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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지금
[DJ 켈리의 뮤직박스] 일요일 아침햇살 같은 세레나데
2010년 09월 16일 (목) 14:55:07 켈리박 기자 Editor@Acropolis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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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켈리가 열어드리는 네 번째 뮤직박스, 오늘은 ‘아크로 음악다방’ DJ 앞으로 들어온 첫 사연을 소개합니다.

 
오늘의 오프닝은 슈만의 '멜로디'입니다. 음악을 들으면서 읽어주세요.

~ ~ ~

소개팅을 통해서 그녀를 만났습니다. 그녀를 처음 본 순간에 바로 호감을 느낄 만큼 이쁘고 눈망울이 큰 아이였습니다. 약간의 애교 섞인 경상도 사투리에 승무원답게 세련된 외모를 지닌 그녀는 제 마음을 순식간에 사로잡았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처음 만났고, 집에 데려다 주기 위해서 그녀의 집 앞에 도착하자 아파트 전체가 정전이 되어 우리는 완전히 어둠속의 적막에 갇혔습니다. 무서우니 같이 계단으로 올라가 주겠냐는 제의를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수락한 저는 그녀와 고층에 위치한 그녀의 집으로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아무 말도 없이 어느 정도의 층을 올라갔을 때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키스를 하였고 무척이나 오랜 시간을 계단에서 그렇게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우리의 만남은 시작되었습니다.

그녀가 승무원이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었기에 비행 스케줄이 없는 날에는 항상 같이 있었습니다. 비행이 있는 날에는 공항까지 데려다주고 비행을 마치고 돌아올 때면 공항에 마중을 나가고, 쉬는 날에는 압구정동 카페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청평, 춘천 같은 야외로 바람을 쐬러 나가곤 했습니다. 하루는 자연농원(현 에버랜드)에 함께 가서 찍은 사진을 사진관에 인화를 위해서 맡겼는데, 찾으러 간 날 사진관 유리창에 액자로 걸려 있어서 당황한 적이 있습니다. 아가씨가 모델 같아서 걸어 놓으면 안 되겠냐고 묻는 사진관 아저씨를 말려서 액자를 내리게 하느라 애 좀 먹었지요.

그녀와의 만남은 제 외국 유학 중 4개월 동안의 방학을 통한 귀국이였기에 우리는 헤어져야 했습니다. 떠나기 전날 우리는 밤새도록 술도 마시고 얘기도 하고 마지막으로 추억의 시간을 함께 보냈습니다. 공항에 나온 그녀... 떠나기 전 우리는 연락하자구 그리고 사랑한다구!! 인사를 나누고 그렇게 헤어졌습니다.

우리는 그 후로 10~30장에 이르는 장문의 편지를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주고받았습니다. 매일 일기 형식으로 써서 일주일에 한번 씩 부치곤 했습니다. 그러기를 몇 달... 편지는 더 이상 오지 않았고 그녀는 더 이상 전화도 받지를 않았습니다. 미칠 것 같았고 심장이 터질 것 같았지요.  이런 심정을 말로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 후로 계속 연락을 해보았지만 연락이 되지를 않았고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나아져 갔습니다. 그 다음해 그녀가 살던 집에 찾아 갔지만 그녀를 찾을 수가 없었고 그 이후로는 더 이상 그녀를 찾지 않았습니다.

그로부터 몇 년이 흐른 어느 날, 공항에서 누군가 제 이름을 불렀습니다. 뒤를 돌아보니 그녀였고, 우연치고는 신기하게 우리는 같은 비행기에 한 명은 손님으로 한 명은 승무원으로 탑승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기내에서 잠시 대화를 할 시간이 있었고 그녀는 무척이나 저를 반가워했지만 저는 반가운건지 아닌지 그저 무덤덤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몇 달 뒤에 결혼한다고 했습니다. 축하한다고 말로는 했지만... 진심으로 축하하는 마음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몇 년 전의 일에 대해서는 왜 그랬는지 묻지도 않았습니다. 더 이상 그 이유가 중요하지 않았으니까요. 중간 기착지에서 승무원 교대 때 우리는 헤어졌습니다. 잘 살라는 한마디만 했습니다. 마음이 착잡했습니다.

이십년이 지난 지금, 그녀는 제가 살아온 날의 한때 잠시의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인생이라는 여정의 길에서 그런 추억들이 마치 발자국처럼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그 발자국은 바람에 잘 씻겨 없어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 ~ ~

   
보내주신 사연을 읽으면서 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그 이별의 아픔은 혹시 그녀를 향한 사랑에 대한 아쉬움이라기보다는 이유 모를 종결에 대한 안타까움이 아닐까 하고요. 지난 아픔의 발자욱들이 시간의 먼지에 덮여 조금은 더 흐려지기를 바랍니다.

