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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볼로에 빠진 아들 녀석
이경훈의 글로벌 에듀 칼럼
2010년 07월 02일 (금) 23:05:57 이경훈 기자 Editor@Acropolis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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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볼로 - Diabolo - 를 아십니까? Chinese YoYo라고도 부르는 것 말입니다. 별명이 “막대기 두개 위의 악마”라고 한다죠? 30센티미터 정도 되는 막대기 두개 끝에 좀 튼튼한 줄을 달고 그 위에 마치 모래시계처럼 생긴 것을 올려놓고 각종 묘기를 부리는 것 말입니다.

이제 9월이면 중학생이 되는 아들녀석이 한달 전 쯤 “아빠, 나 이것 좀 사게 카드 좀 줘.”했습니다. 좀처럼 뭘 사달라고 하던 녀석이 아니라 궁금하더군요. 그래서 봤더니 온라인쇼핑몰에서 디아볼로를 사려는 것이었습니다. 며칠 전 친구 집에서 Sleep over하면서 본 것이 너무 신기했나 봅니다. 비싼 것도 아니라 사줬습니다. 4일이 지나자 그 물건은 집에 도착했습니다.

그날부터였습니다. 아들 녀석은 틈만 생기면 그 디아볼로를 갖고 노는 것이었습니다. 이마에서 땀이 날 정도였습니다. 줄을 수직으로 해놓고 올라가게 하는가 하면 하늘에 던져서 다시 받기도 했습니다. 물론 수없는 실수가 있었습니다. 디아볼로를 하늘에 던졌는데 천장에 닿아 쿵 소리를 내기도 했고, 반대로 바닥에 떨어져 더 큰 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단념하지 않고 열심히 했습니다.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제가 “이 녀석아, 그 정성의 반만 기울여 공부를 해라. 시키지도 않는 것은 저렇게 열심히 하면서…”할 정도였습니다.

아들 녀석이 디아볼로를 갖고 놀 때는 이상한 버릇이 있습니다.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혀를 낼름 내밀고 요리조리 흔들며 하는 것이었습니다. 상상해보시기 바랍니다. 이제 곧 중학생이 될 남자 아이가 혀를 낼름낼름 내밀면서 여간 진진한 태도로 디아볼로에 열중인 모습을. 그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킬킬거리고 웃었는지 모릅니다.

아들 녀석은 혼자 연습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인터넷의 유튜브를 다 뒤져 관련 동영상을 보고는 반복해서 연습했습니다. 이걸 살 때 동봉된 CD도 켜놓고 기술을 연마(?)했습니다. 그러더니 보름 정도가 지나자 기본 묘기를 보여줄 정도가 되었습니다.

묘기를 보여줄 때는 꼭 제 앞에 와서 합니다. “아빠, 이것 좀 봐.”하면서 말입니다. 그러면서 아빠가 한눈이나 팔지 않을지 계속 눈으로 확인합니다. 한편으로 혀를 내밀라, 한편으로 눈으로 아빠볼라, 또 한편으로 디아볼라 떨어지지 않게 할라…얼마나 바쁜지 모릅니다. 그리고는 묘기를 성공시키면 그 자랑스러움에 얼굴이 활짝 핍니다. “아, 이런 장난도 부모가 옆에서 봐주면서 맞장구를 쳐줘야 하는구나.” –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아직도 틈만 나면 아들 녀석은 디아볼로를 손에 댑니다. 하지만 저로서는 막고 싶은 생각이 없네요. 컴퓨터 게임보다는 훨씬 좋은 놀이 아닙니까? 또 자기가 재미있어서 계속 새로운 묘기에 도전하는데, 소일거리로 저만한 것이 없어보입니다. 하두 재미있게 놀아서 저도 한번 해봤는데, '영 아니올시다'이더군요.

단 하나 소망이 있다면, 이 놀이 과정에서 보여준 이 ‘경이적인’ 집중력이 언젠가는 학업과도 접목이 되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그 희망을 마음 속 깊이 품고, 오늘도 아들이 디아볼로 묘기 부리는 무대의 유일 관객이 되어줍니다.   

이경훈 (정치 83, 글로벌 에듀뉴스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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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기사의견(10)
  사춘기 오달 2010-07-03 11:59:17
봄을 생각하다보면 이제 점점 가을쪽으로 가는 부모들과 자연히 멀어집니다.
경훈님처럼 아이들을 끌어들이는 특별한 재주가 없는 부모들은 애들이 서운해지기 시작하고.
아빠에게 묘기를 보여주고 싶허하는 아들의 마음을 오래오래 잡아두세요.
그리고 다음에 사춘기를 맞는 아이를 가진 후배들에게 그 비법을 전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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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XXX.XXX.150)
  그래요...이 시절도 금방이겠지요? 이경훈 2010-07-05 05:15:49
가급적 잘해줘야하는데...바쁘다는 핑계로 지나다보면 또 아쉬워지고...그러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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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XXX.XXX.147)
  아들의 모노 드라마 홍선례 2010-07-02 21:22:47
막대기 두개 끝에 걸린 밧줄 위에서 모래시계로 아들이 보이는 묘기는 한편의 모노 드라마이며, 빙그레 웃으며 사랑이 담뿍 담긴 눈으로 바라보는 아빠는 유일한 관객이군요. 무척 정겨운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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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XXX.XXX.45)
  바빠 죽겠는데도... 이경훈 2010-07-03 11:12:38
쳐다보라고 해서 그러는 거에요. 안쳐다보면 자꾸 부르니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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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XXX.XXX.189)
  차원을 따지자면 Michael K. 2010-07-02 20:26:02
일단 3 차원부터 시작,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시간이 잠시 멈추는 듯 하니 4차원, 파장을 맞추어 자신과, 물체와, 상대방과 connect 하니 5 차원, 드디어 마음과 마음이 통하니 6 차원일세.

우리 애기 브라이언의 Ruby's cubic 과 무에 다를까.

다음에 대학 갈때 short essay 로 써먹으시요. 나는 아들놈 반대로 할 수 없이 차원 이야기 못 집어넣지만, 자식 이기는 부모 봤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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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XXX.XXX.108)
  차원이 너무 높은 이야기라 이경훈 2010-07-03 11:11:37
무슨 뜻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감사합니다. :-)
Ruby's cubic이 무슨 뜻인지 찾아봐야겠네요. 그게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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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XXX.XXX.189)
  Rubik's Cube인줄로 아뢰오 ^ ^ 2010-07-03 11:23:27
그거 있쟎아요 왜, 돌려가며 면마다 한색상이 되도록 맞추는 입체퍼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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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XXX.XXX.35)
  그건 알지요... 이경훈 2010-07-03 11:44:47
그런데, 저는 그거 죽어도 안되던데요...2층 높이에 마지막면은 3/4 정도 했는데...나머지 두개가...우리 딸은 금방금방하던데...하여간 Thank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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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XXX.XXX.189)
  아..그게 디아볼로였구나 워낭 2010-07-02 17:26:53
아이들이 노는 것을 신기한 듯이 바라본 적이 있었지요. 손을 많이 활용하면 뇌세포 건강에 좋다는데, 좋은 놀이를 시작했군요. 활도 잘 쏘고...아들 키우는 맛 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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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XXX.XXX.151)
  뇌세포에 좋으면 뭘 해요... 이경훈 2010-07-03 11:10:16
학교 공부 이외는 공부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빈둥주의자인데...게다가 이젠 사춘기까지 들어서면서 버티는데...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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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XXX.XXX.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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