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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미래, 여자들에게 묻다
[워낭칼럼] U-17 여자월드컵 세계 제패를 보고
2010년 09월 28일 (화) 14:52:59 이원영 기자 Editor@Acropolis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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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들이 8강, 4강에 들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도 그런가 보다 했다. U-17 여자 월드컵(17세 이하)에서 우승을 차지한 그 아이들 말이다. 얼핏 스포츠 뉴스를 보며 여자 아이들이 축구를 해봤자 ‘동네 축구’겠지 하는 생각이었다. 그들의 다부진 몸놀림을 세밀하게 본 것은 미안하게도 결승전 때 뿐이었다.


 남자 월드컵을 보던 때와는 확연히 달랐다. 묘했다. 꼭 집어 말하기 어려운 느낌이 분명했다. 스코어에서 지고, 골 점유율에서 뒤처지는 것 같아도 이 아이들이 꼭 이길 것 같은 이상한 자신감이 들었다.
 승부차기 때도 그랬다. 우리가 첫 킥에 실패했을 때, 다른 때 같았으면 암담한 기분이 들었을 텐데, 어쩐 일인지 이 아이들은 이겨낼 것 같았다. 결과는 기대대로였다.

   
해맑은 표정의 소녀들. 그들은 그저 놀았고, 그리고 성취했다. 이들이 울지 않아 더 좋았다.


 이 아이들에겐 주눅든 느낌이 없었다. 결승에서 일본의 골 망을 가른 3골은 모두 대포알 같은 중거리 슛이었다. 한국 남자 선수들에게선 좀처럼 맛보지 못하던 시원시원한 골이었다. 특히 한국이 3대 2로 뒤지다가 동점골을 작렬시킨 이소담의 통쾌한 논스톱 슛에선 “세상에…”란 감탄사 밖에 나오지 않았다.
 승패가 걸렸던 승부차기 마지막 킥을 성공시켰던 장슬기는 “좀 불안하긴 했지만 나를 믿고 팀을 믿었더니 그냥 들어가더라”고 했다. 자신감이 넘치고 거침없다.


 이 아이들은 축구를 즐긴다. ‘축구선수로 유명해지고 돈을 벌어서 효도하겠다’는 헝그리 선수들이 아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공 차는 것이 좋아 선수생활을 시작한 아이들이다. 우승컵을 치켜들었을 때도 터질 듯한 웃음만 있지 북받치는 울음은 없다.
 한국 여자 축구의 씨앗을 뿌렸다는 이의수 전 여자축구연맹 회장은 “이 아이들은 경기를 즐겁게 하지 않느냐. 즐기는 사람이 가장 강하다”고 했다. 정곡을 찌르는 명언이다.


 이들의 기질을 알아보고 기를 살려준 지도자. 그리고 그 안에서 맘껏 뛰어논 아이들이 세계를 제패한 것이다. 이렇게 축구를 놀이로 즐기다 보니 여자 축구 인구 100만명이 넘는 독일, 2만명이 넘는 일본도 넘지 못한 우승을 거머쥐었다. 한국 여자축구 인구는 고작 1400여명이란다.
 이 소녀들의 집중력과 정신력은 남자 선수들 못지 않았다. 남자 축구를 볼 때마다 느끼는 점이지만 스코어가 뒤지면 따라잡기 힘들다는 자포자기 심리가 컸다. ‘패색이 짙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다.


 그런데 이번 소녀 선수들에겐 ‘패색’이 안보였다. 스코어에서 져도 악착같이 따라 붙어 동점을 만들고 역전시켰다. 8강전에서 나이지리아에게 2대0으로 뒤지다가 6대5로 이겨낸 것도 이들이다.
 8강, 4강(스페인전), 결승에서 우리 아이들의 골 점유율은 모두 뒤졌다. 경기 내용은 좀 달렸다는 얘기다. 그러나 골은 우리가 더 넣었고, 결국 이겨냈다. 대단한 악바리 근성이다.


 음양으로 치면 여자는 음, 남자는 양이다. 대한민국은 그동안 양(陽)이 지배하는 나라였다. 양은 뜨겁고, 움직이고, 밖으로 치닫고, 위로 치솟고 흥분한다. 반면 음(陰)은 차갑고, 조용하고, 안으로 향하고, 아래로 누르고 침착하다.
 양의 에너지로 지금의 한국이 건설됐지만 싸우고, 갈기갈기 찢어지는 모습 또한 양의 탓이다. 그런 사회는 살벌하고 사는 게 긴장의 연속이다. 양은 이기심 강하고 요동치지만 음은 넉넉하게 나눠주고 진정시켜 준다. 대한민국에 음의 에너지가 필요한 이유다. 
 대한민국 소녀들의 벼락같은 세계 제패 소식을 접하며 대한민국 통합과 건강의 해법은 여자들에게 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앞으로 정치도 여자들이 하고, 남북 회담도 여자들이 하고, 국제 회담도 여자들이 했으면 좋겠다. 남자들이 남북회담 해봤자 통일 안된다. 여자들이 하면 될 것 같다. 대한민국도 여자들이 지배를 했으면 좋겠다. 나는 그저 살림이나 했으면 한다. 여자들이 회담하고, 협상하면 남자들 보다는 안싸우고 잘 할 것 같다. 뭐 안겪어봐서 잘 모르겠지만, 여자들은 남자들 보다 아름다운 결실을 더 잘 만들어낼 것 같다. 통일도 여자들에게 맡겨야 한다는 게 내 지론이다.)---------------이 부분은 신문에 없습니다..