사연을 주신 님을 위하여 일요일의 아침햇살과 같은 곡을 준비했습니다.

 
차이코프스키: 현악 오케스트라를 위한 세레나데 4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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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기사의견(15)
  일하기 싫은 금요일 오후인데다 박준창 2010-09-17 13:14:39
켈님 사진 옆에 글이 있으니 정말 말하는 걸 듣는 기분입니다. 진짜 DJ 네요. 누구나 한번쯤은 가지고 있을 그런 사랑의 기억과 가슴을 도려내는, 쌉쌀한 아픔. 난 워낭님의 느낌을 알 것 같습니다.
추천0 반대0
(99.XXX.XXX.221)
  안 물어 보신 건 잘 하신 것 같아요 강국 2010-09-17 11:57:19
이미 지나가 버린 것.
워낭님에게 이런 추억이 있었군요.
DJ 켈리님, 좋은 음악 잘 들었어요. 멋진 선곡이네요.
추천0 반대0
(198.XXX.XXX.13)
  나날이 발전하는 캘리의 뮤직박스!!! James Jangwon Lee 2010-09-17 06:09:26
사연과 잘어우러진 슈만의 멜로디와 사연 그리고 차이코프스키의 연주 모두 훌륭합니다!!
적절한 선곡과 운영이 나날이 발전하여 어떤 프로 방송 보다 재미 있네요~ 파이팅!! 켈DJ~~
추천0 반대0
(118.XXX.XXX.33)
  사연과 음악이 함께 어우러져 이경희 2010-09-16 21:44:44
잔잔한 감동을. DJ 켈리의 뮤직박스 자꾸 기다려져요.
추천0 반대0
(99.XXX.XXX.62)
  음악을 아는 사람들 부럽습니다. 오달 2010-09-16 20:40:21
혼자 사무실에 앉아 끝까지 들어보았습니다.
잘 모르지만 즐거웠습니다.
그래도, 음악=천재 부럽습니다.
켈리 최고
추천0 반대0
(76.XXX.XXX.150)
  톱은 만해 선생에게 편지를, 아래 기사 제목은 워낭 2010-09-16 12:11:58
만해 선생의 시구를 따서...쫑 편집자 재기 발랄하군요. 켈리 디제이님, 내 얘기 그냥 들으라고 한 건데 여기 이렇게 까발리면 어떡함네. 이거 몇사람한테는 얘기한 건데 ㅠㅠ.
추천0 반대0
(66.XXX.XXX.123)
  워낭님 홍선례 2010-09-19 09:36:25
다음엔 두째 사연도 들을수 있나요?
추천0 반대0
(75.XXX.XXX.192)
  못살아~~~ 워낭님 2010-09-17 19:17:40
꽃소위님의 희망사항이겠져~~ ㅎㅎ 얼마나 부러웠으믄...ㅋㅋ
http://www.acropolis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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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XXX.XXX.98)
  켈님은 디제이뿐 아니라 고고학자다 워낭 2010-09-21 21:56:42
왜냐하면 까마득히 잠들어 있는 기사까지 발굴하니깐...발굴해 놓으니 또 그걸 보고 댓글 다는 사람도 있어요 내 참...(누구라고 말은 안하겠지만...) 암튼 발굴자나, 새삼스레 읽고 댓글 다닌 분이나 감사해여
추천0 반대0
(71.XXX.XXX.74)
  진짜 사연의 주인공 2010-09-17 00:29:08
의 존재가 궁금하군여^^
추천0 반대0
(75.XXX.XXX.163)
  WOW! Wow! Five Moons 2010-09-16 20:21:40
그 때 그 사람도 이 글을 읽고 있을 수도...
좀 아쉬운 마지막 장면을 만들지.
추천0 반대0
(76.XXX.XXX.150)
  아쉬운 사연... 2010-09-16 20:27:24
보내주세여~ ㅎㅎ kelleypark@yahoo.com
추천0 반대0
(71.XXX.XXX.98)
  지휘자... 곽보현 2010-09-16 10:49:25
지휘자가 개그맨인줄 알았음. 표정과 액션이 압권....대단한 현악 연주자들이야 지휘선생님의 개그에 웃지도 않고 연주를 열심히 하다니...켈리같으면 웃겨서 연주 못했을 듯...
그래도 음악은 정말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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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XXX.XXX.0)
  좋군요. 이영진 2010-09-16 10:47:53
계속 수고 하세요.
추천0 반대0
(99.XXX.XXX.113)
  음악방송이 양민 2010-09-16 10:39:55
점점 세련되어 가는 군요.
어느 심야 방송보다 좋군요.
추천0 반대0
(99.XXX.XXX.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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