가 11만명 정도, 프랑스어가 2만명 정도, 라틴어가 8천명, 독일어가 5천명 정도됩니다.

그런데, 2003년 6월, 칼리지보드는 4가지 언어 – 중국어, 이태리어, 일본어, 러시아어-를 외국어에 추가하는데 대한 기본 계획을 승인했습니다. 점증하는 세계화 추세에 대응하여, 다문화 수용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는 쪽으로 칼리지보드의 입장이 대선회한 것입니다.

이렇게 2003년 채택이 승인된 중국어, 이태리어, 일본어, 러시아의 운명이 어떻게 변해갔는지 살펴보겠습니다.

#6 AP 이태리어, 결국은 좌절했습니다

이태리어를 AP에 채택하기로 하고, 칼리지보드는 2003년 9월 이태리 정부와 함께 다시 한번 유사한 발표를 합니다. 이 대목에서 한가지 기억할 것은 해당 정부의 도움입니다. 즉, AP 채택에서 해당 언어 당사자 국가의 정부 개입은 필수입니다.

AP 이태리어는 좀더 빨리 개발되었는지 중국어, 일본어보다 1년 앞서 2005년 가을 처음으로 미국 고등학교에 개설되었습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4년 뒤인 2009년 중지됩니다.

참고로, 이태리는 국가별 경쟁력에서 결코 밀리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2007년 세계 은행이 발표한 GDP 순위에서 이태리는 7위였습니다. (참고로, 중국은 4위, 일본은 2위입니다. 한국은 저멀리 떨어져 13위입니다.) 지난 번 베이징 올림픽 메달 순위에서도 이테리는 9위였습니다. (참고로 중국은 1위, 일본은 8위, 한국은 7위였습니다.) 이렇게, 돈이 없는 국가도 아니고, 서방계 계열 나라고, 미국 이민 역사도 우리보다 훨씬 긴 이태리가 왜 AP에서 중지되는 사태를 막지 못했을까요?

시험 통계를 보면 답이 나옵니다. 먼저, SAT II 응시자 수에서 이태리어는 헤브류어와 함께 가장 낮았습니다. 650명 정도입니다. 한국어 4400여명에 비해 1/7의 숫자입니다. 또 AP 이태리어 수강생는 AP 일본어와 함께 가장 낮았습니다. 2009년 현재 AP 일본어는 2085명, AP 이태리어는 2282명 수준이었습니다.

결국 이를 종합해보면, 미국 공교육에 채택된 외국어 중에서 이태리어는 가장 인기가 낮은 과목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AP 이탈리어는 칼리지보드로부터 몇번 관련 발표 끝에, 2009-2010년도에 AP 프로그램과 시험을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나게 된 것입니다. 이태리어와 비슷한 운명에 처해진 것이 AP 프랑스 문학, AP 라틴 문학입니다. 아직 AP에 진입도 못한 한국어로서는 한번 음미해봐야할 대목입니다.

이런 결정이 급작스럽게 난 것도 아닙니다. 칼리지보드는 이미 2008년 6월 미국 각지의 이태리어 선생님, 관련 기구에 이메일을 보내, ‘충분한 Fund’가 마련되지 않으면 이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후 AP 이태리어를 지키려는 노력이 이태리 정부, 관련 기구, 미국내 이태리인들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일어났습니다. 하지만, 경제 위기까지 맞아 이 목표를 실현하는 것이 불가능했고, 칼리지보드는 2009년 1월 8일 2009-2010년에 AP 이테리어를 진행하지 않을 것을 선언합니다.

물론 펀드가 충족되면 이 프로그램은 다시 살아날 수 있습니다. 칼리지보드가 이런 조치를 내린 것은 “poorly enrolled and losing money” 때문이었답니다. 그러니까 칼리지보드 입장에서는 인기가 없으면 수강생이 적고, 수강생이 적으면, 경상비용도 빠지지 않고, 그렇다면 그만둔다는 입장을 가진 것입니다.

참고로 칼리지보드가 AP 이태리 존속과 관련하여 요구한 돈은 150만불이었습니다. 이중 절반 가량을 미국내 이태리 사람들이 모으기로 했고, 그 나머지를 이태리 정부가 내놓기로 했는데, 이태리 정부가 돈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이곳 이태리 사람들은 65만불 가량 모았답니다. 칼리지보드는 이태리어를 구하려는 미국내 이태리 사람들의 노력을 주목했지만, 결국에는 AP 이태리어를 중지시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7 AP 중국어, 잘 나가고 있습니다

이태리어가 AP에 채택된 다음 해인 2007년도에 중국어와 일어가 추가됩니다. 실제 AP 중국어가 미국 고등학교에 공급된 것은 2006년 가을입니다.