<위 글은 필자가 한의사 기자로서 쓰고 있는 중앙일보의 '진맥세상'이란 칼럼에 실립니다. 아크로에 먼저 실렸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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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기사의견(22)
  21세기는 여성의 시대라는 말이 정연진 2010-09-30 10:59:28
그냥 공허한 빈말을 아닐&#44777;니다. 일하면서 많이 느껴요
여자들은 비교적 수평한차원의 대화가 가능한데,
그리고 EQ 도 남자들보다 한 수 위이고. 그런데
남자들 , 특히 한국남자들은, 수평적문화가 아니라 수직적=
상하 위계질서를 고수하는 문화에서 자라서 사고방식에
제한이 많음을 느낍니다. 앞으로는 IQ 뿐만 아니라
감성지능& 소셜지능,높은 사람들이 21세기 인터넷시대에 유리하겠죠
따라서 여성들에게 유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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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XXX.XXX.220)
  나는 그저 살림이나 했으면... 워낭 마눌 2010-09-28 21:30:47
나는 그저 살림이나 했으면...이라고 말하는
남편을 둔 마눌입니다.. 이걸 좋아해야 하나, 싫어하는 척 해야하나...
잘 모르겠는데, 아뭏든 괄호 안의 쓴 글을 읽고
얼마나 혼자서 웃었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보면
내가 너무 좋아하고 있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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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XXX.XXX.74)
  살림을 안하시는 모양 김문엽 2010-09-29 11:47:13
나는 그저 살림이나 했으면 이란 말을 하는 것을 보니 워낭님, 집에서 살림을 안하시는 모양이네요. 살림 그것도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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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XXX.XXX.158)
  워낭의 진실은..... 워낭 마눌 2010-09-30 10:54:35
사실은 워낭님은 살림꾼입니다.
오늘도 내일도 역사대회, 디지털할리우드....
코러스21 등등으로 여기저기 왔다갔다 분주한 마눌 때문에..
왜 지난 가을에는 마눌 한국 출장간 사이에
김치까지 담가놓으셨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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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XXX.XXX.220)
  홍선례 2010-10-14 18:52:35
복이 많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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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XXX.XXX.105)
  아, 그때 워낭님이 김치 담그시고 올린 기사때문에 워낭님 미워 2010-10-02 22:48:54
제가 얼마나 마눌님께 시달렸는지 아십니까? 흑흑. 워낭님 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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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XXX.XXX.189)
  대한민국의 미래는 여자들에게 피터 장 2010-09-28 21:12:05
묻기 보다는, 현재의 기성세대에게 여전히 묻고, 책임 지워야 할 것 같습니다. 그들에게는 누림의 기쁨을 주는 것이 바람짓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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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XXX.XXX.9)
  감동의 드라마 LA시민 2010-09-28 17:59:49
캬 축구도 감동 이원영 기자 글도 감동이네요, 앞으로도 좋은 글 기대할게요 같은 여자로서 정말 뿌듯하고 자부심 한껏 얻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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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XXX.XXX.201)
  대한민국은 뭐든지 여자들이 잘 하니 주눅남 2010-09-28 16:51:45
다 여자들에게 맡깁시다. 그래서 저는 일찍부터 모든 일 다 마눌에게 맡겨왔습니다.
추천0 반대0
(99.XXX.XXX.221)
  마눌아 주눅남2 2010-09-28 16:52:56
돈도 벌어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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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XXX.XXX.221)
  대한의 알파걸들 JUNE 2010-09-28 16:09:28
잘키운 딸하나, 열아들 안부럽다' 는 말이 현실이 되는 시대입니다. 김연아와 장미란의 세계 제패에 이어 여자축구까지. 대한의 알파걸들이여, 일어나라.

