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커진 아들이 작아져 못 입겠다며 옷을 한 무더기 내놨다. 티셔츠 청바지 재킷 등 멀쩡한 것들이다. 격세지감이라고 해야 하나. 몇 년을 대물림해 입거나 늘여 입고 줄여 입던 것이 당연시되던 옛날이 떠올랐다. 팔뚝까지 올라간 소매에 바짓단은 발목까지

마라톤보다도 힘들었던 어제 저녁작성: Kevin Lee 2012년 7월 27일 금요일 오후 5:28 •.아들이 온다. 한국 나이로 중 3, 미국으로는 이번 가을 학기에 고등학교에 진학한다. 그 녀석이 오늘, 그러니까 7월 28일 아빠를 만나

실로 오랜만에 한국으로의 여행이었다. 언제나 그렇듯 비행기는 내게 변하지 않는 신선하면서도 설레는 기분을 준다. 그날도 상기된 마음에 미리 좌석을 찾아 짐을 정리하고 앉아 이런 저런 기내 잡지를 보며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무언가 얼굴에

다음은 워싱턴DC 근교에 거주하는 필자가 지난 주 동부 지역에 몰아닥친 폭풍우로 대규모 단전 사태를 겪은 후 보내오신 글입니다. * * * * *화씨100도(섭씨 37.7도)를 오르내리는 불볕더위가 며칠째 계속됐다. 에어컨을 켜면 뒷마당에 설치된 환풍

할아버지의 기도 김석두 자유기고가 해마다 6월 세번째 주일 아버지의 날이 되면 성당에서 의례적인 축하 카네이션을 받아왔지만 올해는 유달리 깊은 감회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그 까닭은 15년 전 두 아들과 딸들이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뉴욕 등지에서

#. 얼마 전 주말 어떤 모임에 갔다. 1980년대에 20~30대를 보낸 사람이 대부분인 부부 모임이었다.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추억여행 쪽으로 흘렀다. 그러다가 한 부부가 기타를 치며 듀엣으로 노래를 불렀다. 정태춘-박은옥의 '사랑하는 이에게 3'이라

큰 아들놈에게 초대장이 날라왔다. 친구들의 ‘바 미쯔바’(Bar Mitzvah) 파티에 오라는 것이다.바 미쯔바? 가수 윤희상이 부른 ‘카스바의 여인’이 떠오르기는 했지만 바 미쯔바라는 것을 처음 듣기에 궁금해졌다. 큰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 유대인들이

"그레이트 데이,최고의 날이야 ! 댕큐 할아버지!" " 디즈니랜드, 나츠베리팜 보다 여기가 더 좋아요. 내추철 뮤지엄보다 더 좋아요" "(점심을 먹으며) 레스토랑보다 더 맛있어요. 오래 놀다가요!"6살, 8살 난 남자아이들에게서 쏟어져 나온 말이다.

사막에서 길을 잃은 사람이 대부분 죽는 이유는 아무리 걸어봤자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기 때문이라고 한다. 비슷한 예로 알프스에서 어떤 사람이 눈보라에 길을 잃고 헤매다 10여 일 만에 구출된 일이 있었다. 흥미로운 것은 그가 구출되던 날까지 매일 12시

필자의 지난 연말 신문 칼럼을 옮겨왔습니다. * * * * *케니네는 제 이웃입니다. 일가친척 하나 없고 가족끼리 왕래할 친구도 별로 없는 이민생활에서 이웃사촌이란 말을 실감하게 해준 참 고마운 이웃입니다. 케니네 집은 우리 동네사람들에겐 사랑방입니다

“국민적 오해”얼마 전에 위 내시경과 장 내시경 검사를 했다. 아이들이 이런 검사를 왜 하느냐고 해서 [집에 오래된 수도관 청소하는 것이랑 원리가 같다] 고 설명했더니 깔깔 웃는다. 필자는 바쁘다는 핑계로 의학적 검사를 비교적 멀리해온 사람 중 하나다

안녕하세요, 한국에서 인사드립니다.동생의 숙소가 있는 홍대앞에 며칠 묵었는데, 새벽 6시에 길에 나가도 이상하게길거리에 몰려있는 학생들이 제법 보이는거예요.새벽에 일찌감치 공부하러 나온 아이들인지, 아니면 밤을 새고 논 아이들인지….자세히 보니 후자

요즘 출근길이 아주 즐겁습니다. 서울 혜화동 집에서 광화문사거리 근처에 있는 회사까지 40~50분 정도 걸으면서 늦가을 정취를 제대로 맛보고 있습니다. 샛노란 은행잎이 눈처럼 쌓인 보도를 걸으며 흘러간 유행가를 불러봅니다. '그리움이 눈처럼 쌓인 거리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슬픔의 날엔 참고 견디라 /즐거운 날이 오고야 말리라…." 젊어서 철없을 때 삶에 대해서 잘 모를 때 글이 멋져 보여서 남을 향해 종종 읊조리던 러시아 대문호 알렉산더 푸쉬킨의 시다. 그런데 오십을

'이 또한 다 지나가리라.' 고난과 역경에 처해있는 사람에게 힘이 되어주는 말이다. 지금의 고통이 아무리 견디기 힘들지라도 끝이 보인다면 조금만 더 버텨보자는 용기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희망을 먹고 산다.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홍헌표님이 조선일보에 연재하는 [암환자로 행복하게 살기] 칼럼, 오늘은 2회분을 함께 전재합니다. <편집자 주>----------온몸 흔들며 함께 웃음 나눌 분 없나요거의 빼놓지 않고 보는 TV 프로가 있습니다. KBS의 '개그 콘서트'입니

어르신은 인생의 절정이다. 사람이 자라나서 성인이 되면 어른이라 부르고 어른 중에 어른을 어르신이라고 부른다. 나이 70을 넘어서면서 나를 어르신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분명히 나의 외모에서 나이를 보고 판단하는 말이지, 마음은 청춘

미국인은 미래를 위해 살고 멕시코인은 현재를 위해 산다고들 합니다. 멕시칸들은 미래를 계획하는데 많은 시간을 허비하진 않습니다. 그날그날 살아가는 것도 그들에게는 충분한 도전입니다. 내일 무엇이 일어날지에 대한 보장이 없고 내일 내가 살아 있다는 보장

2001년 9월11일 화요일 아침 8시30분, 9시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자동차 라디오를 틀고 아파트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학교병원으로 향했다. 도착해서 여느 때처럼 내가 항상 세우는 똑같은 주차장 자리에 차를 세우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엘리베이터

씹던 껌 수만개가 덕지덕지 붙어 있는 이색 공간이 전국적 예술(?) 명소가 된 곳이 있다. 샌루이스 오비스포. LA에서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길 101번 프리웨이를 따라 세 시간 쯤 올라가면 만나는 예쁜 도시다. 고색창연한 서부개척 시대의 미션 등 볼거