돌이켜보면 AP 중국어 채택을 또한번 공식적으로 발표한 날은 2003년 12월 5일이었습니다. 이때 칼리지보드의 대표인 Gaston Caperton과 주미중국대사 Yang Jiechi, 그리고 중국정부 산하 National Office for Teaching Chinese as a Foreign Language(소위 한반이라는 조직)의 대표인 Yan Meihua 세 사람이 모여 발표합니다. 이 시점은 중국 원자바오 총리의 미국 공식방문을 하루 앞둔 날이었습니다. 역시 이 대목에서 음미해야할 것은, AP 중국어 채택의 경우에도 중국 정부가 주도해서 노력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발표에서도 중국 교육부의 ‘Full support’ 하에 가능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 배경설명에서는 ‘China's Growing Economic Importance and the Increasing Diversity in U.S. Classrooms’을 위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AP 한국어 채택 당위성을 위한 논리 개발에 추가되어야할 부분입니다. 

또 발표에서는, 발표 이후 실제 과목 공급까지 2년 정도 개발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때 중국 정부는 $685,000을 기부하기로 했는데, 이는 전체 개발 비용의 절반 정도라고 했습니다. 즉, AP에 한국어가 채택된다고 해도 공식 학급 개설까지 약 2년, 비용으로는 150만불 정도가 드는 것입니다. AP 한국어 채택에 대해 칼리지보드가 150만불을 요구했다는데, 그 숫자가 어디서 나왔는지 짐작됩니다. 그런데 중국 정부는 이를 절반으로 깍아 반만 부담한 것입니다.

참고로, 칼리지보드는, “중국에서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영어를 배우는데, 미국의 고등학생들 중에는 5만명이 안되는 숫자가 중국어를 공부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즉, 발표 당시 미국 고등학교에서 중국어를 공부하던 학생들은 약 5만명입니다. 미국의 2000년 Census Report에 의하면, 미국 내에서는 약 270만명의 중국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칼리지보드가 지난 2003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러시아어와 일본어, 이탈리아어를 제2외국어로 공부하고 싶다는 학생은 240명을 넘지 않은 반면, 중국어 학습을 희망한 학생은 2천400여명에 달했습니다. 이런 현상은 한국도 예외는 아닙니다. 한국 학생들이 가장 배우고 싶어 하는 외국어 1위가 중국어라고 뉴욕타임즈는 보도한 바 있습니다.

발표 이후 실제 개발과정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먼저 칼리지보드가 임명한 AP Chinese Task Force가 구성되어 아웃라인을 짜고, 이어 AP Chinese Development Committee가 구성되어 개발을 맡았습니다.

여담입니다만, 중국어를 확산시키려는 중국인, 중국 정부의 노력은 대단합니다. 미국에 있는 모든 선생님들을 중국으로 불러 잔뜩 선물도 안겨주고, 관광도 시켜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한국은 여름방학 때 몇몇 관련 교장선생님, 선생님들을 한국에 불러 연수를 시켜주는 것이 고작입니다.

또 한가지. 2006년 중국의 전국중문외국어판공실과 미국의 칼리지보드는 공동으로 미국의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중국어와 중국 문화 교육을 증진하기 위한 5개년 계획에 착수했습니다. 필요한 자금? 물론 중국 정부가 대고 있습니다.

미국 뿐만이 아닙니다. 중국은 중국어 교육을 위해 한국을 비롯한 호주, 싱가포르, 스웨덴 등의 20여국에 ‘공자 연구소’라는 해외 어학 기관을 설치하고, 원어민 교사 파견과 자국 어학연수, 교제 무료 제공 등으로 중국어 학습자에게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중국어가 비행기를 타고 날라가고 있다면 한국어는 세발 자전거로 쫒아가는 형국입니다. 이런 어려운 조건에서 미국 땅에서 한국어를 지키고 있는 선생님들과 단체의 노력을 생각하면 저는 마음이 뭉클해집니다. 그래서 글로벌 에듀뉴스에도 아예 <한국어진흥운동>을 별도의 섹션으로 정해 관련 기사를 계속 업데이트하고 있는 것입니다.
 