알파걸이란? 학업, 운동, 리더십 모든 면에 있어서 남성을 능가하는 높은 성취욕과 자신감을 가진 여성을 뜻하는 신조어.
추천1 반대0
(66.XXX.XXX.201)
  한국 남자도 최고 Five Moons 2010-09-28 01:29:15
최고의 여자와 같이 사는 남자가 최고가 될 가능성이 높지요.
추천0 반대1
(68.XXX.XXX.141)
  북한이 우승했을 때 최응환 2010-09-27 23:03:11
우리 언론은 너무 조용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이번도 8강에 올라가고 나서야 언론들이 조금씩 보도하기 시작했지 전 이런 대회가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 2008년 첫 대회에 북한이 우승했을 때 왜 떠들썩하게 아시아 국가, 게다가 우리 동포 국가가 FIFA가 주최하는 대회에서 첫 우승했다고 언론은 감격하지 않아는지요. 그때도 한국은 8강에 진출했었습니다. 한국은 준결승에 못가고 북한은 가니까 보도를 안한걸 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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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XXX.XXX.254)
  2006년에 FIFA U-20 여자 월드컵에서도 강국 2010-10-02 22:58:09
북한이 우승했었더군요. 그것도 중국을 5대 빵으로 이기고. 개최지는 러시아.
FIFA U-20 여자 월드컵이 2002년에 시작했으니까 3회 대회네요.
저도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성인 여자 월드컵 (91년부터 시작, 이건 4년마다 한번 입니다)에서는 아직 남북한 모두 4강안에 들지 못했는데, U-20, U-17 보니, 시간 문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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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XXX.XXX.189)
  코리안 여자들은 이미 2년전에 일을 냈지요 최응환 2010-09-27 23:05:59
사우스가 아니지만 코리안은 코리안이니까. 이번 한국 우승 때도 남자들 위해서 그렇게 많이 하는 거리 응원도 하나도 없는 조용한 응원만 있었습니다. 달콤한 결과물만 좋아하고 쓴 노력의 과정은 보고 싶지 않아하는 심성이 우리에게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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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XXX.XXX.254)
  그렇군요 양민 2010-09-27 23:44:49
남자들은 어리석어서 그렇게 한다고 치고
여자들이라도 각 가정에서 교육을 바꾸는 대에 크게 일조하면
앞으로 변화가 있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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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XXX.XXX.186)
  응환님 민님께 동의 엉겅퀴 2010-09-28 08:12:03
싸우쓰 노쓰 그딴 것 보다야 당근 코리아가 우선인데요.

정치인의 여성 대 남성 비율 뒤집으면 많은 문제가 자동으로 해결될 것 같습니다.
자기 아들딸 죽이자는 전쟁 하잘 리 없고 가족 건강 챙기자는 공공의료보험 당장 할 거고.
전쟁에 버리는 돈이면 공공의료보험 몇 번씩이나 하고도 남음이 있지 않을까요.
여성 대통령에 투표합니다. 큰 눈망울 사슴 죽이고 기념사진 찍는 페일린 같은 무서운,
남자 같은 여성은 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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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XXX.XXX.225)
  내 한국 여자들 양민 2010-09-27 22:42:25
언젠가 일낼 줄 알았다. 한국여자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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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XXX.XXX.186)
  언젠가 일낼 줄 알았다가 아니라 줄기차게 일내왔습니다. 김문엽 2010-09-29 11:41:50
양민 선배님, 사실 우리나라 여자들은 지금까지 줄기차게 일내왔습니다.
이에리사등 여자탁구가 한국스포츠사상 첫 세계제패를 해서 카퍼레이드하던 기억나지요. 그전에 박신자 세계여자농구 최우수선수, 김진호 양궁, 여자배구 첫 구기 올림픽메달, 여자핸드볼 올림픽 금메달 2연패, 박세리, 김연아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지요. 남자들이 주눅들어 기껏해야 아시아 최고 운운할때 여자들은 세계를 제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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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XXX.XXX.158)
  내 한국여자들 양민 2010-10-01 09:26:51
또, 계속해서, 쭉, 주구장창, 쉬지않고, 자꾸자꾸 일낸다 안 그랬나 ! 한국여자 만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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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XXX.XXX.57)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많았던 경기였습니다. 자뻑 2010-09-27 22:10:51
내용엔 소개를 못했지만 그 감독이란 분, 최덕주 감독인가요? 소감을 묻는 말에, "이렇게 훌륭한 선수들인데 어느 감독이 온들 우승을 못했겠느냐" 고 말하데요. 이뻐보이니까 오만 것이 다 감동이더라구요. 여자들이 앞으로 대한민국을 책임져야 한다고 나는 믿습니다. 앤티 사절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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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XXX.XXX.74)
  안티 사절을 보는 순간 흥분해서 몇자 쓰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안티] 도 저를 흥분하게 하고 [사절] 도 마찬가지입니다. 변변 2010-09-28 06:37:19
저도 최 감독이 참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자선수들도 훌륭했습니다. 축구는 축구고 국가의 미래는 또 다른 문제겠지요. 다만 그동안 소외되었던 여자들을 더 많이 중용하자는 의견에는 동감입니다. 여자의 장점을 사회 여기저기 동원하면 좋겠지요. 그러나 최 감독처럼 [큰 그림] 을 그리고 적재적소에 사람을, 그것도 즐겁게 쓸 줄 아는 사람도 있어야 합니다. 그러고 보니 혼자서 괜히 흥분했네요. 결론은 동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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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XXX.XXX.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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