#8 AP 일본어, 잘 나가고 있습니다

AP 일본어 역시 중국어, 이태리어, 러시아어와 함께 2003년 6월 칼리지보드에 의해 그 채택이 결정됩니다. 이후 AP 일본어 역시 다른 AP 외국어 과목과 비슷한 절차를 밟아 진행됩니다.

2004년 10월초 먼저 AP 일본어를 위한 Task Force가 구성됩니다. 이들의 임무는 “Creating an outline for the course and drafting the exam specifications”입니다. 이들의 활동은 2004-2005학년도 내내 진행됩니다. 이때 AP 일본어의 Task Force를 구성한 사람을 보면, 전원 미국 대학 교수이거나, 고등학교 선생님입니다. 현재 미국에서 교직에 계신 한인 선생님들, 교수님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AP 일본어 Task Force 활동에 이어 2005년 8월에는 AP 일본어 Development Committee가 구성됩니다. 이들의 임무는 “Refine the course outline, finalize the exam specifications, write the AP Japanese Course Description, begin writing exam questions, and assemble the first forms of the exam”입니다. 이 Committee 활동은 2005-2006 학년도 내내 진행됩니다.

이 활동에 이어 2006년 가을 최초로 AP 일본어가 미국 고등학교에 제공되고, 이어 2007년 5월 최초의 AP 일본어 테스트가 진행됩니다.

이러한 기본적인 활동과 더불어 성공적으로 AP 일본어를 안착시키기 위한 노력이 병행됩니다. 그 노력에는 (1) AP National Conference에 일본어 정보 세션을 만든다거나, (2) 전국적으로 각종 워크샵을 개최한다거나, (3) 2006년 여름 전국적으로 약 일주일 정도의 AP Japanese Summer Institutes를 제공한다거나 하는 것이 포함됩니다.

#9 AP 한국어의 운명은?

한인 커뮤니티에서 AP에 한국어를 채택하려는 노력은 2005년 이전부터 나타났습니다. 칼리지보드가 요구하는 AP 한국어 채택 요건은 1) 500개 이상의 고교에 한국어반 개설, 2) 150만불 도네이션이라고 합니다. 중국어와 일본에 대해서는 약 70만불만 요청했었습니다.

중국어의 경우 칼리지보드는 AP 중국어 채택에 앞서 미국의 1만4000개 고교에 공문을 보내 중국어를 대학에서 학점을 인정받는 AP(선수학습) 과목으로 채택할지 여부를 문의했습니다. 칼리지보드는 미국에서 수백개 고등학교가 중국어 AP를 신설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조사 결과 2347개 고등학교가 중국어 AP 과목을 신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어 역시 미국의 공립학교에 많은 클래스가 개설되어야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하지만 2010년 현재 한국어 클래스를 개설하고 있는 미국의 학교는 100개가 되지 않는 실정입니다. 우선은 광범위한 한국어 클래스 확산 노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AP 이태리어가 일시 중지되는 과정에서 2008년 주미 이태리 대사는 칼리지보드를 찾아갔고, 이후 칼리지보드는 이를 번복했습니다. 결국 나중에 다시 번복했지만, 이 미팅이 그만큼 중요성이 있었습니다. 중국어의 경우 AP에 채택되기에 앞서 중국어 교육부 장관이 2006년 칼리지보드를 찾아갔습니다. AP에 한국어를 채택시키는 일, 특정단체나 개인이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한국 정부, 단체, 민간 모두의 전방위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AP 한국어 채택에는 돈도 중요합니다. Washington Post 2008년 4월 4일자 <AP Language, Computer Courses Cut>이란 기사에 따르면, 칼리지보드의 Vice President인 Trevor Packer는 2009년도에 칼리지보드의 AP 외국어 코스 예산을 현재의 8백만불에서 1200만불로 증액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현재 남아있는 언어가 Chinese, French, German, Japanese Spanish, Spanish Literature, Latin on Roman poet Vergil인 점을 감안하면 현재 과목당 1년 평균 예산이 1백만불 수준인데, 이를 150만불 수준으로 높인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AP 한국어 채택에 150만불을 요구하는 근거가 감이 잡힙니다. 

AP 한국어 채택,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1. 칼리지보드의 Trustee들은 African American History, Latino Studies, Asian Studies 등 과목들에 대한 AP 추가를 검토한다고 했습니다. 즉, 칼리지보드는 점증하는 세계화 추세에 대응하여, 다문화 수용에 적극적인 관심이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한국어에 유리한 조건이 조성되는 것같습니다.

2. 하지만 칼리지보드는 2009/2010 학년도에 폐쇄된 4과목 중 다른 3과목은 계속 폐쇄될 것이고, 이변이 없는 한 이태리어의 경우도 계속 폐쇄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습니다. 즉, 새로운 언어의 AP 채택이 쉬운 일이 아닌데, 게다가 유지도 잘 해야합니다. 참고로 2003년 채택이 승인된 러시아 과목은 현재 AP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 기본 계획이 승인된다해도 실제 개설까지는 3년 이상이 걸립니다. 즉, 지금 당장 AP 한국어를 채택하기로 결정해도, 실제 과목 공급은 2012-2013년이 되는 것입니다. 길게 계획을 잡아야합니다.

4. 한국어가 추가된다할 때 수강생이 5000명 정도 되어야 일단 안심입니다. 최근 SAT 한국어 시험 응시자가 4400명 정도 되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합니다만. 한국어를 채택해야할 논리를 많이 개발해야겠습니다. 중국은 차세대 세계 질서의 한 축이니 이견이 없었을 것입니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서양과 가장 친했고, 경제력에서 한참을 앞서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어 채택 논리를 어떻게 개발하느냐가 하나의 과제가 될 듯합니다.

5. 대학에서의 한국어 클래스도 중요합니다. 한 신문기사에 따르면 2006년 가을학기 현재 미국내 2851개 대학 중 87개 대학이 한국어 강의를 열고 있습니다. 또 한국어 강좌에 등록된 학생수도 2002년 5211명에서 2006년 7145명으로 37% 이상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한국어 강좌 등록생 수는 여전히 전체 외국어 강좌 등록생의 0.5%에 불과합니다. 한국어 강좌 수강생은 등록학생이 가장 많은 스페인어(1위) 프랑스어(2위) 독일어(3위)에 한참뒤진 14위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이는 일본어(6위4.2%) 중국어(7위3.3%) 등 한 중 일 동북아시아 3개국의 다른 언어와 비교해 볼 때도 저조한 실적입니다. 미국 대학의 한국어 교육 관련 교수들은 "한류 덕에 한글을 배우겠다는 학생들이 늘었지만 이들은 주로 동남아시아 출신으로 한정돼 있는데다 그나마 열기가 식어가고 있다"며 "한국어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이에 걸맞는 한류같은 문화 컨텐츠가 수반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고 합니다.

오늘 이야기가 길었습니다. 한글날을 맞아 여러분께 제가 아는 한, 미국내 한국어 이슈를 한번 정리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이제 다음 달 11월에는 1년에 한번 있는 SAT 한국어 시험이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우선 많이 등록해서 시험을 봐야할 듯합니다. 이게 미국내 한국어를 지키고, 확산시키는 출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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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기사의견(4)
  훌륭한 문화유산 양민 2010-10-13 10:48:46
암만 생각해도
한글을 만들고 지켜낸 조상들의 지혜와 문화는 정말 훌륭합니다.
그 한글을 사용하는 한국어의 위상도 이제 세계적입니다.
아 자랑스런 우리말. 우리글...
미국에서 Korean 펼치기를 하는 분들과, 한글/한국어를 가르치는 우리 한국부모들도 훌륭합니다.
추천0 반대0
(99.XXX.XXX.203)
  거의 논문 수준입니다 김성수 2010-10-12 15:15:53
미국내 한글 교육의 현주소를 읽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국가의 뒷받침이 필요하군요. 우리 아들부터 한국말좀 잘 하도록 다그쳐야지...
추천0 반대0
(75.XXX.XXX.1)
  한글의 현주소 잘 읽었습니다. 변변 2010-10-11 11:33:09
한글을 더 사랑해야겠습니다.
추천0 반대0
(174.XXX.XXX.162)
  한글날에만 한국어의 위상을 정연진 2010-10-11 09:39:12
그러지 않아도 궁금했는데 한국어 SAT의 현황과 중국어, 일본어 이태리어와의 대조
잘 읽었습니다. 한국어 교사들은 무보수, 또는 매우 적은 보수에 봉사정신으로
임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우리 모두 한글날에만 한국어의 위상을 생각하지 않고
일년 내내 생각하고 아끼고 실천에 옮기면 좋겠습니다.
추천0 반대0
(69.XXX.XXX.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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